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찰청, '김승원 의원 성추행 의혹'에 "의혹만 가지고 수사 못 해"
입력 2026.09.21 14:24
수정 2026.09.21 14:25
"수사할 수 있는 단서 어느 정도 돼야 수사 진행되지 않을까 싶어"
김병기 의원 수사 '수사심의위 권고 기한' 넘길 가능성 시사하기도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이날 김 후보자는 후보직을 사퇴했다. ⓒ뉴시스
경찰이 법무부 장관 후보직에서 사퇴한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의혹만 가지고 수사를 하면 수사가 자의적으로 흐를 수 있다"고 밝혔다.
21일 경찰 등에 따르면 고범석 서울경찰청장은 정례 기자 간담회에서 "수사 단초가 되는 자료가 있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고 청장은 "의혹 제기만 갖고 바로 수사하면 모든 사람이 수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며 "수사기관에서 판단해서 (수사에) 들어가고 그런 건 아니고, 수사할 수 있는 단서가 어느 정도 돼야 수사가 진행되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그는 '구체적인 혐의나 일시·장소·대상 등이 공개되거나 고발이 접수되면 수사가 이뤄질 수 있냐'는 질문에는 "네"라고 답했다.
고 청장은 청와대에 제출됐다는 탄원서를 경찰이 받지 못했다면서 "거기(청와대)서 검토하고 나서 조치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9일 김승원 의원이 법무부 장관 후보직 사퇴 기자회견을 연 이후 '김승원 의원의 법무부 장관 지명 철회를 촉구하는 전직 보좌진들의 탄원서가 청와대 측에 전달됐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탄원서에는 김승원 의원의 과거 성추행 의혹과 이에 대한 보좌진들의 무마 과정, 추가 음주운전 의혹, 음주 뒤 보좌진에 대한 상습적인 욕설과 폭언 의혹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청와대는 해당 내용에 공식 확인하지 않았다.
김승원 의원 측은 "탄원서 소문은 사실과 다르거나 과장 오류가 있다"는 입장이다.
고 청장은 김승원 의원 피고발 사건과 관련해선 "총 4건을 영등포경찰서에서 수사 중"이라며 "영등포서에서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사건이 복잡하거나 하면 (사건 이관을) 검토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김승원 의원과 관련한 수사 자료를 유출했다며 고발된 사건 수사에 대해선 "고발인 조사를 마쳤고, 수사는 절차대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한편, 경찰은 검찰 단계에서 구속영장이 불청구된 김병기 무소속 의원 수사에 대해선 수사심의위원회의 처리 권고 기한을 넘길 가능성을 시사했다.
앞서 서울경찰청 수사심의위원회는 지난달 25일 김병기 의원 사건을 "1개월 이내에 신속히 처리할 것"을 권고했다.
고 청장은 "수사심의위에서 한 달 내로 종결하라고 해서 (일부 혐의 수사를) 마무리해서 영장을 신청했던 것"이라며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 사안을 충분히 하지 않고 기한을 맞추기엔 무리가 있고, 보완수사를 최대한 충실히 빠르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고 기한을 넘길 가능성에 대해선 "보완수사 요구 부분에 대해선 물리적인 시간이 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보완수사 요구라는 사정이 있어서, 사정 변경에 따라 추가 기간이 필요한 사유가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사심의위와 필요한 협의는 사전에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수사심의위는 김병기 의원 사건과 관련해 "다만 부득이하게 처리 기한의 연장이 필요한 경우 구체적인 사유를 소명하고 기한을 특정해 위원회에 연장 요청할 것"을 함께 권고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