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 나와 "신천지 안 다녀" 거짓 증언 했어도…대법 "위증 아냐"
입력 2026.09.24 15:03
수정 2026.09.24 15:03
피고인, 지인 신천지 전도 과정서 지인 남편과 갈등
명예훼손 재판 출석해 "신천지 교회 안 다녀" 증언
대법 "단순한 의견 지나지 않는 경우 허위 진술 아냐"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데일리안DB
재판에 출석해 자신이 다니는 교회가 신천지 교회가 아니라며 거짓 증언한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에 대해 대법원이 위증죄로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증언 내용에 다소 오류가 있더라도 단순한 의견에 그친다면 위증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마용주 대법관)는 최근 위증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벌금 2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의정부지법에 돌려보냈다.
과거 신천지교회에 다녔던 A씨는 지인인 B씨에게 교회에 함께 다니자고 제안했다.
이후 B씨가 신천지 교회에 다니면서 자기 남편인 C씨와 불화가 생겼고, C씨는 A씨가 아내를 신천지 교회로 전도했다고 생각해 감정이 좋지 않았다.
C씨는 페이스북에 A씨가 신천지 전도책이니 조심하라는 글을 올리고(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A씨의 가게 등을 찾아간(경범죄처벌법 위반) 혐의로 재판받았다.
A씨는 두 사건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과거에는 신천지 교회에 다녔지만, 지금은 대한예수교 장로회 소속 교회에 다닌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검찰은 A씨가 신천지 위장교회를 다니면서 거짓 증언을 했다며 위증 혐의로 기소했다.
1심은 무죄로 판단했으나, 2심은 유죄를 인정해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대법원은 이를 다시 무죄 취지로 뒤집었다. A씨의 발언이 교회의 종교적 성격에 대한 주관적 평가나 의견을 말한 것에 지나지 않아 위증죄가 성립하지 않는단 이유에서다.
대법원은 "증인의 진술이 경험한 사실에 대한 법률적 평가이거나 단순한 의견에 지나지 않는 경우에는 위증죄에서 말하는 허위의 진술이라고 할 수 없다"는 법리를 들었다.
또 경험한 사실에 기초한 주관적 평가나 법률적 효력에 관한 견해를 부연하는 과정에 다소 오류가 있더라도 그것만으로는 위증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법리도 들었다.
대법원은 A씨의 경우에도 "현재 다니는 교회가 신천지가 아니라는 자신의 평가나 의견을 전제로 증언한 것이라 이해할 수 있고, 이는 교회의 종교적 성격에 대한 주관적 평가·의견을 말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며 "과거 경험한 사실을 허위로 진술한 경우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했다.
이 사건에선 사인(일반인)이 수집한 카카오톡 대화의 증거능력도 문제가 됐다.
2심이 유죄의 증거로 사용한 카카오톡 대화는 C씨가 전처인 B씨의 휴대전화에서 확보한 A씨와 B씨의 대화 내용으로, C씨가 고소장에 첨부해 수사기관에 제출됐다.
그런데 B씨가 낸 진술서에는 "C씨가 휴대전화를 강제로 빼앗고 동의 없이 카카오톡 대화를 유출했다"는 내용이 기재됐다.
대법원은 이를 언급하며 "진술서에는 카카오톡 대화 내용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수집된 것인지 의심을 하게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고 지적했다.
대법원은 "검사가 제출한 증거가 수사관이 아닌 제삼자에 의해 수집된 경우 해당 증거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수집됐다거나 형사소송에서의 진실발견이라는 공익이 개인의 인격적 이익 등 보호이익보다 우월하다는 점에 관해 검사가 증명해야 한다"는 법리를 제시했다.
이를 전제로 증거 수집 절차와 형사소추를 위한 공익상 필요성과 개인의 인격적 이익의 정도에 관한 사정을 법정에서 구체적으로 심리한 경우에만 유죄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