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장 인지도 쌓은 K-장류…일본 맞춤형으로 시장 확대 [세계가 주목한 장]
입력 2026.09.04 13:26
수정 2026.09.04 13:28
대일 소스류 수출액 10년 새 2배 이상
튜브형·완성형 소스 등 현지화 제품 확대
aT, 소비자 품평부터 바이어 상담까지 연계
8월 31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푸드 페어+ 모습. ⓒ데일리안 김소희 기자
일본에서 고추장과 쌈장의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K-장류의 소비 영역도 넓어지고 있다.
소용량 튜브형 제품에 이어 고추장 매실장아찌와 된장스톡 등 일본 식문화와 조리 편의성을 반영한 제품까지 현지 시장 진출에 나섰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1일까지 일본 도쿄 시나가와 프린스호텔에서 2026 도쿄 K-푸드페어⁺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농식품과 소비재를 함께 소개하는 범부처 협업 팀 코리아 모델로 마련됐다. 기업 간 거래(B2B)와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를 연계해 제품에 대한 현지 반응을 확인하고 이를 바이어 상담과 판로 개척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행사에는 소비재 기업 12개사를 포함한 수출업체 78개사와 수입업체 31개사가 참여했다. 상담 대상 바이어는 200개사 이상이었다. 농식품부와 aT가 행사를 주최·주관하고 한국중소벤처기업유통원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후원했다.
첫날에는 일본 소비자를 대상으로 제품의 맛과 포장, 활용법 등에 관한 의견을 듣는 품평회가 열렸다. 여기서 나온 소비자 의견은 이튿날 국내 수출기업과 현지 바이어 간 일대일 수출상담회에서 활용됐다. 업체별로 사전 매칭 상담 12회와 자유상담 1회 등 최대 13차례의 상담 기회가 제공됐다.
참가기업의 시장 진출에 필요한 실무 상담도 함께 이뤄졌다. 상표 출원과 식품 성분 적정성, 일본어 식품표시안 작성, 수입 관세율부터 통관·인증 등 비관세장벽, 원산지증명서 작성과 지식재산권 보호까지 분야별 기관이 지원했다.
2026년 일본 도쿄 K-푸드페어+ 상담회 모습. ⓒaT
고추장·쌈장 인지도 확대…일본 가정으로 확산
한국산 소스류의 대일 수출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aT 도쿄지사에 따르면 대일 소스류 수출액은 2016년 1630만달러에서 지난해 3829만달러로 2배 이상 늘었다. 2021년 3232만달러와 비교하면 4년간 18.5% 증가했다.
고추장은 한국산 장류 가운데 일본 소비자에게 가장 인지도가 높은 품목으로 꼽힌다. 떡볶이와 비빔밥 등 고추장을 사용하는 한식이 알려진 데다 매콤하면서도 단맛과 감칠맛을 갖춘 특유의 풍미가 일본의 기존 조미료와 다른 선택지로 자리 잡았다는 분석이다.
정현철 aT 일본지역본부장은 “일본에서 한국 장류 가운데 가장 인지도가 높은 품목은 고추장”이라며 “삼겹살과 쌈 문화가 알려지면서 쌈장에 대한 수요도 함께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식품기업이 소용량 튜브형 고추장과 쌈장을 출시하는 등 현지 소비자들이 한국 장류를 접하는 제품과 판매 경로도 다양해지고 있다. 소비층 역시 한식과 한류에 관심이 많은 2030세대에서 가정에서 직접 요리하는 중장년층 주부까지 확대되는 흐름이다.
한류와 한식에 대한 관심이 한국산 소스류의 인지도를 높였다면 다양한 활용법과 간편한 제품 형태는 실제 구매를 넓히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필요한 만큼 짜서 쓰는 튜브형 제품과 볶음요리용 완성형 소스, 찌개 양념, 레토르트·동결건조 제품 등이 대표적이다.
일본은 미소와 쇼유를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장류 문화가 발달한 시장이다. 이에 한국산 된장과 간장은 일본 제품과 같은 용도로 경쟁하기보다 순두부찌개와 부대찌개 등 한국 음식에 사용하거나 조리 과정을 줄인 간편제품으로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위하다컴퍼니가 고추장 매실장아찌, 된장스톡 등 일본 수출을 위해 도쿄 K-푸드페어+에서 소비자 품평회를 진행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소희 기자
일본 식문화와 결합…고추장 매실장아찌로 도전
지난달 31일 도쿄 K-푸드페어⁺ 현장에서 만난 위하다컴퍼니는 고추장 매실장아찌와 된장스톡을 앞세워 일본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었다.
고추장 매실장아찌는 일본 소비자에게 익숙한 매실에 한국식 고추장 양념을 결합한 제품이다. 일본 우메보시의 새콤하고 부드러운 식감과 달리 맵기를 낮춘 고추장 양념에 새콤·달콤·매콤한 맛과 아삭한 식감을 살린 것이 특징이다.
양문섭 위하다컴퍼니 대표는 “일본은 우메보시를 즐겨 먹는 시장이어서 고추장 매실장아찌로 도전해보자는 생각을 했다”며 “일본 우메보시와 달리 한국 매실장아찌는 아삭하고, 많이 맵지 않으면서 새콤달콤해 일본 소비자의 입맛에도 잘 맞을 것으로 봤다”고 말했다.
함께 출품한 된장스톡은 된장을 1인분 단위로 만들어 물 500ml에 넣고 끓일 수 있도록 한 간편제품이다. 된장의 양을 따로 계량하거나 여러 양념을 추가하지 않아도 돼 한국 장류에 익숙하지 않은 해외 소비자도 손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양 대표는 “위하다컴퍼니는 전통식품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사용하기 편한 제품으로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된장스톡 역시 된장을 간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현대화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위하다컴퍼니가 일본 시장 진출을 시도하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행사 당시 돈키호테와 고베물산 등 현지 유통업체가 제품에 관심을 보여 상담을 앞두고 있었다.
이 회사는 2022년 호주를 시작으로 해외시장에 진출했으며 2023년부터 미국에도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aT도 국내 식품기업의 일본 시장 진출을 수출계약으로 연결하기 위해 현지 소비자 평가와 제품 보완, 바이어 발굴, 일대일 상담을 연계해 지원하고 있다. 소비자 품평 결과를 기업에 제공해 현지 수요에 맞게 제품을 다듬도록 하고, 이를 바이어 상담 자료로 활용해 유통망 진출 가능성을 높이는 방식이다.
성분 적정성과 일본어 식품표시, 관세, 통관, 원산지증명, 지식재산권 등 수출 과정에서 기업이 개별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분야도 전문기관과 연결한다. 제품의 현지화부터 수출 절차와 바이어 상담까지 함께 지원해 중소 식품기업의 일본 시장 진입 부담을 줄이고 판로를 넓힌다는 구상이다.
정 본부장은 “일본에서는 장 자체뿐 아니라 볶음요리용 완성형 소스와 튜브형 제품, 찌개류 레토르트·동결건조 제품처럼 현지 소비자가 바로 사용할 수 있는 형태가 중요하다”며 “고추장과 쌈장의 인지도를 바탕으로 한국 장류의 소비층과 활용 범위가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제작 지원 : 농림축산식품부·한국농촌경제연구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