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층만으론 부족…글로벌 랜드마크 ‘복합개발’ 경쟁
입력 2026.09.24 07:07
수정 2026.09.24 07:07
세계 최고층 100개 중 절반 복합용도
서울도 용산·성수 중심 고밀·복합개발 확대
세계 100대 초고층 용도와 서울 주요 복합개발ⓒ더피알
글로벌 랜드마크의 경쟁 기준이 단순한 높이에서 주거·업무·숙박·문화 기능을 결합한 복합성으로 옮겨가고 있다. 하나의 건물이나 개발구역 안에서 일하고 거주하며 여가까지 해결할 수 있도록 기능을 섞는 방식이다.
24일 세계초고층도시건축학회(CTBUH)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 세계에서 가장 높은 100개 빌딩 가운데 복합용도 건축물은 50개로 절반을 차지했다. 오피스 단일용도는 37개, 주거 단일용도는 10개, 호텔 단일용도는 3개였다.
복합용도 건축물은 2017년 이후 세계 최고층 100개 건축물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신규 초고층 개발뿐 아니라 기존 오피스 건물을 다른 용도로 전환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도시계획 제도 역시 이 같은 변화를 반영하고 있다. 일본은 국가전략특별구역을 활용해 도쿄 도심의 고밀·복합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도 2024년 8월 도시혁신구역과 복합용도구역 등 공간혁신구역 제도를 시행했다.
대표적인 사례는 일본 도쿄의 아자부다이힐스다. 2023년 11월 개장한 이곳은 연면적 86만1700㎡ 규모로 오피스와 주거시설, 호텔, 상업시설이 함께 들어섰다. 최고 330m 높이의 모리JP타워에는 주거시설인 아만 레지던스 도쿄가 들어섰고 인근에는 호텔 자누 도쿄가 문을 열었다.
국제학교와 의료시설도 함께 조성됐다. 사업자는 근무 인구 2만명, 거주 인구 3500명 규모의 생활권을 계획했고 연간 방문객 목표를 3000만명으로 제시했다.
런던 배터시 화력발전소 역시 기존 산업시설을 복합공간으로 전환한 사례다. 1983년 가동을 멈춘 뒤 장기간 방치됐던 화력발전소는 2022년 재개장했다. 외관은 보존하면서 내부에는 상업시설과 업무공간을 배치했고 주변에는 주거와 호텔, 오피스가 함께 조성됐다.
서울에서도 고밀·복합개발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도시계획이 바뀌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3월 시내 역세권 325곳을 대상으로 일자리와 주거, 문화·여가 기능을 결합하는 개발 방향을 제시했다.
용산국제업무지구가 대표적인 대규모 사업이다. 국제업무존에는 오피스와 MICE(회의·관광·컨벤션·전시), 호텔이 들어서고 업무지원존에는 주거와 교육, 문화시설 등이 계획돼 있다. 업무와 주거, 여가 기능을 한 권역 안에 배치하는 것이 개발의 핵심이다.
성수동에서도 업무시설 증가에 따라 복합개발 수요가 커지고 있다. 무신사와 SM엔터테인먼트 등이 이미 자리 잡았고 현대오토에버와 G마켓도 사옥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크래프톤 역시 대규모 업무시설 개발을 진행 중이다.
반면 대형 오피스와 숙박시설 공급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다. 성수를 대표하는 대규모 업무시설로는 지상 33층, 연면적 약 11만㎡ 규모의 디타워 서울포레스트가 있다. 서울시 관광호텔 등록현황에 따르면 성동구 관광호텔은 7곳, 220실이며 5성급 호텔은 없다. 강남구의 5성급 호텔 객실이 2216실인 것과 차이가 크다.
성수동 옛 삼표레미콘 부지에서도 복합개발인 삼표글로벌랜드마크(SGL)가 추진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7월 ‘성수동1가 683번지 복합용지 개발사업’ 건축심의안을 통과시켰다.
계획안에는 지상 81층 주거동과 53층 업무복합동이 포함됐다. 공동주택 403가구와 오피스텔 61실, 호텔 130실을 비롯해 업무·상업·문화시설도 함께 조성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랜드마크는 초고층의 상징성에 주거와 업무, 숙박, 문화 등 여러 기능을 결합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기업과 관광객이 몰리는 성수에 대규모 오피스와 고급 숙박, 주거 기능이 더해지면 SGL이 성수를 대표하는 직주락형 복합거점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