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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 잡을 ‘한 끗’ 찾아라…치열한 뷰티업계 차별화 경쟁 [머리 위의 골드러시③]

남가희 기자 (hnamee@dailian.co.kr)
입력 2026.10.08 05:00
수정 2026.10.0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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샴푸 넘어 토닉·앰플로…탈모케어 세분화

대기업부터 인디·ODM까지 기술 경쟁 가열

헤어케어 수출 역대 최대…해외 공략 속도

치열해진 경쟁…"‘효능 입증’이 성패 가를 것"



탈모는 인류의 오랜 난제입니다. 최고 권력자도, 재벌도 탈모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현실은 평범한 탈모인들을 좌절하게 만듭니다. 그만큼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시장이기도 합니다. "탈모를 해결하는 자, 돈방석에 앉으리니." 인류의 난제를 풀고 '머리 위 금맥'을 캐기 위해 분투하는 제약, 바이오, 코스메틱, 이너뷰티 업체들의 골드러시를 조명합니다. [편집자주]



아모레퍼시픽의 두피케어 브랜드 라보에이치의 주요제품 이미지. ⓒ아모레퍼시픽

스킨케어를 중심으로 성장해온 국내 뷰티업계가 탈모·두피케어 시장을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보고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과거 중장년 남성의 고민으로 여겨졌던 탈모가 다이어트와 스트레스 등 다양한 요인과 맞물려 젊은층과 여성으로 확산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탈모·두피케어 제품에 대한 수요도 빠르게 늘고 있다.


여기에 두피를 얼굴 피부처럼 관리하려는 ‘스키니피케이션’ 트렌드까지 확산하면서 관련 시장도 꾸준히 성장하는 추세다.


그랜드 뷰 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헤어·두피케어 시장은 지난해 882억달러 규모에서 2033년 1505억 달러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특히 탈모와 모발 가늘어짐 관련 제품 시장은 2026년부터 2033년까지 연평균 8.6%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성장 가능성을 눈여겨본 뷰티기업들도 잇따라 탈모케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대형 뷰티기업은 물론 스킨케어 브랜드와 기술 기반 인디 브랜드까지 가세하면서 시장 선점을 위한 차별화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LG생활건강의 헤어케어 브랜드 닥터그루트 대표 제품 이미지. ⓒLG생활건강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제품군의 세분화다.


과거 탈모 증상 완화 샴푸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토닉과 앰플, 에센스, 세럼 등으로 제품군이 다양해지고 있다.


특히 두피에 직접 바르고 씻어내지 않는 ‘리브인(Leave-in)’ 제품 출시가 잇따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라보에이치는 선세럼과 선미스트를 선보이며 얼굴 중심이었던 자외선 관리 영역을 두피까지 확장했다.


LG생활건강 닥터그루트도 샴푸와 트리트먼트에 이어 두피에 직접 사용하는 ‘롤온 세럼’을 선보였다.


애경산업 블랙포레는 두피와 모발 고민에 따라 탈모 증상 완화 샴푸를 세분화하는 한편 두피 관리에 특화된 리브인 트리트먼트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할 계획이다.


에이피알도 메디큐브를 통해 지난해 11월 ‘로즈마리 PDRN 헤어케어 라인’을 출시하며 샴푸부터 두피 앰플까지 제품군을 넓혔다.


제품군이 다양해지는 동시에 차별화된 효능을 구현하기 위한 기술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단순히 새로운 성분을 넣는 것을 넘어 기초 연구부터 AI를 활용한 소재 발굴, 뷰티 디바이스와의 결합까지 경쟁 영역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아모레퍼시픽은 라보에이치를 선보이기 전 5개 분야 전문가들이 10년간 공동 연구를 진행해 두피용 프로바이오틱스 성분과 마이크로바이옴 관련 기술 등을 개발했다.


LG생활건강은 AI와 분자 모델링 기술을 활용해 차세대 두피·모발 소재를 발굴하는 한편 여성형 탈모와 두피 노화 메커니즘 등으로 연구 범위를 넓히고 있다. 향후에는 ‘스칼프 롱제비티(Scalp Longevity)’를 구현할 수 있는 솔루션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다.


애경산업은 미녹시딜 등 탈모케어 의약품 개발 경험을 보유한 동성제약과 블랙포레 리브인 제품 등을 공동 개발할 계획이다.


에이피알은 뷰티테크와 탈모케어의 결합에도 나섰다. 최근 ‘메디큐브 에이지알 부스터 프로 X2’의 핵심 기술을 활용한 연구에서 탈모 치료 효능 가능성을 확인했으며 이를 모발·두피·탈모 분야의 플랫폼 기술로 확장한다는 구상을 가지고 있다.


KAIST 교원창업 기업 폴리페놀팩토리의 기능성 헤어케어 브랜드 그래비티 대표 제품. ⓒ그래비티

인디 브랜드도 독자 기술을 앞세워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KAIST 교원창업 기업 폴리페놀팩토리는 이해신 KAIST 화학과 석좌교수의 폴리페놀 연구를 기반으로 기능성 헤어케어 브랜드 그래비티를 운영하고 있다. 샴푸와 토닉 등 총 6종의 제품군을 바탕으로 올해 매출 500억원 달성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매출 100억원을 기록한 리필드는 토닉과 앰플 등을 중심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특히 모낭 세포의 증식·분화에 관여하는 사이토카인 활성화에 초점을 맞춘 독자 특허 성분 ‘cADPR(cyclic ADP-ribose)’을 제품에 적용하고 있다.


브랜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업체들도 헤어케어 연구개발에 힘을 싣고 있다.


한국콜마는 2022년 헤어·바디케어를 담당하는 퍼스널케어연구소를 독립시킨 이후 연구인력을 약 30% 늘렸다. 최근에는 선케어 기술을 두피에 접목한 자외선 차단제 ‘스칼프 선에센스’를 개발했다.


코스맥스는 한국과 일본의 국가 건강검진 빅데이터 약 2200만건을 AI에 학습시킨 비침습적 ‘원형탈모 예측 모델’을 개발해 특허 출원을 완료했다. 인종별 두피 특성을 분석해 맞춤형 솔루션을 개발하는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이 같은 제품력을 바탕으로 해외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K뷰티에 대한 관심이 헤어케어 제품으로 확장되면서 관련 수출도 빠르게 성장하는 추세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헤어케어 제품 수출액은 4억7817만 달러(약 6488억원)로 전년보다 15.7% 증가하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기타 헤어 제품 수출은 21.6%, 샴푸는 6.9% 각각 증가했다.


이처럼 해외로까지 경쟁 무대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이들 브랜드의 성패는 결국 얼마나 효능을 입증하고 소비자 신뢰를 확보하느냐에 달릴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비슷한 효능을 내세운 제품이 늘어나는 만큼 독자적인 기술을 실제 제품의 효능으로 연결하고 이를 객관적으로 입증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브랜드 인지도나 마케팅만으로도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었다면 최근에는 제품이 실제로 어떤 효과를 내는지 과학적으로 입증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며 “결국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효능과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기술력이 브랜드 경쟁력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가희 기자 (hnam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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