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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이종범 후계자…어쩌면 ‘면도날’ 서재응?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12.04.05 08:18
수정

KIA '바람의 아들' 공백 메워야할 숙제

긍정 카리스마 갖춘 서재응 대안 유력

레전드 이종범의 빈자리를 메이저리거 서재응이 메워나갈지 관심이 모아진다(자료사진).

현역 최고령으로 활약하던 ‘바람의 아들’ 이종범(42·KIA)이 19년간의 선수생활을 정리한다.

지난달 31일 은퇴의사를 밝힌 이종범은 최근 들어 성적 면에서 팀에 큰 보탬이 되지 못했지만 존재만으로도 후배들에게 귀감이 된 정신적 지주였다. KIA 코칭스태프가 이종범에게 당장의 은퇴보다 플레잉코치직을 제안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이종범은 떠났고, KIA는 이종범의 빈자리를 메워야한다는 숙제를 떠안게 됐다. 물론 이종범은 이름값만으로도 대체불가인 대선수임에 틀림없다. 그만큼 이종범의 갑작스런 은퇴는 KIA 선수단 내에 적지 않은 영향이 미칠 전망이다.

은퇴 선언 후 KIA의 팬들과 언론에서는 이종범 후계자 찾기가 한창이다. 이에 빠른 발과 뛰어난 타격기술을 갖춘 이용규를 비롯해 유격수 김선빈, 공수주 3박자를 갖춘 안치홍 등이 전설의 대를 이을 선수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어딘가 부족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전성기 이종범은 경기를 좌지우지할 정도의 특급 기량을 선보였던 프로야구 최고의 스타다. 이용규와 김선빈 등도 뛰어난 선수임에 틀림없지만 실력만으로 이종범의 대를 잇기에 아무래도 무리라는 평가다.

이런 면에서 봤을 때 포지션은 다르지만 전직 메이저리거였던 투수 서재응은 KIA의 새로운 정신적 지주가 되기에 충분하다. 서재응은 올해로 벌써 4년째 투수조장을 맡을 정도로 팀 내에서의 신뢰가 두터우며 이종범 은퇴 후 팀 최고참 자리에 올라섰다.

이종범이 묵묵히 선수들을 이끌었다면 서재응은 정반대 성격의 소유자다. 홈런을 치고 들어오는 선수에겐 메이저리그식 포옹(?)으로 축하해주는가 하면, 경기 내내 더그아웃에서 파이팅을 외치는 등 그라운드에 활력을 불어 넣어주곤 한다.

이는 젊은 선수들의 활약을 강조하는 선동열호에 긍정의 메시지로 전달될 수 있다. 선동열 감독은 엄격한 분위기 속에 선수들의 자율과 창의적인 플레이를 요구하는 감독이다. 라커룸 분위기를 밝게 만들 수 있는 서재응의 카리스마는 선 감독의 기대에 부합할 수 있다.

무엇보다 수년간 메이저리그에서 쌓아온 경험과 기술은 에이스 윤석민도 얻지 못한 소중한 자산이다. 서재응은 박찬호, 김선우 등 다른 해외파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전수해주는 것을 전혀 아까워하지 않는다.

때론 잔소리도 서슴지 않는다. 지난 2009시즌 초반, 몇몇 어린 투수들은 머리를 깎지 않고 오는 바람에 서재응으로부터 크게 혼찌검이 난 일이 있었다. 이후 KIA의 투수들은 언제나 깔끔한 용모로 시즌 개막을 맞이하곤 한다.

서재응이 KIA의 리더가 되기 위해 갖춰야할 항목은 역시나 성적이다. 서재응은 지난 2008년 국내 복귀 이후 아직까지 두 자리 수 승수를 따낸 적이 없다.

물론 서재응이 많은 승수를 쌓지 못한 데에는 이유가 따로 있다. 국내 데뷔 후 2년간은 주 무기인 체인지업의 제구가 뜻대로 되지 않아 애를 먹었지만 2010시즌 들어 ‘면도날 제구력’을 잡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지난해 KIA의 마운드는 붕괴된 상황이었고, 서재응은 선발과 중간 등 보직을 가리지 않는 마당쇠 역할을 자처했다.

당연히 컨디션을 유지하는데 애를 먹을 수밖에 없었다. 이에 대해 조범현 전 감독은 “팀 사정상 어려울 때마다 서재응을 불펜으로 돌렸다. 밸런스와 컨디션을 해쳤지만 단 한 번도 싫은 내색을 하지 않았다”며 미안함을 표시한 바 있다.

결국 서재응은 지난해 8승 9패 2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4.28이라는 평범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하지만 팀은 선수들의 지독한 줄부상 악재에도 4위를 차지, 2년 만에 가을잔치에 참가할 수 있었다.

새로 부임한 선동열 감독도 서재응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올해 선발은 윤석민과 서재응”이라고 일찌감치 못 박은 선 감독은 내친김에 서재응을 개막전 선발로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서재응도 그 어느 때보다 구슬땀을 흘리며 올 시즌 최고의 활약을 예고하고 있다. 서재응은 선 감독의 요청에 따라 몸무게와 체지방률을 각각 7㎏와 10%씩 떨어뜨렸다. 몸이 가벼워지니 공 끝의 힘이 살아났다.

서재응은 이번 시범경기에서 3경기에 등판해 13이닝동안 고작 1실점했으며 평균자책점은 0.69에 불과했다. 공은 자신이 원하는 곳으로 꽂히는 등 면도날 제구력이 일품이었다. 놀라운 것은 직구 최고구속이 140km에 불과했다는 점이다. 개막 후 자신의 평균 직구 구속인 140km대 초중반까지 끌어올린다면 구위는 더욱 살아날 것으로 보인다.

서재응 본인도 올 시즌에 대한 기대가 크다. 목표도 두 자리 수 승수가 아닌 아예 ‘15승’으로 높게 설정했다. 그는 “예전보다 컨디션을 좀 더 빨리 끌어올렸다. 햄스트링이 좋은 편은 아니지만 개막 때까지 몸 관리를 철저히 하겠다”고 밝혔다.

KIA 팬들은 이종범이라는 전설을 떠나보냈지만 슬퍼할 틈이 없다. 새로운 정신적 지주가 타이거즈 정신을 이어나갈 준비를 마쳤기 때문이다. ‘나이스 가이’가 프로 데뷔 후 최고의 한 해를 보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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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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