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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값 낮아진 테일러메이드…F&F, ‘인수냐 회수냐’ 깊어진 고민

남가희 기자 (hnamee@dailian.co.kr)
입력 2026.09.29 07:33
수정 2026.09.29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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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값 4조원대→3조원대…직접 인수 부담 낮아져

골프 포트폴리오 확보 매력…중국 등 해외 시너지 기대

몸값 낮아졌지만 여전히 수조원대…자금 부담은 변수

F&F CI.ⓒF&F


글로벌 골프 브랜드 테일러메이드의 매각가격이 당초 기대했던 4조원대에서 3조원대로 낮아지면서 우선매수권을 보유한 F&F의 향후 선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제3자 매각을 통해 기존 투자금을 회수하는 선택지가 열려 있는 가운데, 몸값 하락으로 직접 인수에 따른 부담도 낮아지면서 F&F의 선택지는 한층 넓어진 상황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테일러메이드의 매각 주체인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와 미국 엔트라다파트너스·데이브 체케츠 컨소시엄 간 인수 본 계약 체결이 장기화되고 있다.


센트로이드는 지난 7월 엔트라다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8월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을 추진했지만, 매각가격을 둘러싼 이견으로 계약 체결이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해 말 약 32억 달러를 제시했던 미국 올드톰캐피털은 인수자금 조달에 실패하면서 거래를 마무리하지 못했다.


이후 새롭게 선정된 엔트라다 컨소시엄의 인수 제안가격은 약 25억 달러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선 제안 가격보다 약 7억 달러 가량 줄어든 규모다.


달러 기준 제안가격이 낮아진 데다 원·달러 환율까지 하락하면서 원화로 환산한 매각가격도 줄어들었다.


25억 달러를 기준으로 환율이 1500원일 경우 매각가격은 약 3조7000억원이지만, 1300원에서는 3조2000억원대로 낮아진다.


이러한 상황은 우선매수권을 가진 F&F의 선택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F&F는 지난 2021년 센트로이드가 테일러메이드를 인수할 당시 중순위 메자닌과 후순위 지분투자 등을 통해 총 5530억원을 투자했다.


이 과정에서 테일러메이드가 제3자에게 매각될 경우 동일한 조건으로 인수할 수 있는 우선매수권을 확보했다.


지난해 올드톰캐피털이 32억 달러를 매각가로 제시했을 당시에는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에 달했던 만큼 원화 환산 몸값은 4조원대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현재 거론되는 매각가격은 당시보다 1조원 이상 낮아진 상황이다.


글로리27 드라이버. ⓒ 테일러메이드

이러한 상황은 F&F 입장에서는 양면성을 가진다.


제3자 매각이 성사될 경우 테일러메이드에 투자한 자금을 회수할 수 있지만, 몸값이 낮아진 만큼 당초 기대했던 투자 수익도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F&F가 우선매수권을 행사해 직접 인수한다면 낮아진 몸값은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는 상황이다.


동일한 기업을 이전보다 낮은 가격에 인수할 수 있는 데다 원·달러 환율 하락 역시 원화 기준 인수자금 부담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다만 매각 가격이 낮아졌다는 이유만으로 F&F가 우선매수권 행사에 나설 것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결국 F&F의 인수 여부를 결정하는 핵심은 낮아진 가격 자체보다 테일러메이드의 인수 가치와 향후 시장성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우선 F&F가 테일러메이드 투자를 결정했던 2021년과는 시장 상황이 상당히 달라졌다.


코로나19를 계기로 국내 골프 인구가 급증하면서 호황을 누렸던 골프 시장은 엔데믹 이후 성장세가 둔화했고, 국내 골프 관련 시장을 둘러싼 환경도 이전보다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국내 골프용품 수입액은 2022년 7억2840만 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최근 5억5773만 달러 수준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테일러메이드의 인수 가치를 국내 골프시장 상황만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먼저 F&F 입장에서 테일러메이드 인수는 현재 보유하지 않은 골프 관련 포트폴리오를 새롭게 확보할 수 있다는 의미가 있다.


F&F는 MLB와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 등을 중심으로 패션 사업을 확대해왔지만 현재 골프웨어나 골프용품 등 골프를 주력으로 하는 브랜드는 보유하고 있지 않다.


테일러메이드는 골프웨어 뿐 아니라 드라이버와 아이언, 골프공 등 골프장비를 주력으로 전 세계에서 사업을 전개하는 글로벌 브랜드다.


테일러메이드를 품을 경우 골프웨어뿐 아니라 골프장비까지 아우르는 글로벌 골프 브랜드를 단번에 포트폴리오에 추가할 수 있는 셈이다.


특히 테일러메이드는 북미를 비롯해 유럽과 한국·일본·중국 등 아시아 주요 시장에서 사업을 전개하는 글로벌 브랜드라는 점에서 매력적이라는 평가다.


여기에 F&F가 중국 등 해외 시장에서 쌓아온 브랜드 운영 경험이 맞물린다면, 국내와 달리 골프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시장을 중심으로 테일러메이드의 추가 성장을 꾀할 여지도 있다.


대표적인 시장이 중국이다.


중국골프협회에 따르면 2024년 중국의 골프 참여인구는 약 540만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실내 골프장의 연간 라운드 수가 연평균 20% 이상 증가하고, 2024년 신규 등록 청소년 선수도 전년 대비 12% 늘어나는 등 골프 저변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F&F는 MLB를 앞세워 중국 시장에서 빠르게 외형을 키워왔다. 해외 브랜드의 지식재산권(IP)을 기반으로 현지 소비자에 맞는 상품과 마케팅 전략을 전개하고 유통망을 확대하며 브랜드를 성장시킨 경험을 갖고 있다.


최근에는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의 중국 사업도 직접 전개하면서 현지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F&F가 테일러메이드를 직접 인수할 경우 중국에서 축적한 브랜드 운영 경험과 유통망을 활용해 현지 사업 확대를 꾀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시너지 가능성과 별개로 수조원대 인수에 따른 자금 부담은 F&F가 신중하게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F&F가 이미 5530억원을 투자한 기존 투자자인 데다 테일러메이드의 몸값도 이전보다 낮아진 만큼 인수에 필요한 자금 규모는 과거보다 줄었지만, 여전히 상당한 규모의 외부 자금 조달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F&F는 이미 자기자금과 인수금융 등 자금 조달 계획은 다 세워둔 상황인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F&F는 매년 영업이익을 크게 내는 회사다 보니 현금 자산도 가지고 있어서 충분히 인수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남가희 기자 (hnam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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