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김재규 재심서도 내란목적살인 유죄 주장…12월 16일 선고
입력 2026.09.30 20:26
수정 2026.09.30 20:26
검찰 "기존 판결 뒤집을 새 사정 없어"…항소 기각 요청
변호인 "범행 30~40분 전 알려…치밀한 사전계획 아냐"
유족 "10·26 민주주의 기여 평가해달라"…12월 16일 선고
계엄 고등군사재판 3차 공판에서 변호인단의 보충심문에 답하는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오른쪽)과 김계원 전 대통령비서실장(왼쪽). ⓒ연합뉴스
박정희 전 대통령을 살해한 '10·26 사건'으로 사형이 집행된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의 재심에서 검찰이 기존 유죄 판단을 유지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7부(구회근 부장판사)는 이날 김 전 부장의 내란목적살인 등 혐의 재심 결심공판을 진행했다. 검찰은 재판부에 김 전 부장 측의 항소를 기각해달라는 의견을 밝혔다.
검찰은 기존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확보된 증거를 토대로 김 전 부장이 박 전 대통령과 차지철 당시 청와대 경호실장을 총격해 숨지게 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김 전 부장과 김계원 전 대통령비서실장의 당시 법정 진술 등에 비춰 대통령 시해 이후 계엄을 선포하고 혁명위원회를 꾸려 헌법기관을 제압하려 했던 사실도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이를 근거로 김 전 부장의 행위를 내란 목적의 폭동으로 판단한 기존 판결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재심 과정에서 확보된 증거 역시 과거 판결이나 당시 피고인들의 법정 진술을 뒤집을 정도의 새로운 사정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김 전 부장이 과거 최후진술에서 자유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혁명을 위해 대통령을 살해했다는 취지로 밝힌 점도 언급했다. 검찰은 저항권 행사나 자유민주주의 회복을 이유로 대통령 총격 행위가 정당화될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반면 김 전 부장 측은 당시 행위에 국헌문란 목적이 없었던 만큼 내란목적살인 혐의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맞섰다.
변호인은 김 전 부장이 당시 중앙정보부장 수행비서였던 박흥주 등 부하들에게 박 전 대통령을 살해할 계획을 알린 시점이 사건 발생 불과 30∼40분 전이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된 사건이 아니라 우발적으로 벌어진 만큼 국헌문란의 목적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는 주장이다.
김 전 부장 측은 10·26 사건이 정권을 빼앗기 위해 벌인 내란목적살인으로 인식돼 온 기존 평가도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전 부장에게 적용된 내란목적살인 혐의가 벗겨지고 이번 재심이 민주주의 발전을 위한 공론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날 재판에서 발언 기회를 얻은 김 전 부장의 동생은 재판부에 역사에 남을 현명한 판단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유족들이 원하는 것은 단순히 하나의 판결을 넘어 10·26 사건과 김 전 부장이 우리나라 민주주의에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역사적 평가라는 취지의 입장도 밝혔다.
재판부는 오는 12월 16일을 선고기일로 정했다.
김 전 부장은 1979년 10월 26일 박 전 대통령과 차 전 경호실장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으며 이듬해 5월 사형이 집행됐다.
유족들은 김 전 부장의 행위가 내란을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 민주주의를 회복하기 위한 것이었다며 2020년 5월 재심을 청구했다.
서울고법은 2025년 2월 김 전 부장 사건에 대한 재심 개시를 결정했다. 검찰이 이에 불복해 재항고했지만 대법원은 같은 해 5월 유족의 재심 청구를 받아들인 법원의 판단이 타당하다며 검찰의 재항고를 기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