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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넷 잭슨 사건과 방송 산업<1>


입력 2005.06.30 14:28
수정 2005.06.30 17:05

제 1 편 잭슨 사건

지난 2004년 2월 1일 미국인 뿐 만이 아니라 전세계 2백29개국 1억4천만 명의 이목을 집중시킨 미식축구 게임인 수퍼볼 생중계에서 충격적인 장면이 방송되었다. 경기 중 하프 타임 쇼에 출연한 인기 여가수 자넷 잭슨의 공연이 있었는데 공연 중에 자넷 잭슨의 한 쪽 가슴이 갑자기 방송에 노출되어 버린 것이다.

즉, 자넷 잭슨과 같이 노래 ‘Rock Your Body’를 부르던 저스틴 팀버레이크가 노래도중 자넷 잭슨의 검정 가죽 상의의 일부를 벗겨내어 자넷 잭슨의 오른쪽 가슴이 생중계 중이던 TV 카메라에 노출되어 버렸다. 다만 이 때 자넷 잭슨의 오른쪽 유두만은 별 모양의 표지로 가려져 살짝 있었다.

이 사건은 일부 언론에 의해 젖꼭지 게이트 (nipple gate)라고 불리 울 만큼 미국 사회에 커다란 사회적 반향을 불러 일으켰으며 시청률 제고를 의식한 방송의 상업성 문제와 인기위주의 엔터테인먼트 산업계가 가지는 성의 상품화라는 문제 뿐 만이 아니라 방송에서 허용되는 선정성의 한계, 그리고 미국 연방 통신 위원회 (FCC)에 의한 선정적 방송에 대한 규제 혹은 징계가 적절한지의 여부 등에 대한 격렬한 논쟁을 일으키고 있다.

일반적으로 성문제에 있어서는 우리나라보다 훨씬 유연한 것으로 인식되어 오던 미국의 방송 문화에 비추어 볼 때 현재 소위 ‘잭슨 가슴’ 사건이 일으키고 있는 이러한 논란은 매우 이례적 것이며 또 선정성 시비가 간헐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우리 방송문화와 견주어 생각할 때에도 주목할 만하다고 하겠다.

자넷 잭슨 사건이 이제 ‘젖꼭지 게이트 (Nipplegate)’ 라는 이름을 얻을 정도로 미국 사회에 커다란 문제를 일으켰지만 사실 지금까지 미국 지상파 방송에서의 출연자가 가슴 혹은 신체를 노출시킨 사건은 여러 번 있어 왔는 데 그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1) 나의 가슴 (My Breast)

1994년도에 미국에서 방송된 TV 드라마 나의 가슴 (My Breast)는 유방암에 걸린 여기자의 이야기를 다룬 것이었다, 이 드라마에서는 유방암 검진을 위해 주인공이 가슴을 드러내는 장면이 그대로 방송되었다. 그 후에 영화뿐만이 아니라 TV를 통해 미국 전역에 방송된 영화 중 미국 나치에 의한 유대인 학살을 그린 영화 쉰들러스 리스트의 개스실 장면에서 다수의 등장인물들이 나체로 보여졌다.

이와 같은 장면들이 별다른 문제없이 방송될 수 있었던 것은 신체의 일부 또는 전부가 노출되어도 경우에 따라서는 일반 시청자들에게 전혀 선정적이지 않은 것으로 받아들여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2) MTV 시상식에서의 릴킴

1999년의 미국 인기 음악 케이블 채널인 MTV 뮤직 비디오상 시상식에서는 가수 릴 킴 (Lil´ Kim)이 왼쪽 가슴이 드러난 의상을 입고 츨연하였다. 릴킴의 당시 의상은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자넷 잭슨의 의상과 비교하여 거의 같은 정도의 노출을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릴킴의 경우에도 아무런 법적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다.

(3) 빅토리아스 씨크릿 패션쇼

2001년 11월에는 세계적인 여성 속옷 회사 빅토리아스 씨크릿 (Victoria´s Secret) 회사가 개최하고 ABC 방송이 미국 전역에 방영한 ‘빅토리아스 씨크릿 패션 쇼’ (The Victoria´s Secret Fashion Show)가 지나치게 선정적이라는 시민단체의 항의가 격렬하게 일어났다. 이 프로그램의 원래 제작 의도는 여성용 속옷 홍보이었지만 시민 단체들은 이 프로그램이 출연자들의 의상보다는 속옷만을 걸친 쇼 출연자들의 몸을 주로 보여주었으며 그 기법이 거의 포르노그래피의 수준이었다고 비난한 것이다.

전체적으로 약 3백만 명이 시청한 것으로 알려진 이 프로그램에 대해 많은 비난 이메일이 FCC에 접수되었지만 ABC 방송사는 “누구든지 방송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른 채널을 볼 수 있었다”며 그러한 일부의 반발을 일축하였다. 이에 대해 FCC는 정식으로 조사에 착수했으나 결국 다음해 3월에 이 프로그램이 저속하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자넷 잭슨의 가슴노출 사건이 발생하자 당사자인 자넷 잭슨은 방송 종료 후 즉각 시청자들에게 사과했고 방송사인 CBS도 방송사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사건이지만 시청자들에게 죄송하다고 사과하였다. 자넷 잭슨의 가슴을 드러내게 한 가수 저스틴 팀버레이크는 의상에 문제가 있었으며 그와 같은 노출은 전혀 의도되지 않았으며 매우 유감스럽다 (“It was not intentional and is regrettable”) 고 밝혔다.

또한 자넷 잭슨 측도 가슴 노출이 실수이며 전혀 의도되지 않았다고 주장하였으나 곧 이은 보도에 의해 자넷 잭슨과 저스틴 팀버레이크의 이러한 노출 동작이 미리 치밀하게 준비된 이벤트였다는 증거가 나오고 있다. 우선 당시 잭슨의 무대 의상에 하자가 있었을 것이라는 잭슨측의 주장에 대해 해당 의상의 제작사가 의상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잭슨의 주장을 전면적으로 부인하는 발표를 하였다.

사실 당시 저스틴 팀버레이크가 부르던 노래의 내용에는 “이 노래가 끝나기 전에 그녀의 옷을 벗기고 싶어 (better have her naked by the end of this song)” 란 가사가 포함되어 있었다. 더욱이 하프 타임쇼의 연출을 담당한 음악 전문 케이블 방송 MTV가 사전에 언론에 배포한 보도 자료에는 자넷 잭슨의 공연 도중 놀라운 순간 (shocking moment)이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 포함되어 있어서 적어도 MTV는 사전에 알고 있었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가슴노출 사건이 발생한 후 CBS에는 분노한 시청자들의 항의 전화가 쇄도하고 학부모 협회 등 보수단체들이 커다란 분노와 우려를 나타냈다. 잭슨의 가슴 노출 사건이 이 전의 사건들과 다르게 일반인들에게 매우 부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이유는 이러한 노출이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된 것이며 또 단순히 가슴의 노출만이 아니라 자넷 잭슨과 팀버레이크, 그리고 백댄서들의 춤동작이 매우 선정적이었다는 데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 날 잭슨과 팀버레이크 그리고 백댄서들은 공연 도중 레즈비안들의 성행위를 묘사하는 춤동작을 보이는 가하면 서로의 하반신을 손으로 만지는 등 공중파 방송에서는 보기 드문 정도의 매우 자극적인 춤동작들을 보여주었던 것이다. 잭슨의 가슴 노출 사건에 대해 미국 내 여론이 급속히 악화되자 연방 통신위원회 (FCC)는 즉시 해당 방송사에 대한 조사와 징계절차에 들어갔다.

또한 FCC는 성명을 통해 이번 사건을 계기로 앞으로 저속한 내용을 방송할 경우 방송사에 부과하는 벌금의 최대한도를 기존의 27,500불에서 50만 불로 대폭 증액시키고 방송사뿐만이 아니라 방송 진행자나 출연자에 대한 벌금액수도 같이 최대 50만 불로 증액하기로 하였다. 이와 같은 FCC의 조치에 대해 시민 단체들은 물론 선거를 앞둔 정치권도 일제히 지지 의사를 표시하고 선정적 방송에 대한 규제의 필요성을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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