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는 주춤·물려주기는 급증…서울 아파트 증여 2배 늘었다
입력 2026.10.02 07:22
수정 2026.10.02 07:22
8월 증여 거래 1036건…1년 새 126.7%↑
올 1~8월도 23.2%↑…'재건축' 이슈 노원구 활발
집값 상승 기대·세 부담에 매각 대신 자녀 증여
서울 시내 한 부동산 중개업소.ⓒ뉴시스
지난 8월 서울 아파트 증여 거래가 1년 전보다 두 배 이상 뛰며 올해 들어 월간 최대치를 기록했다.
대출 규제와 세제 변화 등의 영향으로 매매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향후 집값 상승과 상속세 부담 등을 고려해 매도 대신 자녀에게 주택을 물려주는 이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2일 한국부동산원의 아파트 거래 현황에 따르면 지난 8월 서울 아파트 증여 거래는 1036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달보다 126.7% 증가한 규모다.
전월과 비교해도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서울 아파트 증여 거래는 올 1월 593건, 2월 434건, 3월 418건으로 낮아지더니 4월 556건, 5월 633건, 6월 914건으로 늘었다. 이후 7월에 809건으로 감소했지만 8월 1036건으로 다시 오르며 올해 처음으로 월간 1000건을 넘어섰다. 전월 대비로는 28.1% 뛰었다.
누적으로 보면 올해 1~8월 서울 아파트 증여 거래는 총 5393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견줘 23.2% 상승했다.
지역별로는 노원구의 증가세가 눈에 띄었다. 지난 8월 노원구 아파트 증여 거래는 130건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441.7% 급증했다. 1년 만에 5배 이상으로 늘어난 셈이다.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바탕으로 생성형 AI 활용 제작.
같은 기간 서초구도 29건에서 82건으로 182.8% 증가한 반면 강남구와 송파구는 각각 6.7%, 28.1% 줄었다.
특히 노원구의 경우 재건축 추진 단지를 중심으로 향후 자산가치 상승을 기대한 선제적인 자산 이전 수요가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재건축을 추진 중인 주요 단지에서 증여 거래가 활발하게 나타나고 있다.
김종양 국민의힘 의원실이 대법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서울 아파트 증여 상위 20위’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 1~6월 서울에서 증여가 가장 많았던 단지는 양천구 목동신시가지로 총 102건이었다. 노원구 상계주공이 95건으로 두 번째로 많았다.
이와 달리 현재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은 위축된 상태다.
서울부동산 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8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는 3542건에서 9월 현재까지 1987건에 그치며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부동산 거래 신고기한이 계약일로부터 30일인 만큼 9월 거래량은 향후 늘어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대출 규제와 세 부담으로 매매 여건이 녹록지 않은 데다 향후 집값이 더 오를 것이란 기대가 이어지면서 제3자에게 매각하기보다 자녀에게 자산을 이전하려는 수요가 증여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증여 자체의 세 부담이 크지만 향후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면서 매각 대신 자녀에게 자산을 이전하는 선택을 할 수 있다”며 “특히 다주택자나 자산 규모가 큰 경우 보유세와 양도세뿐 아니라 향후 발생할 상속세까지 함께 고려하기 때문에 증여가 하나의 자산 이전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부동산 규제와 세 부담이 강화됐던 시기에도 이 같은 움직임이 나타났던 만큼 최근 증여 증가 역시 규제와 세금, 향후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다만 증여는 정책이나 세제 변화에 앞서 미리 이뤄지는 경우도 있어 특정 월의 증감만으로 추세를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