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부문 적자 83조 '역대 최대'…소비쿠폰·추경에 적자 커졌다
입력 2026.09.18 13:44
수정 2026.09.18 17:31
법인세 등 조세수입 늘었지만 지출 증가폭 더 커
중앙정부 적자 90조원…통계 작성 이후 최대
일반정부 적자도 60조원…재정 부담 확대
지난해 공공부문 수지(총수입-총지출)는 83조1000억원 적자로 집계됐다ⓒ한국은행ㄹ
지난해 공공부문 적자가 83조원을 넘어서며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법인세 등 세수가 늘었지만 민생회복 소비쿠폰과 건강보험 급여비 등을 중심으로 지출이 더 가파르게 증가한 영향이다.
한국은행이 18일 발표한 '2025년 공공부문 계정(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공공부문 수지(총수입-총지출)는 83조1000억원 적자로 집계됐다. 2007년 해당 통계 작성 이래 최대 적자 기록이다.
해당 통계에서 공공부문은 중앙정부·지방정부·사회보장기금으로 구성된 일반정부에 비금융공기업과 금융공기업을 더한 개념이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공공부문 총수입은 1192조1000억원으로 전년보다 4.7% 늘었다.
지난해 두 차례 기준금리가 인하되며 시장금리가 하락해 이자수익이 줄어들었지만 조세수입, 사회부담금 등이 늘어난 영향이다.
공공부문 총지출은 1275조2000억원으로 5.5% 증가했다. 민간으로 이전되는 기타경상이전과 정부소비인 최종소비지출 등을 중심으로 지출이 확대됐다.
이현영 한은 지출국민소득팀장은 "지난해에는 13조5000억원 규모의 민생회복소비쿠폰을 포함해 민생 안정을 위한 추경을 두 차례 편성함에 따라 민간으로의 이전지출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새 정부 들어 적극적인 재정 집행 기조를 보였고, APEC 정상회의 개최 준비, 의료정상화에 따른 건강보험급여비 증가 등으로 정부소비도 늘었다"고 부연했다.
공공부문 수지는 코로나19가 시작된 2020년부터 6년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2014~2019년 6년간 흑자를 기록했지만, 코로나19 관련 지출과 에너지 가격 상승, 법인세 수입 감소 등이 이어지며 적자 기조로 돌아섰다.
부문별로 보면 중앙정부 수지는 90조1000억원 적자로 전년보다 적자 규모가 6조3000억원 확대됐다.
조세수입이 늘었지만 민생안정을 위한 민간 이전지출이 증가하면서 적자 폭이 커졌다. 중앙정부 적자 규모는 통계 작성 이래 최대다.
지방정부 수지는 2조원 적자로, 전년 15조5000억원에서 적자 규모가 크게 줄었다. 중앙정부로부터 받는 교부금이 늘어난 영향이다.
사회보장기금은 32조원 흑자를 기록했지만, 전년 41조8000억원보다 흑자 폭이 축소됐다. 고령화로 국민에게 지급하는 사회수혜금이 사회부담금보다 빠르게 늘어난 결과다.
중앙·지방정부와 사회보장기금을 합친 일반정부 수지는 60조1000억원 적자로 집계됐다.
2024년(-57조5000억원) 대비 적자 규모가 확대됐으며, 이 역시 통계 작성 이래 최대다.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일반정부 수지 비율은 -2.2%로 나타났다.
사회보장기금을 제외하면 -3.4%다. 한은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인 -4.4%와 비교해 양호한 수준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명목 GDP 대비 공공부문 수지의 비율은 -3.1%(사회보장기금 제외 시 -4.3%)로, 스위스·덴마크(+0.5%)보다 낮은 수준이다.
공기업 부문에서는 비금융공기업의 적자 확대가 두드러졌다.
한국전력공사와 한국토지주택공사 등이 포함된 비금융공기업의 총수입은 231조9000억원, 총지출은 254조1000억원으로 각각 0.5%, 2.7% 증가했다.
이에 따라 수지는 22조1000억원 적자로, 전년 16조7000억원보다 적자 규모가 확대됐다.
공공주택 건설과 임대주택 매입 등 주택 관련 공기업의 투자가 늘어난 영향이다.
산업은행과 주택금융공사 등이 포함된 금융공기업은 총수입이 66조3000억원으로 4.8% 감소한 반면 총지출은 67조1000억원으로 4.1% 증가했다.
이에 따라 금융공기업 수지는 전년 5조1000억원 흑자에서 지난해 9000억원 적자로 전환됐다.
이자 수입이 늘며 재산 소득 지급이 감소했지만, 금융공기업이 국가에 납입하는 금액인 경상이전지출이 크게 증가했다.
한은은 올해부터 공공부문 수지가 점차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반도체 호황으로 인한 법인세·소득세 수입이 늘면서 2026년에는 적자 폭이 축소되며 2027년에는 흑자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국민연금과 건강보험 보험료율 인상도 사회보장기금의 흑자 감소 속도를 늦춰 공공부문 수지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