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세부터 55세까지, 멈추지 않는 꿈…‘사토코는 언제나’ [31st BIFF]
입력 2026.10.08 10:57
수정 2026.10.08 10:57
오키타 슈이치 “한국 드라마, 일본 여성들에게 일상 속 휴식”
이시다 히카리·히메노 카슌 부산 참석…꿈을 향한 세 여성의 삶 조명
오키타 슈이치 감독이 세대를 달리하는 세 명의 여성을 통해 글을 쓰는 즐거움과 꿈을 지속하는 삶을 그렸다.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경쟁작 ‘사토코는 언제나’는 글을 쓰는 행위를 역동적인 움직임으로 담아내며 창작의 기쁨에 주목했다.
8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비프힐에서는 영화 ‘사토코는 언제나’ 기자회견이 열렸다. 배우 이시다 히카리, 히메노 카슌, 츠츠이 료헤이 프로듀서가 참석했으며 오키타 슈이치 감독은 화상으로 연결해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사토코는 언제나’는 서로 다른 인생의 시기를 지나던 10대와 30대, 50대 세 명의 사토코가 뜻밖의 계기로 각자의 사연을 써 내려가며 서로 교차하고 삶의 유대를 찾아가는 이야기다.
이시다 히카리·히메노 카슌·츠츠이 료헤이 프로듀서ⓒ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오키타 슈이치 감독은 영화의 핵심 주제로 글을 쓰는 기쁨을 꼽았다. 그는 “영화가 다루는 주제는 세계 공통이라고 생각한다. 바로 글을 쓰는 기쁨이다. 이는 굉장히 근원적인 기쁨이고 전 세계 어느 나라 사람에게든 통할 수 있는 주제다. 한국 관객들도 영화를 즐겁게 봐주시고 누군가에게는 소중한 작품으로 남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세 명의 사토코가 글을 쓰는 모습은 각각 다른 방식으로 표현됐다. 특히 10대 사토코가 온몸을 움직이며 글을 써 내려가는 장면에서는 역동적인 카메라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오키타 감독은 “무언가를 쓰는 행위를 어떻게 촬영할지 촬영감독 아시자와 아키코와 함께 논의했다”며 “마치 액션처럼 역동감을 살리고, 글을 쓰고 싶다는 마음이 앞서 나가는 모습을 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연출 방식에 대해서는 “작은 렌즈를 활용해 글을 쓰는 손에 가까이 다가가 촬영하기도 했다. 30대 사토코가 컴퓨터로 글을 쓰는 장면에서는 피아니스트가 연주하는 듯한 느낌을 의식했다”고 말했다.
50대 사토코의 글쓰기 장면에서는 배우가 직접 글자를 쓰도록 했다. 오키타 감독은 “글을 쓰는 행위와 연필, 샤프펜슬의 소리 등을 통해 세 명의 사토코가 가진 차이를 표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15세 사토코를 연기한 히메노 카슌도 촬영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글을 쓰는 장면을 촬영할 때 정말 액션 영화를 찍는 듯한 느낌이었다”며 “글을 써야겠다는 의지가 강해질수록 카메라가 손과 글자의 움직임을 바짝 따라왔다. 촬영이 상당히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히메노 카슌은 사토코를 순수하면서도 엉뚱한 인물로 표현하고자 했다. 그는 “15세 사토코는 활력이 넘치고 순수하면서도 독특한 여자아이”라며 “야구를 하거나 밥을 먹는 평범한 순간에도 특유의 분위기가 있고, 때로는 아저씨 같은 모습도 있다”고 설명했다.
영화 초반에 등장하는 네뷸라이저 장면은 오키타 감독의 어린 시절 경험에서 출발했다. 오키타 감독은 “어렸을 때 이비인후과에서 네뷸라이저를 사용하며 입에서 나오는 연기로 놀았던 기억이 있다”며 “그 모습을 영화에 등장시키면 재미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어린 여자아이가 네뷸라이저를 사용하는 모습을 세련된 이미지로 표현할 수 있다고 판단한 오키타 감독은 “처음부터 영화에 넣을 계획이었기 때문에 오디션에서도 배우들에게 네뷸라이저를 착용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히메노 카슌은 “오디션에 갔을 때 네뷸라이저를 착용하고 아무 표정도 짓지 말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일단 해봤고, 그 모습이 영화 속 장면으로 사용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55세 사토코를 연기한 이시다 히카리는 캐릭터와 자신의 삶이 닮아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감독님이 55세 사토코는 꿈이 이어지는 것, 꿈의 지속을 보여주는 인물이라고 말씀하셨다”며 “저 역시 대학생 딸이 두 명 있고 16년 동안 도시락을 만들어왔다. 마침 그 생활이 끝난 시점이어서 감독님이 저를 위해 역할을 써주신 건 아닐까 생각할 정도로 겹치는 부분이 많았다”고 말했다.
오키타 감독은 일본 여성들의 일상에 자리 잡은 한국 드라마도 작품에 반영했다. 그는 “일본에서도 한국 드라마가 굉장히 유행하고 있다. 특히 30대 여성들 사이에서 많이 보고 좋아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한국 드라마를 보는 것이 그들에게는 일상 속 휴식의 하나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한국 드라마를 즐기는 모습을 일본 여성들의 현실적인 일상으로 바라본 오키타 감독은 “저 역시 한국 드라마를 찾아보면서 참고할 만한 부분을 고민했다”고 밝혔다.
오키타 감독은 “이번에는 부산에 직접 가지 못해 아쉽지만 한국 관객들이 작품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기대하고 있다”며 “글을 쓰는 기쁨이라는 주제가 국경을 넘어 전달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