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사봉공’ 서재응…타이거즈 레전드 뉴모델
입력 2011.09.15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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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성적 보다 팀 분위기 우선해 ‘솔선수범’
레전드급 비해 성적 떨어져도 로열티 최고
서재응 마인드는 메이저리그 시절과 비교해 별반 차이가 없다.
´김성한, 선동렬, 이종범 그리고 서재응?´
서재응(34·KIA)은 미국 땅에서도 고향팀에 각별한 애정을 나타냈다.
비록 빅리그의 꿈을 안고 미국행을 택하긴 했지만, 타이거즈에 대한 사랑은 어지간한 소속팀 선수 못지않았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주가가 치솟던 시절에도 "미국 생활이 끝나면 꼭 고향팀 타이거즈로 돌아가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고 싶다“며 타이거즈에 수차례 ‘사랑의 메시지’를 보냈다. 실제로 한국에 들어오면 종종 KIA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는 등 몸에 ‘호랑이 피’가 흐르고 있음을 증명했다.
현재 KIA에서 뛰고 있는 서재응 마인드는 메이저리그 시절과 비교해 별반 차이가 없다. 개인 성적보다 팀을 위해 뛰고, 동료들을 먼저 챙기는 한결같은 행보로 KIA 팬들의 극찬을 받고 있다. 이에 팬들은 ´위대하다´는 표현까지 쓰고 있다.
서재응은 소나무다. 잘 나갈 때나 그렇지 못할 때나 팀원들을 챙기며 끊임없이 파이팅을 불러일으킨다. 부진했던 시기에는 팬들에게 ‘치어리더’라는 비아냥거림까지 들었지만, 개의치 않고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자처했다. 제 몫을 잘 해낼 때도 자만하지 않고 마당쇠 역할을 톡톡히 했다.
자신의 승리를 불펜진이 날려도 동료들 마음이 행여 무거워질까 먼저 다가가 어깨를 다독이는 모습에서는 팀에 대한 애정이 제대로 묻어난다. 홈런을 치고 들어오면 포옹 세리머니를 통해 끝까지 축하하는 것에서도 그의 마음을 엿볼 수 있다. 차세대 감독감이라는 평가가 벌써부터 흘러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추석연휴 기간 열린 두산전(11일)에서는 서재응의 이런 면모를 재확인하기에 충분했다. 이날 선발 등판한 서재응은 5⅓이닝 동안 사사구 없이 7피안타(탈삼진 1개) 2실점 호투, 시즌 8승(8패)째를 따내며 팀의 5연패 사슬을 끊었다.
직구 최고구속은 140km대에 그쳤지만 다양한 변화구를 섞어 던진 완급 피칭을 통해 두산 타자들을 막아낸 것. 윤석민-로페즈 원투펀치가 무너진 상황에서 거둔 값진 승리였다. 바로 전날 중간계투로 등판한 서재응은 이런저런 사정을 모두 감안해 스스로 어려운 책무를 수행했다.
사실 서재응이 이날 5이닝만 던졌다면 평균자책점 관리하기에도 좋았다. 서재응은 몸 상태가 썩 좋은 편이 아니라 선발로 나와도 많은 투구는 하지 못한다. 하지만 투수진이 부족한 상황을 감안해 조금이라도 더 던지려했고, 결국 2실점 했다. 자신의 기록 보다는 팀 사정에 모든 것을 맞추는 모습이다.
상당수 타이거즈 팬들은 이러한 서재응 모습에 깊은 감동을 느끼며 그를 김성한-선동렬-이종범 등 타이거즈 레전드급 스타들과 비교하기도 한다. 물론 프로에서 보여준 기량이나 업적은 이들에 한참 미치지 못하지만 팀을 위한 사랑과 희생하는 마인드를 높이 평가한 것이다. 그야말로 팀의 레전드가 어떤 것인지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재응의 ‘희생 리더십’이 위기에 빠진 KIA에 어떤 효과를 일으킬까. 분명한 것은 어떤 상황에서도 오직 타이거즈 밖에 모르는 그가 앞으로도 팀을 위해 온몸을 불사를 것이라는 점이다.[데일리안 스포츠 = 김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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