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자 81% 타구 위험 경험” 안전 사각지대가 된 파크골프장
입력 2026.10.08 13:13
수정 2026.10.08 13:13
ⓒ 한국골프산업평가원
파크골프 이용 인구와 시설은 빠르게 늘고 있지만 안전사고를 체계적으로 파악할 통계와 세부 관리 기준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원 춘천 파크골프장 이용자 조사에서는 10명 중 8명 이상이 공에 맞거나 맞을 뻔한 경험이 있다고 답해 시설 안전관리와 이용자 경험 사이의 차이가 드러났다.
한국골프산업평가원(KGIE)은 지난 8월 강원 춘천 소양강(36홀)과 서면(18홀) 파크골프장을 대상으로 실시한 GQXP(파크골프장 품질평가) 파일럿 조사 결과를 8일 공개했다.
평가원은 8월 14일 두 시설의 안전·응급 대응, 코스·지면 상태, 고령자 이용환경 등을 현장에서 점검했다. 이후 8월 하순 소양강 이용자 51명과 서면 이용자 28명 등 총 79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했다. 소양강에서는 잔디 관리와 동절기 휴장, 서면에서는 안전·환경과 시설 만족도를 중점적으로 조사했다.
서면의 안전 경험 문항에 응답한 27명 중 22명(81%)은 타구 위험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넘어지거나 넘어질 뻔한 경험은 67%, 폭염·혹한에 따른 신체 불편은 74%였다. 특히 85%는 자동심장충격기(AED) 위치를 알지 못했다. 3년 이상 구장을 이용한 응답자 11명 중에서도 AED 위치를 아는 사람은 1명에 그쳤다.
반면 현장평가에서 두 시설의 안전·응급 점수는 5점 만점에 4.5~4.6점으로 양호했다. 코스·지면 안전성도 같은 수준이었다. 그러나 서면 이용자의 코스·바닥 만족도는 2.04점에 불과했다. 낙상 위험을 경험한 이용자의 만족도는 1.65점으로 경험이 없는 이용자(2.89점)보다 1.24점 낮았다.
김재환 한국골프산업평가원 원장은 "현장평가에서 안전시설이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실제 이용자들은 타구와 낙상 위험을 반복적으로 경험하고 있었다"며 "시설 설치 여부를 확인하는 기존 기준만으로는 이용자의 안전을 충분히 평가하기 어려운 만큼 실제 위험 경험과 운영 실태를 반영한 새로운 안전평가 기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파크골프장 사고 통계와 시설 안전기준의 공백도 드러났다. 한국골프산업평가원이 소방청에 확인한 결과, 일반 골프장 사고는 별도로 집계하는 반면 파크골프장 사고는 별도 분류체계가 없어 통계 산출이 불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행 체육시설 관련 법령과 파크골프장 공인규정에도 방호망 높이와 홀 간 이격거리 등에 대한 구체적인 수치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다는 것이 평가원의 분석이다.
파크골프 인구 증가도 안전관리 강화의 필요성을 높이고 있다. 대한파크골프협회에 따르면 등록 회원은 2020년 4만5478명에서 2025년 22만9757명으로 5년 새 약 5배 증가했다. 파크골프장 수도 2020년 254곳에서 2025년 7월 말 490곳으로 약 2배 늘었다. 이용 수요가 빠르게 확대된 만큼 시설 확충뿐 아니라 안전점검과 사고 예방을 위한 관리체계 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번에 적용한 GQXP는 평가자의 현장 채점과 이용자 설문을 결합해 시설 상태뿐 아니라 실제 이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위험과 불편을 함께 진단하는 평가체계다.
김 원장은 "파크골프는 고령층을 중심으로 이용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안전관리 체계는 이러한 변화를 충분히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많은 이용자가 찾는 생활체육시설인 만큼 파크골프장 안전점검을 주요 정책 과제로 다루고, 사고 예방을 위한 실질적인 관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평가원은 이번 결과를 토대로 GQXP 평가 기준을 보완하고, 파크골프장 사고 통계 분류체계와 안전관리 기준 개선을 위한 정책 제안 및 관계기관 포럼을 추진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