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한 키우는 국회·책임 묻는 당국…GA '개혁' 본격화
입력 2026.09.29 07:02
수정 2026.09.29 07:02
여야 보험판매전문회사 법안 속속 발의
계약관리·수수료 협상 등 역할 확대
불완전판매 등 GA 운영위험 킥스 연계
법인보험대리점(GA)의 시장 영향력이 커지면서 국회와 금융당국이 GA의 역할과 책임을 재정비하는 제도 개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연합뉴스
법인보험대리점(GA)을 둘러싼 제도 개편이 국회와 금융당국 양쪽에서 속도를 내고 있다.
국회에서는 GA의 역할과 권한을 확대하는 입법이 잇따르는 가운데 금융당국은 커진 영향력에 맞춰 판매 책임과 감독을 강화하고 있다.
29일 보험업계와 국회 등에 따르면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6일 보험판매전문회사 도입을 골자로 하는 보험업법 및 금융소비자보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앞서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도 지난달 일정 요건을 갖춘 GA를 보험판매전문회사로 별도 규정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했다.
여야가 잇따라 제도 도입에 나선 배경에는 보험 판매시장에서 커진 GA의 영향력이 자리한다.
지난해 말 GA 소속 보험설계사는 31만9106명으로 보험사 전속설계사 21만5586명보다 10만명 이상 많다. 설계사 1000명 이상을 보유한 대형 GA도 44곳에 달한다.
보험판매전문회사로 전환하면 기존 보험 모집뿐 아니라 계약 유지·관리와 보험사고 접수, 소액보험금 지급 대행 등으로 업무 영역이 확대된다.
보험사와 모집수수료나 계약조건 등을 협상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된다. 주 의원안은 일부 보험종목의 사업비까지 협상할 수 있도록 했다.
보험사의 위탁을 받아 상품을 판매하는 데 그쳤던 GA를 보다 독립적인 판매주체로 인정하는 대신 그에 따른 책임도 함께 강화하는 구조다.
두 법안은 판매교육책임자와 소비자보호책임자, 준법감시책임자를 두고 일정 수준의 자본을 갖추도록 하는 등 내부통제 요건을 강화했다. 소비자 피해에 대비한 손해배상 보장 장치도 마련하도록 했다.
특히 민병덕 의원안은 소속 설계사의 모집 과정에서 소비자에게 손해가 발생하면 보험판매전문회사가 1차적인 배상책임을 지도록 규정했다.
GA의 커진 영향력을 법적 지위와 업무 확대로 인정하는 동시에 판매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에도 보다 직접적인 책임을 지우겠다는 것이다.
금융당국도 이 같은 흐름에 맞춰 GA에 대한 감독체계를 손질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보험사 경영실태평가에 'GA 운영위험 관리의 적정성'을 새 평가항목으로 도입하는 내용의 보험업감독규정 개정안을 마련했다.
GA 채널의 불완전판매비율과 계약유지율 등을 활용해 보험사별 GA 운영위험을 1~5등급으로 평가하고 결과에 따라 보험사의 지급여력(K-ICS) 비율에 인센티브나 페널티를 부과하는 것이 핵심이다.
GA를 통한 판매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해당 GA뿐 아니라 판매를 위탁한 보험사의 관리 책임까지 묻겠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보험사도 판매 규모만 보고 GA를 선택하기 어려워질 전망이다.
판매 실적이 많더라도 불완전판매비율이 높거나 계약유지율이 낮은 GA에 판매를 맡길 경우 보험사의 운영위험 평가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소비자 피해와 직결되는 판매 현장에 대한 관리도 강화된다.
금융당국은 보험사·판매채널·상품별 자사 승환계약률을 비교공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설계사 이동 과정에서 기존 계약을 해지한 뒤 새로운 상품 가입을 유도하는 부당승환 등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이와 함께 대형화된 GA의 영향력에 맞춰 내부통제와 소비자 보호, 제재체계 등을 전반적으로 손질하는 GA 종합감독방안도 마련하고 있다.
최근 제도 개편은 결국 GA를 보험 판매시장의 주요 주체로 인정하는 동시에 커진 영향력에 걸맞은 책임을 부여하는 쪽으로 향하는 모양새다.
보험판매전문회사 제도가 현실화하면 GA는 계약관리와 보험사와의 협상 등 보다 넓은 역할을 맡는 대신 소비자 보호와 내부통제에 대한 책임도 무거워진다.
보험사 역시 GA의 판매 실적뿐 아니라 불완전판매와 계약관리 수준까지 따져 판매채널을 관리해야 할 필요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GA가 보험 판매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면서 단순히 보험사의 판매채널로만 보기 어려워진 상황"이라며 "역할과 권한이 확대되는 만큼 소비자 보호와 내부통제 등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제도가 정비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