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그대로 할인 축소…추석 끝나자 '체감 물가' 오른다
입력 2026.09.29 06:43
수정 2026.09.29 06:43
추석 명절 기간 최대 반값 할인 돌입
종료 후 소비자 체감 가격 상승 전망
일각선 원가 부담에 가격 인상 결정
국정감사 앞두고 업계선 '눈치게임'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연합뉴스
추석을 앞두고 식품업계가 실시한 대규모 할인행사가 마무리되면서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부담이 다시 커질 전망이다.
명절 기간 할인으로 낮아졌던 실제 구매가격이 정상 수준으로 돌아가면서 소비자가 체감하는 가격 부담이 커질 수 있어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식품업체들은 추석을 앞두고 소비자 부담을 낮추기 위해 대규모 할인행사를 진행했다.
오뚜기는 392개 제품을, CJ제일제당은 1256개 제품을 각각 최대 50% 할인했고 풀무원도 추석 선물세트를 최대 55% 할인했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 추석 기간 중 총 4765개 품목에서 최대 64% 수준이 자체 할인이 이뤄졌다.
정부도 명절 장바구니 부담을 낮추기 위해 할인 지원을 확대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추석을 앞두고 농축산물 할인 지원 규모를 당초 590억원에서 1490억원으로 늘렸다.
문제는 이같은 할인 혜택이 줄어들거나 종료된 이후다.
제품 가격 자체가 오르는 것은 아니지만, 명절 기간 대규모 할인에 익숙해진 소비자 입장에서는 기존의 정상가로 돌아가는 것만으로도 제품 가격이 오른 것처럼 느낄 수 있다.
고물가의 장기화로 가격 변화에 민감해진 소비자들의 체감 부담도 한층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자주 구매하는 식품일수록 가격 변화를 반복적으로 경험하기 때문에 소비자가 체감하는 물가 변화에도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계산 후 거스름돈을 받고 있다. ⓒ뉴시스
그러나 소비자의 물가 체감 심리와 달리, 업계 입장에서는 할인 폭을 지속 유지하기는 부담스러운 실정이다.
국제 정세 불안으로 원재료 수급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데다 유가 상승에 따른 물류비 등 비용 부담도 지속되고 있어서다. 할인 폭을 유지할수록 수익성 부담도 커질 수 밖에 없다.
이에 따라 실제 명절 이후 이미 제품 가격을 올리기로 한 업체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원재료와 물류비 등 비용 상승 요인이 이어지는 가운데 명절에는 평소보다 할인 폭도 커진다"며 "명절 이후에는 시장 상황과 판매 추이 등을 살펴 할인·판촉 규모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할인행사가 추석을 기점으로 일제히 종료되는 것은 아니다.
업체마다 특정 상품에 대한 할인 기조를 이어가는 데다, 품목별 할인 여부와 할인의 폭도 매번 달라진다는 설명이다.
특히 정부가 지난 8일 주요 식품기업들과의 간담회에서 물가 안정에 협조해 달라고 요청한 데다, 국회 국정감사 시즌까지 앞두고 있어 업계가 쉽사리 가격 인상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품목에 따라 명절 때 할인을 했던 제품의 행사를 이어갈 수도 있고, 다음 달에는 새로운 상품에 대한 할인을 이어갈 수도 있다"며 "정치권이 이번 국정감사에서 식음료업계를 예의주시하는 만큼, 가격 인상에 대한 총대를 먼저 맬 기업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