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밀한 구성, 섬뜩한 대사, 묘한 중독성…뮤지컬 ‘쓰릴미’
입력 2011.12.11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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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대미문 살인사건 소재로 한 명품 뮤지컬
내년 2월 26일까지 충무아트홀 중극장블랙
뮤지컬 ‘쓰릴 미’에서 ‘나’ 역을 맡은 김재범(왼쪽)과 ‘그’ 역을 맡은 장현덕.
“내 동생을 죽이면, 난 더 큰 방 쓰겠지…”
뮤지컬 ‘쓰릴 미’의 넘버 중 ‘계획’의 일부다. 범죄를 통해 흥분을 느끼는 ‘그’, 그리고 그의 사랑을 갈구하는 ‘나’가 가장 극렬하게 충돌하는 장면이다. 단순한 절도에서 벗어나 살인을 계획하는 나의 섬뜩한 표정은 이 작품의 긴장감을 최고조로 끌어 올린다.
뮤지컬 ‘쓰릴 미’는 미국 전역을 충격에 빠뜨렸던 전대미문의 유괴 살인사건을 모티브로 한 작품이다. 강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약한 ‘그’와 약해 보이지만 사실은 강렬한 집착을 가진 ‘나’가 서로를 이용해 스릴을 즐기다 살인이라는 극단적인 상황에 이르는 과정이 팽팽한 긴장감 속에 펼쳐진다.
물론, ‘비상한 두뇌의 소년’ ‘동성애’ ‘유괴’ ‘살인’ 등 충격적인 소재들은 썩 대중적인 소재는 아니다. 그러나 한 번 작품의 마력을 접해본 관객이라면 두 번 세 번 공연장을 찾을 수밖에 없는 강렬한 중독성을 지닌 작품이 바로 ‘쓰릴 미’다.
관객들은 이 작품을 통해 치밀한 구성과 심리묘사, 팽팽한 긴장감, 놀라운 스릴을 만끽한다. 특히 인간이라면 누구나 지니고 있을 법한 본능적 욕망을 파고들면서 배우와 관객들을 한데 묶는 힘을 발휘한다.
게다가 훤칠한 외모의 남자 배우 2명이 선보이는 빼어난 연기는 이 작품에 대중적인 힘까지 덧입혔다. 배우들은 저마다 각기 다른 해석으로 서로 다른 ‘나’와 ‘그’를 연기한다.
류정한, 김우형, 김무열 등 뮤지컬 팬이라면 열광할 수밖에 없는 기라성 같은 배우들이 이미 이 작품을 거쳤으며, 앞으로도 이 작품을 통해 새로운 스타들이 배출될 것임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이 중독성 강한 뮤지컬 ‘쓰릴 미’는 어느덧 5주년을 맞아 다시 무대에 올랐다. 매년 공연을 올릴 때마다 변화를 모색하며 관객들의 기대감을 충족시켰던 만큼, 이번 무대에 거는 기대 또한 크다.
이번 공연에선 4개의 조각으로 이루어진 후면 벽체의 움직임을 통해 극중 시공간을 표현한다. 조명과 배우들의 동선을 이용해 시공간을 표현해온 앞선 공연과 차별화된 부분. 덕분에 보다 역동적인 무대연출이 가능해졌다. 또한, 이 벽체는 조리개와 같은 역할을 해 반복적으로 조여졌다 풀어지며 인물들의 심리싸움을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이미 이 작품을 통해 연기력을 검증받은 김재범과 정상윤이 다시 한 번 ‘나’ 역으로 팬들 앞에 돌아왔으며, 신예 전성우와 손승원이 캐스팅도 눈길을 끈다. 또 ‘그’ 역은 장현덕, 김성일, 이정훈이 번갈아가며 연기한다.
특히 ‘스프링 어웨이크닝’에서 한센과 에른스트 역을 맡았던 김성일과 전성우가 동시에 오디션을 통과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내년 2월 26일까지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데일리안 문화 = 이한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