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춰질 금리 인상에도 코스피는 박스권?
입력 2026.10.07 07:04
수정 2026.10.07 07:04
고금리 우려에도 美증시 상승세
韓증시, 미국발 훈풍 영향 미미
고점 물린 개미, 본전 찾기 나서고
외국인 수급 개선 가능성도 물음표
코스피가 전 거래일보다 62.35포인트(0.89%) 내린 6941.39에 마감한 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지수가 표시돼 있다. ⓒ뉴시스
미국 고용시장 지표가 시장 우려를 누그러뜨리며 금리 인상 시기가 늦춰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금리 방향성엔 이견이 없는 가운데 시장이 인상 속도에 촉각을 기울여왔던 만큼, '지연된 금리 인상'이 증시 부담을 일부 덜어줄 거란 기대감이 감지된다.
다만 국내증시의 경우, 수급 개선이 요원한 데다 개미들의 '본전 찾기' 수요도 쌓여있어 상단을 열어젖힐 힘이 부족할 전망이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지수는 전장 대비 62.35포인트(0.89%) 내린 6941.39에 장을 마쳤다.
간밤 미국증시가 기술주 상승세에 힘입어 상승한 것과는 차이가 컸다.
미국에선 국채 10년물이 장중 고점을 갈아치웠지만, 고용지표 부진으로 10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아지며 인공지능(AI) 관련 기술주 투자심리 개선으로 이어졌다.
미국발 훈풍이 기대됐지만 국내증시는 '고유 여건'이 발목을 잡는 모양새다.
무엇보다 상반기 증시 고공행진을 이끌었던 개인 투자자 운신 폭이 크게 줄어든 점이 부담이다.
일례로 증시 대기자금으로 평가되는 예탁금은 지난 6월 초 140조원에 육박했지만, 지난 2일 100조원대로 쪼그라들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한국 증시 유동성은 상반기에 비해 고갈된 상태"라며 "코스피 거래대금은 주간 평균 59조9000억원에서 19조3000억원으로 급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도체 투톱'에 물려있는 개미들이 많다는 점도 부담이다.
일각에선 3분기 실적 시즌을 계기로 반도체주가 반등할 거라는 관측이 나오지만, 본전을 찾으려는 개미 수요가 상승 동력을 약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김 연구원은 "상반기 강세장에서 개인 자금이 쏠렸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주요 가격대마다 매물벽이 형성돼 있다"며 "삼성전자는 27만~29만원, SK하이닉스는 180만원대에 대규모로 개인 자금이 투입된 상태"라고 말했다.
개인 물량이 소화되는 과정에서 상승 곡선이 가팔라지려면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돼야 한다.
특히 AI 수혜주로 손꼽히는 반도체 투톱에 대한 외국인 매집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변화하는 투자전략을 감안하면 여의치 않다는 분석이다.
김준영 iM증권 연구원은 "미국에는 다양한 섹터에 기업들이 존재하지만 한국은 그렇지 않다"며 "자금이 인프라 설비투자에서 AI 활용 및 클라우드 진영 등으로 옮겨가도 미국 지수는 섹터 교체만으로 상승을 이어갈 수 있지만, 한국은 옮겨 탈 섹터가 없다"고 짚었다.
김 연구원은 "미국의 순환매는 지수 안에서 일어나고 한국의 순환매는 지수 밖으로 빠져나가는 구조"라며 "한국이 매도 재원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AI 투자전략 무게중심이 '설비투자'에서 '수익성'으로 이동함에 따라, 반도체에 편중된 국내증시에 대한 외국인 관심이 떨어질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