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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고 춤은 추는데 물건 집기는 어렵네"…로봇이 사람 손을 탐내는 이유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입력 2026.09.27 06:00
수정 2026.09.27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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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머노이드 상용화 경쟁, 보행 넘어 정밀 조작으로…로봇핸드 개발 속도

피규어AI·삼성 등 개발 경쟁…국내 전문기업도 다관절 로봇 손 상용화

스마트 제조 분야 실용화 가능성을 모색 중인 샤오미 휴머노이드 로봇 CyberOneⓒ임채현 기자

휴머노이드 로봇이 사람처럼 걷고 춤추는 수준까지 발전했지만, 실제 공장과 가정에서 사람의 일을 대신하려면 또 다른 능력이 필요하다. 부품을 조립하고 물건을 옮기거나 세탁물을 개는 등 일상적인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손'이다. 로봇이 단순한 동작 시연을 넘어 실질적인 노동력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물체를 정교하게 다루는 기술이 필수인 만큼, 사람의 손을 닮은 로봇핸드가 상용화의 핵심 기술로 떠오르고 있다.


27일 로봇업계에 따르면 휴머노이드 개발 경쟁이 보행 기술을 넘어 정밀 조작 능력 확보로 확대되고 있다. 로봇업계는 여러 손가락을 개별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덱스터러스 핸드(Dexterous Hand)'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물체를 단순히 집어 올리는 데 그치지 않고 손안에서 돌리거나 방향을 바꾸는 등 복잡한 동작을 구현하기 위한 기술이다.


로봇이 사람의 손을 필요로 하는 이유는 작업 환경에 따라 다뤄야 할 물건이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기존 산업용 로봇은 일정한 형태의 부품을 반복해서 옮기는 작업에 강점을 보이지만, 범용 휴머노이드는 크기와 무게, 재질이 다른 물체도 다룰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손가락의 움직임을 정밀하게 제어하고, 촉각 센서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물체에 가하는 힘을 조절하는 능력이 요구된다.


미국 AI 로봇 회사 피규어AI는 지난해 10월 공개한 '피규어03(Figure 03)'의 손끝에 촉각 센서를 탑재했다. 물체를 안정적으로 쥐고 있는지, 손에서 미끄러지기 시작하는지를 감지해 쥐는 힘을 조절하기 위한 기술이다. 손바닥에도 카메라를 장착해 손 주변의 물체를 보다 정밀하게 인식하도록 했다.


국내에서도 관련 기술 확보가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미래로봇추진단 내 로봇 손 개발 조직을 두고 다양한 형태의 덱스터러스 핸드를 연구하고 있다. 로보티즈는 올해 1월 다섯 손가락에 20자유도를 갖춘 로봇핸드 'HX5-D20'을 출시했다. 자유도는 로봇이 독립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정도를 뜻한다. 국내 로봇핸드 전문기업 테솔로 역시 다관절 구조를 활용해 정밀 조작 능력을 높인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지난 2월 서울대 로보틱스데이에서 한 연구진이 센서를 통한 로봇 손 동작을 구현하고 있다. ⓒ임채현 기자

LG전자는 올해 초 CES 2026에서 공개한 홈로봇 'LG 클로이드(LG CLOiD)'를 통해 가사 작업에 필요한 손동작을 선보였다. 다섯 손가락을 활용해 물건을 꺼내거나 세탁물을 개는 등의 작업을 수행하도록 설계된 로봇이다. LG전자는 로봇 손 자체의 개발보다는 다양한 가사 작업을 구현하는 AI 기술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


다만 로봇이 시연장에서 물건을 집어 드는 것과 실제 공장이나 가정에서 다양한 물체를 반복적으로 다루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제한된 손 내부 공간에 여러 관절과 구동장치, 센서를 배치해야 하는 데다 반복적인 접촉과 충격에도 성능을 유지해야 한다. 정교한 손동작을 구현할수록 부품 수가 늘어나 제조원가와 유지보수 부담도 커진다.


로봇업계 관계자는 "사람의 손을 구현하는 게 가장 어렵다"고 말했다. 손가락을 움직이는 데 그치지 않고 물체의 특성에 맞춰 힘을 조절하면서 다양한 작업을 안정적으로 수행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AI 학습 데이터 확보도 과제로 꼽힌다. 로봇이 다양한 물건을 다루려면 물체를 집고 돌리고 내려놓는 과정에서 손가락에 가해지는 힘과 접촉 상태를 학습해야 한다. 형태와 재질이 다른 물체를 처음 접했을 때도 안정적으로 다룰 수 있도록 AI의 대응 능력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휴머노이드의 상용화 경쟁이 보행과 동작 시연에서 실제 작업 수행 능력으로 옮겨가면서 이처럼 로봇 손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정밀한 손동작을 합리적인 비용으로 구현하고 다양한 물건을 장시간 안정적으로 다룰 수 있느냐가 공장과 가정에서의 활용 범위를 결정할 전망이다.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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