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3조원 쏟아붓고 美까지 끌어들였는데…엔화, 한 달 만에 다시 ‘159엔대’ 약세
입력 2026.08.31 15:49
수정 2026.08.31 15:54
日, 7월 말부터 역대 최대 15조3993억엔 투입…올해 누적 개입액 27조엔 넘어
美도 28년 만에 엔화 매수 가세…달러당 164엔→155엔까지 끌어내렸지만 효과 한 달
워시 ‘매파 발언’에 美 금리인상 전망 다시 고개…달러 강세 타고 엔화 가치 또 추락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엔화를 정리하고 있다.ⓒ뉴시스
일본이 천문학적인 자금을 쏟아붓고 미국까지 가세했지만 엔화 약세를 막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말 달러당 164엔에 육박했던 엔화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일본 정부가 사상 최대 규모의 시장 개입을 단행하고 미국도 28년 만에 엔화 매수에 가세했다. 이에 달러·엔 환율은 한때 155엔대까지 떨어졌지만 불과 한 달 만에 다시 159엔대로 올라서며 개입 효과가 빠르게 희석되고 있다.
31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26일까지 엔화 매수·달러 매도에 투입된 금액은 15조3993억엔(약 133조원)에 달한다. 월간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일본이 지난 4~5월 투입한 11조7000억엔까지 합치면 올해 누적 개입액은 이미 27조엔을 넘어섰다. 종전 연간 최대 기록이었던 2024년 약 15조엔을 크게 웃도는 규모다.
미국도 지원사격에 나섰다. 미 재무부는 지난달 일본과 함께 엔화를 사들이며 1998년 이후 28년 만에 엔화 가치 방어를 위한 공동 개입에 나섰다. 그러나 효과는 오래가지 않았다. 미·일의 대규모 개입에도 엔화는 다시 약세로 돌아섰고 지난 28일에 이어 31일에도 달러당 160엔 선을 넘어섰다.
엔화 약세를 다시 밀어붙인 것은 미국의 금리인상 전망이다. 케빈 워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매파적 발언 이후 9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57%까지 높아지면서 달러가 강세를 보였고 엔화에는 다시 매도 압력이 집중됐다. 일본의 확장적 재정정책과 여전히 큰 미·일 금리 격차도 엔저를 부추기는 구조적 요인으로 꼽힌다.
그런데도 미국은 당장 추가 개입에 나설 분위기는 아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30일 최근 엔화 움직임이 “상당히 잘 통제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달 공동 개입 당시와 같은 ‘무질서한 움직임’은 아니라는 판단이다. 시장에서는 일본 정부가 사실상 심리적 방어선으로 여겨지는 달러당 160엔을 지켜내기 위해 다시 개입 카드를 꺼낼지 주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