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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코인 금융 ‘온체인’으로…한국은 현물부터 막혀

김민희 기자 (minimi@dailian.co.kr)
입력 2026.09.11 06:41
수정 2026.09.11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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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스테이킹·멀티에셋·볼트로 확장

국내는 업무·인가 기준도 불명확

미국 디지털자산 시장이 현물 ETF를 넘어 스테이킹과 온체인 자산운용으로 확장하는 사이 한국은 불명확한 규제로 현물 ETF 도입조차 막혀 있다.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미국 디지털자산 시장이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넘어 스테이킹과 멀티에셋, 온체인 자산운용으로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미국 규제당국도 새로운 상품이 등장할 때마다 공시와 수탁, 거래 기준을 구체화하며 시장의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반면 국내에서는 금융회사가 어떤 디지털자산 업무를 할 수 있고 어떤 인가를 받아야 하는지조차 명확하지 않아 글로벌 시장과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가상자산 ETF 시장은 지난 2024년 비트코인·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을 기점으로 멀티에셋과 스테이킹 결합 상품까지 영역을 넓혔다.


여러 가상자산을 하나의 상품에 담거나 보유한 가상자산을 직접 스테이킹해 발생한 보상을 펀드 수익에 반영하는 방식이다.


현금으로만 가능했던 ETF 설정·환매도 현물로 할 수 있게 되면서 거래 비용과 가격 괴리를 줄일 기반도 마련됐다.


국내 디지털자산 금융의 경쟁력을 높이려면 금융회사의 업무·인가 범위를 명확히 하고 현물 ETF 도입을 위한 제도와 인프라를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데일리안 김민희 기자

김효봉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이날 여의도 포스트타워에서 열린 ‘디지털자산 금융 혁신 사례와 대응 전략’ 국회 세미나에서 “지금 글로벌 시장에서 어떤 일들이 어떤 속도로 일어나고 있고, 감독당국이 어떤 속도로 반응해 얼마나 신속하게 규제가 만들어지고 상품과 서비스가 출시되는지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가상자산별 ETF를 출시할 때마다 개별 승인을 받아야 했던 절차를 일반 상장기준 중심으로 전환했다.


일정한 거래·감시 요건을 충족하면 상품마다 별도의 승인을 거치지 않아도 시장에 내놓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SEC는 업계에서 제기한 수탁 문제에도 적격 수탁기관의 범위와 브로커딜러의 직접 보관 요건 등을 잇달아 제시했다.


비수탁형 지갑이 중개업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할 때는 최종 투자 결정의 주체와 개인키 보관 방식, 수수료 체계 등을 살피도록 했다.


김 변호사는 “SEC가 업계의 필요와 문제 제기를 듣고 적절한 방식의 피드백을 준 것”이라며 “우리나라는 이런 가이드를 주고 있지 않기 때문에 비슷한 서비스를 하려면 항상 규제 리스크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상품의 진화도 이어지고 있다.


임승진 에프앤가이드 연구원은 “디지털자산 ETF가 단일자산 현물형에서 멀티에셋, 스테이킹, 유동성 스테이킹 토큰(LST) 기반 상품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요한 것은 얼마나 빨리 상품을 늘리느냐가 아니라 앞 단계에서 확보한 운영 경험과 통제 수준을 바탕으로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것”이라며 “도입 순서의 기준은 수익성보다 검증된 통제 범위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TF 밖에서는 자산운용 자체가 블록체인으로 옮겨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투자자의 자산을 스마트컨트랙트로 운용하는 ‘온체인 볼트(Vault)’다.


볼트에 가상자산을 예치하면 미리 설정된 전략에 따라 대출과 스테이킹, 실물연계자산(RWA) 등에 자금이 배분된다.


이 가운데 전문 큐레이터가 담보와 시장 위험을 평가하고 운용 전략을 짜는 ‘큐레이티드 볼트’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복진솔 포필러스 리서치 총괄은 “볼트가 온체인에서의 펀드라면 큐레이터는 자산운용사라고 이해하면 쉽다”며 “큐레이터가 담보와 리스크, 수익률을 평가해 사용자의 자금을 대신 운용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글로벌 볼트 시장 규모는 1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코인베이스와 크라켄 등은 자사 서비스에 볼트를 연결했고 JP모건과 비트와이즈 등 전통 금융회사도 관련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복 총괄은 “볼트는 차세대 자산운용의 온체인 인프라로 평가받고 있다”며 “스마트컨트랙트로 운영돼 투명성과 효율성이 높고, 여러 디파이 서비스와 결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이 같은 상품과 서비스를 검토하기에 앞서 금융회사의 디지털자산 업무 범위부터 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가상자산은 자본시장법상 금융투자상품의 기초자산으로 명확히 인정되지 않아 국내 비트코인 현물 ETF의 발행과 해외 현물 ETF 중개도 막혀 있다.


김 변호사는 “우리나라로 돌아오면 ‘내가 이 일을 할 수 있는지, 하려면 어떤 인가를 받아야 하는지’라는 늘 하던 이야기로 돌아오게 된다”며 “규제의 불명확성이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지점”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증권사든 가상자산업체든 어떤 서비스를 어떤 인가 아래에서 할 수 있는지 기준이 없다”며 “감독당국이 규제 명확성을 제공하고, 더 나아가 국회가 입법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희 기자 (minimi@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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