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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한 대출은 시중은행 몫인데…"알아서 살아남아라" [지방은행의 비명②]

정지수 기자 (jsindex@dailian.co.kr)
입력 2026.09.30 07:07
수정 2026.09.30 07:07
G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

안전자산 쏠림에 10배 벌어진 격차

지방 우대로 규제 완화 체감은 제로

공적 책임만 강요…벼랑 끝 각자도생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지방은행의 위기 신호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경기 침체 속에서도 지역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자금줄을 지키며 버텨왔지만, 돌아온 것은 부실이라는 낙인과 기울어진 운동장에서의 각자도생뿐이다. 수도권 시중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 사이에서 샌드위치 신세가 된 지방은행의 현실은 단순한 개별 금융사의 위기를 넘어 '지역 경제 붕괴'를 예고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지방은행이 처한 구조적 딜레마를 짚어보고, 공존을 위한 정책적 대안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대형 시중은행이 주택담보대출 등 안전자산 위주로 자산을 불리고, 인터넷전문은행이 플랫폼 경쟁력과 편의성을 앞세워 2030 청년층을 흡수하는 사이 지방은행들이 사면초가에 빠졌다.


금융당국이 상생금융과 금리 인하 등 공적 책무는 시중은행 수준으로 강요하면서도, 정작 악화하는 경영 환경 속에서는 '알아서 생존하라'며 방치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BNK부산·BNK경남·광주·전북·제주은행 등 5대 지방은행의 올해 2분기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56조8722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은 775조1000억원에 달했다.


지방은행 전체 잔액이 시중은행의 10분의 1에도 한참 못 미치는 상황이다.


이처럼 자산 격차가 뚜렷해지자 금융당국은 수도권과 지방의 규제를 차등화해 지방 금융 여건을 보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당국은 규제지역을 제외한 지방 주택담보대출에 대해 올 하반기에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조치를 유지하기로 했다.


스트레스 금리 1.5%의 절반 수준인 0.75%포인트(p)만 가산 적용하는 방식이다.


반면 수도권은 스트레스 금리 3.0%p를 전면 반영하는 3단계 규제가 시행되면서, 동일한 연소득 조건을 갖춘 차주라 할지라도 대출 가능 한도가 수천만원씩 벌어지게 됐다.


올해 말 종료되는 지방 주담대에 대한 3단계 스트레스 DSR 적용 유예 조치는 추가 연장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그러나 금융권 안팎에서는 지역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실제 5대 시중은행과 인터넷은행과의 여신 총량이 크게 차이나기 때문이다.


지방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안전자산인 주담대 수요 자체가 바닥을 친 마당에, 규제를 덜 옥죈다고 대출 수요가 되살아나길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지방은행의 기초 체력 또한 갈수록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비대면 금융으로의 전환과 청년층의 수도권 유출이 맞물리면서 저원가성 핵심 예금의 원천인 급여통장 유치마저 시중은행과 인터넷은행에 밀리는 형국이다.


한 지방은행 관계자는 "젊은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데 있어 인터넷은행의 경쟁력이나 시중은행의 규모에 경제 논리로 밀릴 수밖에 없다"며 "요즘은 기업 종업원들에게 특정 은행 입금계좌를 만들라고 강요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도 아니라 신규 고객 유입 자체가 막막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지방은행은 가계대출 비중이 30%대 중반에 불과하고 나머지 65%가량을 경기 변동에 취약한 지역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 대출로 채운다.


문제는 정부와 사회적 여론이 요구하는 공적 부담의 무게다.


은행권 상생금융 분담금 출연이나 취약 차주 대상 금리 인하 등 공공성 압박은 시중은행과 동일한 잣대로 들이대면서도, 구조적 한계를 겪는 지방은행의 수익 기반 보전을 위한 제도적 뒷받침은 부족하다.


지방은행 관계자는 "장기 거래처와의 관계 및 지역 경제 파급효과 때문에 임의로 대출을 축소하거나 회수하기 어려운 구조적 제약이 존재한다"며 "특히 지방은행은 시중은행과 달리 지역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대출 비중이 높아, 지방 경기 침체에 따른 리스크 노출도가 시중은행 대비 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주요 건전성 지표의 악화 역시 지역 경기 침체 속에서도 중소기업의 유동성을 떠받치며 불가피하게 누적된 충격의 결과"라고 덧붙였다.

정지수 기자 (jsindex@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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