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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MBK "지배구조 정상화해야"…고려아연 "기업가치 제고에 집중"

정진주 기자 (correctpearl@dailian.co.kr)
입력 2026.09.28 17:36
수정 2026.09.28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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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MBK "2년간 제기한 문제들 구체적 사실관계로 확인"

최윤범 이사 퇴진·독립적이고 투명한 이사회 확립 주장

고려아연 "임시주총서 확인된 주주 신뢰 무겁게 받아들여"

트로이카 드라이브·프로젝트 크루서블 등 성장전략 지속 추진

지난 9일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 서울 이태원 호텔에서 개최된 고려아연 제53기 임시주주총회 현장 전경. ⓒ고려아연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 시작된 지 2년이 된 가운데 영풍·MBK파트너스와 고려아연이 향후 경영 방향을 두고 엇갈린 메시지를 내놨다. 영풍·MBK는 지배구조 정상화와 책임 규명을 강조했고 고려아연은 미래 성장과 기업가치 제고에 방점을 찍었다.


영풍·MBK는 2024년 9월13일 고려아연 공개매수를 시작했다. 당시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내세워 고려아연의 투자와 이사회 감독 기능 등에 문제를 제기했다.


영풍·MBK는 28일 입장문을 내고 "2년 전 제기한 문제들이 더 이상 근거 없는 의혹이나 경영권 분쟁 과정의 공방으로 치부할 수 없게 됐다"며 "당국의 전방위적 조사와 행정 제재, 수사기관의 수사, 그리고 객관적으로 드러난 자료를 통해 왜곡된 거래 구조와 불투명한 자금 흐름의 실체가 구체적인 사실관계로 점차 드러나고 있다"고 밝혔다.


영풍·MBK는 최윤범 이사 일가가 개인 자금을 먼저 투자한 아크미디어·하이헷·슬링샷 등 비상장 엔터테인먼트 기업에 고려아연 자금으로 조성된 원아시아파트너스 펀드에서 총 690억원이 투입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최씨 일가는 투자금 회수와 지분가치 제고의 기회를 확보한 반면, 고려아연 자금이 투입된 하이헷과 슬링샷은 완전자본잠식에 빠졌고 아크미디어 관련 투자 역시 심각한 가치 훼손과 원금 손실 위험에 직면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증권선물위원회는 이에 대해 특수관계인 거래 공시 누락 및 회계처리기준 위반에 따른 중징계를 의결했다"며 "회사 자산으로 개인 일가의 사익을 도모하고 그 손실을 고려아연과 일반 주주에게 떠넘긴 배임적 거래의 실체가 국가 기관의 처분을 통해 일부 확인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영권 방어 과정에서의 차입 확대도 문제로 들었다. 영풍·MBK는 "1조80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 공개매수를 위해 2조원 넘게 외부 차입한 결과, 2023년 말 3876억원이던 별도 기준 차입금은 2024년 말 3조9966억원으로 급증했다"며 "연간 이자비용 또한 2023년 256억원에서 2025년 1531억원으로 치솟아 영업현금창출력을 심각하게 잠식했다"고 밝혔다.


또 2조5000억원 규모의 일반공모 유상증자가 철회된 뒤 검찰 수사를 받고 있으며 해외 계열사 SMC를 동원한 순환출자에 대해서는 대법원에서 위법 판결이 확정됐다고 주장했다. 영풍·MBK는 "그 모든 부담은 오롯이 회사와 주주의 몫으로 전락했다"고 밝혔다.


영풍·MBK는 최윤범 이사의 퇴진을 요구했다. "최윤범 이사의 책임을 명확히 묻고 경영 일선에서 배제하는 것은 고려아연의 경영과 재무구조를 정상화하기 위한 불가피한 첫걸음"이라며 "최윤범 이사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것이 고려아연 지배구조 정상화의 출발점"이라고 밝혔다.


고려아연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지난 9월 9일 임시주주총회에서 나타난 주주들의 폭넓은 지지와 신뢰 역시 고려아연이 기업가치 제고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책임 있는 경영을 이어가고, 지배구조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전체 주주의 목소리를 더욱 세심하게 경청하고 부족한 부분은 지속적으로 보완하면서 미래 성장전략의 실행, 지속가능한 기업가치 제고, 지배구조 고도화라는 과제를 흔들림 없이 이어갈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


그러면서 "고려아연이 지금 집중해야 할 과제는 지배구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며 국가기간산업과 글로벌 핵심광물 공급망에서의 역할을 강조했다.


미래 성장전략으로는 이차전지 소재와 자원순환, 신재생에너지 등을 추진하는 '트로이카 드라이브'와 미국 프로젝트 크루서블을 제시했다. 고려아연은 "이러한 사업들은 단기간의 성과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라며 "급변하는 글로벌 통상환경과 공급망 재편에 대응하면서 고려아연이 앞으로도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지속하기 위해 준비해야 할 중장기 과제"라고 밝혔다.


또한 "좋은 지배구조가 어느 한 시점의 제도 개선만으로 완성되는 것은 아니"라며 "주주의 의견을 폭넓게 경청하고 이사회의 독립성과 책임성, 감독 기능을 꾸준히 높여가는 지속적인 과정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9월 임시주주총회에서는 상정된 3개 안건이 모두 승인됐으며 백인규 이사가 감사위원회 위원으로 선임되고 이형규·서은숙·이준봉·심혜섭 독립이사가 새롭게 선임됐다. 고려아연은 이를 계기로 이사회의 전문성과 다양성을 더욱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려아연은 앞으로 프로젝트 크루서블을 비롯한 글로벌 성장전략을 구체적인 사업 성과로 연결하겠다는 방침이다. "글로벌 핵심광물 공급망에서 고려아연의 역할과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며 "그 과정에서 창출한 성과를 어떻게 전체 주주의 가치로 돌려드릴 것인지는 모든 주주가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밝혔다.

정진주 기자 (correctpearl@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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