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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아탈 기회 1년 더 줬지만…외면받는 청약통장 ‘왜’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입력 2026.09.29 07:28
수정 2026.09.29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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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통장 가입자 2574만명…올 들어 44만 이탈

금리 낮고 분양가 부담에 매력↓… 투자처도 다양

전문가들 "금리·세제 등 가입자 체감 혜택 더 늘려야"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정부가 청약 예·부금 등 기존 청약통장의 주택청약종합저축 전환 기한을 1년 더 연장했지만 가입자 이탈이 계속되고 있다.


분양가 상승으로 청약 당첨 이후 필요한 계약금과 중도금 마련 부담이 커진 데다 주식 등 다양한 투자처가 늘면서 청약통장의 매력이 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전체 청약통장(주택청약종합저축·청약저축·청약부금·청약예금) 가입자 수는 2574만524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3만275명 감소한 수준이다.


특히 올해 들어 감소세가 한층 가팔라졌다. 지난해 말 2618만4107명이었던 전체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지난달까지 44만3583명 줄었다. 지난해 연간 감소 규모보다 14만명 이상 많은 수준이다.


청약통장을 해지하는 가입자도 빠르게 늘고 있다.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정희용 국민의힘 의원이 국토교통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1~7월 주택청약종합저축과 청약저축 신규 가입은 183만6000좌인 반면 해지는 216만5000좌로 집계됐다. 해지가 신규 가입보다 32만9000개 많다.


청약통장 이탈이 이어지자 정부도 가입자 혜택 확대에 나서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청약예금·청약부금·청약저축 등 기존 입주자저축의 주택청약종합저축 전환 기한을 당초 이달 30일에서 내년 9월30일까지 1년 연장하기로 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기존 통장으로는 청약할 수 있는 주택 유형이 제한되지만 종합저축으로 전환하면 민영·국민주택 모두 청약할 수 있다.


전환 가입자의 금리 혜택도 확대했다.


기존에는 종합저축으로 전환한 날부터 가입기간을 새로 계산해 최고금리인 연 3.1%를 받기 위해서는 전환 후 2년을 기다려야 했는데, 이제는 기존 청약통장 가입기간까지 금리 산정기간에 포함해 2년 이상 통장을 보유한 가입자는 전환 즉시 최고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이 같은 조치만으론 청약통장 가입 이탈을 막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우선 청약통장이 금융상품으로서의 갖는 매력이 과거보다 약해졌다는 분석이다.


청약을 위해 장기간 통장을 유지해야 하는 데 비해 금리 혜택이 크지 않은 데다 과거와 달리 국내외 주식 등 개인이 선택할 수 있는 투자 수단이 다양해지면서 장기간 자금을 청약통장에 묶어둘 유인이 줄었다는 것이다.


청약에 당첨되더라도 실제 내 집 마련까지 이어지기 어려워진 점도 청약통장의 매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최근 원자잿값과 인건비 등 공사비 상승이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계약금과 중도금, 잔금 마련에 필요한 자금 부담이 커졌다.


실제로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공표한 ‘최근 1년간 서울에서 신규 분양된 민간아파트 ㎡당 평균 분양가’는 8월 말 기준 1901만8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34.2% 상승했다. 3.3㎡당 서울 평균 분양가는 6287만원이다.


여기에다 인구 감소에 따라 장기적으로 청약통장에 새로 유입될 수 있는 인구 자체가 줄어드는 구조적 변화도 고려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청약통장 가입자 이탈을 막기 위해서는 금리와 세제 혜택 등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인센티브를 확대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과거에는 청약통장의 금리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높았지만 지금은 금리도 낮은 데다 주식, 비트코인 등 투자처가 훨씬 다양해졌다”며 “청약에 당첨되더라도 계약금과 중도금 등을 마련할 여력이 없다면 가입자 입장에서는 통장을 계속 유지할 이유가 약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가입자 이탈을 막기 위해 청약통장 금리를 높이거나 소득공제 등 세제 혜택의 대상과 범위를 확대하는 등 가입자가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유인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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