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P 3인방´ KIA 마운드 융단폭격?
입력 2011.10.07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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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경기 강한 DNA 선수들 득시글
가을만 되면 미칠 준비 완료
탁월한 ‘가을잔치 DNA’를 지닌 SK의 중심타선이 KIA 마운드를 폭격하기 위해 방망이를 정조준하고 있다.
특히 4번 타자 앞뒤로 포진돼 공격의 연결고리 역할을 담당할 최정, 박정권, 박진만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이들은 최근 5년간 열린 한국시리즈서 팀 우승의 일등공신이 되며 나란히 MVP의 영광을 차지한 바 있다.
한국시리즈 MVP를 3명이나 보유하고 있는 SK.
2008 MVP 최정 ‘이제는 소년 장사 아니다’
최정은 데뷔 첫 해 인 2006년, 당대 최고 마무리였던 구대성을 상대로 배트가 부러졌음에도 타구를 담장 밖으로 넘기자 ‘소년장사’라는 별명이 붙게 됐다. 이후 2008년 역대 최연소 한국시리즈 MVP(21세 8개월)가 된 최정은 최근 프로통산 100홈런째를 기록하며 이제는 소년장사가 아닌 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로 거듭났다.
올 시즌 최정은 몸의 중심을 땅에 단단히 고정시킨 채 팔로우 스윙을 끝까지 가져가는 일명 ‘매니 라미레즈식 타법’을 들고 나왔다. 어퍼스윙에 이은 당겨치기 타법은 이제 앞으로 본격적인 장타자가 되겠다는 야심찬 포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최정의 가치는 공격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빛을 발한다. 수비범위와 포구, 어깨, 주자 처리 등 수비 능력의 모든 면에서 그를 능가하는 3루수는 사실상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정은 특정 구단을 상대로 약한 면모를 보이지 않아 KIA에게도 프로 통산 타율 0.271 12홈런 55타점을 기록 중이며 올 시즌도 타율 0.270 4홈런 9타점을 올렸다. KIA의 1선발로 유력한 데뷔 동기 윤석민과의 통산 맞대결에서도 타율 0.292(24타수 7안타)로 약하지 않은 면모를 보였다.
다만 부상에서 돌아온 뒤 아직까지 타격감을 잡지 못한다는 것이 걸림돌이다. 지난달 30일 삼성과의 경기서 1홈런 포함 멀티히트를 기록한 뒤 4경기서 1안타 부진에 빠졌고 팀도 다득점 경기가 나오지 않았다. 최정의 타격침체는 곧 SK 공격의 무기력이라는 말과도 같다.
2010 MVP 박정권 ‘가을본색 드러내다’
박정권이 써나간 가을의 전설은 2009년부터 시작된다. SK는 두산과의 플레이오프서 2차전까지 2패로 탈락의 벼랑 끝에 서있었지만 박정권이라는 해결사의 등장과 함께 극적인 반전 드라마를 써내려갔다. 박정권이 플레이오프 5경기서 남긴 기록은 타율 0.478 3홈런 8타점. 당연히 플레이오프 MVP로 선정됐다. 박정권은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도 5타수 4안타 4타점 1홈런의 괴물 활약을 이어나가는 등 SK 타선을 이끌었지만 팀의 준우승으로 빛이 바랬다.
절치부심한 박정권은 지난해 한국시리즈서 꿈에 그리던 MVP를 손에 쥐게 됐다. 타율 0.357(14타수 5안타) 1홈런 6타점을 기록했고, 팀 승리로 직결된 안타가 대부분이었다. 물론 MVP 투표에서 숨은 공로자 박경완과 2차 투표까지 접전을 펼친 끝에 가을의 주인공으로 우뚝 섰다.
하지만 박정권은 올 시즌 내내 타격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이렇다 할 부상은 없지만 장타력이 줄어들고 무엇보다 선구안이 크게 안 좋아졌다. 하다못해 7번 타자까지 내려가는 수모를 겪기도 했지만 마음이 조급해지는 역효과로 이어져 타격 밸런스가 완전히 무너지기도 했다.
그래도 SK팬들이라면 박정권에 대한 기대를 접지 않고 있다. 바로 그가 가을만 되면 미쳐버리는 ‘미스터 October’이기 때문이다. 박정권의 잠자던 방망이는 10월에 접어들자 슬슬 뜨거워지고 있다. 10월 4경기서 13타수 4안타를 기록했으며 이 가운데 2루타가 2개, 홈런이 1개 포함되어 있다.
지난해 KS MVP 박정권이 다시 한 번 가을에 펄펄 날아 샴페인을 터뜨릴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2006 MVP 박진만 - 국민유격수의 관록
올 시즌 고향팀으로 이적할 당시만 해도 박진만의 기대치는 상당히 낮았다. 이미 전 소속팀 삼성에서 김상수에게 자신의 포지션을 내줬고, 뚜렷한 하향세가 눈에 띄었기 때문이었다. SK 역시 군입대한 나주환의 공백을 반만이라도 메워주기 바라는 심정으로 영입했다.
시즌 초반에는 잇따른 수비 실책으로 김성근 전 감독의 따가운 질책을 들었고, 1군과 2군을 오르내렸다. 하지만 박진만의 풍부한 경험과 타고난 실력은 고향팬들의 응원과 함께 살아나기 시작했다.
물론 전성기 시절에 비해 수비 범위는 확연히 줄어들었지만, 안정된 포구와 강한 어깨는 여전히 명불허전이었다. 여기에 정근우 또는 김연훈 등 2루수와의 매끄러운 키스톤 콤비 플레이도 탄성을 절로 자아내게 했다.
수비가 안정되자 이번에는 공격에서도 힘이 붙기 시작했다. 박진만은 6~7월 두 달 간 타율 0.370(81타수 30안타)의 매서운 방망이를 휘두르며 팀을 위기에서 지켜냈다. 박진만의 올 시즌 타점은 39타점에 불과하지만 대부분의 타점이 경기 막판 접전 상황에서 터져 나온 것이라 의미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박진만의 가치는 포스트시즌 개막과 함께 다시 한 번 빛을 발할 예정이다. 박진만은 역대 포스트시즌 최다 출장(80경기)을 비롯해 최다 볼넷(40개) 3위, 한국시리즈 최다 출장(48경기) 등의 대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2006년에는 전 소속팀 삼성의 2연패를 이끌며 MVP를 따내기도 했다.
또한 1996년 현대에서 데뷔한 뒤 삼성을 거쳐 SK까지 프로 16년간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횟수는 고작 3시즌에 그친다. 박진만 손가락에 걸려있는 한국시리즈 우승반지는 총 6개로 현역선수 가운데 최다. 역대 선수 가운데서는 이순철, 김정수(8회)와 김성한, 한대화(7회)의 뒤를 잇고 있다.[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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