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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항만혼잡 사상 최대…태풍에 컨테이너 운임 ‘들썩’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입력 2026.09.04 11:07
수정 2026.09.04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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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만 체류 1113만TEU ‘역대 최대’

중국 주요 항만 연쇄 차질

‘태풍→항만 적체→운임’ 악순환

해진공 “글로벌 컨 시장 변동성 확대”

부산항에 적재된 컨테이너들 ⓒ부산항만공사

글로벌 항만혼잡이 북아시아를 중심으로 사상 최대 수준으로 치솟았다. 북유럽의 기존 병목에 호르무즈 통항 차질과 아시아 환적항 부담이 겹친 데 이어 7~8월 중국을 강타한 태풍까지 더해지면서 선박과 화물이 주요 항만에 묶이는 상황이 심화했다.


한국해양진흥공사(사장 안병길, 해진공)가 4일 발간한 ‘글로벌 항만혼잡 심화와 컨테이너시장 영향’ 특집보고서에 따르면 항만에 선박이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정기선 운항의 정시성이 떨어지고 실제 시장에 투입할 수 있는 유효선복도 줄어들고 있다.


특히 8월 말 기준 글로벌 항만 체류 선복량은 1113만TEU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접안을 기다리는 선복량도 431만TEU로 팬데믹 당시 최고 수준인 약 400만TEU를 넘어섰다.


보고서는 중국 주요 항만의 연속된 운영 차질이 글로벌 물류망 전체의 운항 일정과 환적 연결에 영향을 미치면서 컨테이너 운임의 변동성도 커지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글로벌 항만혼잡은 연초 북유럽 일부 항만에서 시작해 중동과 아시아 환적항을 거쳐 북아시아 중심으로 확산했다.


1~2월에는 로테르담·앤트워프·함부르크의 야드 적체와 배후운송 지연이 이어졌다. 3월 이후에는 호르무즈 통항 차질로 중동 주요 항만의 기항이 줄면서 소하르·살랄라·제다 등 대체항으로 물동량이 이동했다. 이후 우회 화물이 싱가포르·포트클랑·콜롬보 등에 집중되면서 환적항 부담도 커졌다.


7월에는 조기 성수기 물량과 관세 시행 전 선적 수요가 몰렸다. 지연 선박까지 동시에 입항하면서 선석과 야드 부담이 확대됐다.


8월에는 중국의 연속된 태풍 영향까지 겹치면서 혼잡이 최고조에 달했다. Clarksons에 따르면 8월 말 글로벌 항만 체류 선복은 1113만TEU로 역대 최대였다.


Linerlytica가 집계한 8월 넷째 주 글로벌 접안 대기 선복도 431만TEU로 팬데믹 당시 최고치인 약 400만TEU를 넘어섰다.


혼잡은 중국 주요 항만에 집중됐다. 8월 기준 글로벌 접안 대기 선복 431만TEU 가운데 약 220만TEU가 북아시아에 몰려 전체의 51%를 차지했다. 특히 상하이항에서 150만TEU 이상의 선복이 접안을 기다린 것으로 집계됐다.


트레드링스의 항만혼잡지수(TPFS)에서도 8월 10~23일 기준 상하이와 닝보는 ‘BUSY’, 선전과 싱가포르는 ‘CONGESTED’ 단계로 나타났다. 부산 역시 ‘BUSY’ 단계로 분류됐으며 평균 접안 지연은 8.7시간이었다.


중국 항만의 혼잡을 키운 직접적인 요인 중 하나는 7~8월 이어진 태풍이다. 바비·눌·돌핀에 이어 8월 말 사우델까지 중국 연안에 영향을 미치면서 상하이·닝보·선전 등 주요 항만의 입출항과 터미널 운영이 반복적으로 중단됐다.


돌핀의 영향으로 8월 7일부터 닝보·저우산항, 8월 8일부터 상하이 양산·와이가오차오 터미널의 컨테이너 반출입과 작업이 단계적으로 중단됐다. 태풍이 지나간 뒤 운영을 재개했지만, 대피했던 선박이 한꺼번에 돌아오고 미처리 화물이 쌓이면서 정상화가 늦어졌다.


문제는 태풍이 발생한 시점에 중국 항만의 처리 물량 자체가 역대 최대 수준이었다는 점이다. 2026년 상반기 중국 전체 항만의 컨테이너 처리량은 1억8292만TEU로 전년 동기보다 5.9% 증가하며 역대 상반기 최대를 기록했다.


닝보·저우산항의 처리량도 2290만TEU로 전년 동기보다 8.8% 늘면서 반기 기준 처음으로 싱가포르의 2274만TEU를 넘어 세계 2위를 기록했다. 연이은 태풍으로 대기 선박과 미처리 화물이 충분히 해소되기 전에 추가 운영 차질이 발생하면서 적체가 누적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항만혼잡은 운송 서비스의 정시성도 떨어뜨리고 있다. Sea-Intelligence에 따르면 글로벌 정시성은 2026년 6월 62.6%에서 7월 56.4%로 6.1%p 하락했다. 지연 도착 선박의 평균 지연일수는 5.31일에서 6.06일로 0.75일 늘었다.


클락슨 컨테이너 항만혼잡지수 추이. ⓒ한국해양진흥공사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정시성은 8.8%p 떨어졌고 평균 지연일수는 1.3일 증가했다. 항만에서 발생한 지연이 후속 기항지와 환적 연결 일정으로 이어지면서 정기선 네트워크 전체의 운항 안정성을 떨어뜨리고 있는 셈이다.


항만혼잡은 선박 자체의 숫자를 줄이지 않지만 실제 시장에 공급되는 선복을 감소시키는 효과를 낸다. 선박이 항만에서 대기하고 하역이 늦어지면 왕복항차 소요일수가 늘어나 같은 기간 운항할 수 있는 항차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Sea-Intelligence는 2026년 6월 운항 지연으로 흡수된 선복을 글로벌 선대의 5.0%인 약 170만TEU로 추산했다. 이 가운데 팬데믹 이전에도 통상적으로 발생했던 지연을 넘어 추가로 흡수된 선복은 약 100만TEU로 추산됐다.


운임에는 항로별로 엇갈린 영향이 나타났다. 미주항로는 중국발 항만혼잡과 파나마운하 통항 제약, 조기선적 수요 등이 겹치면서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달 28일 기준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 미서안 운임은 6940달러/FEU, 미동안은 1만46달러/FEU로 7월 말보다 각각 11.4%, 11.0% 상승했다.


반면 유럽항로는 성수기 수요 둔화의 영향으로 같은 기간 유럽 운임이 10.6%, 지중해 운임이 15.1% 하락했다. 동남아항로는 중국발 스케줄 차질과 역내 허브항 혼잡으로 운임 상승 압력이 이어졌다.


향후 변수는 항만혼잡이 얼마나 오래 이어지느냐다. 중국 항만은 높은 처리 물량에 태풍으로 누적된 대기 선박과 미처리 화물까지 더해진 만큼 단기간에 혼잡을 해소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다.


혼잡이 장기화하면 신조선 인도로 글로벌 선대가 늘더라도 선박 대기와 왕복항차 소요일수 증가로 실제 시장에 공급되는 유효선복 확대는 제한될 수 있다.


반대로 혼잡이 완화되면 그동안 묶여 있던 선복이 시장에 재투입되면서 신조선 인도에 따른 공급과잉과 운임 하방압력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중국 주요 항만의 운영 차질이 부산 등 국내 환적항으로 번질 가능성도 변수다. 보고서는 상하이·닝보·선전과 싱가포르·포트클랑 등이 원양 간선서비스와 아시아 역내항로가 교차하는 주요 거점인 점을 강조했다. 항차 지연이 장기화하면 환적 연결 차질과 공컨테이너 재배치 문제를 통해 혼잡이 확산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특히 중국 항만의 출항 지연이 후속 환적항의 선석 배정과 환적 일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경우 국내 항만도 글로벌 혼잡의 영향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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