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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AI 호황에 금리까지 올렸다…반도체 호황의 역설"

정인균 기자 (Ingyun@dailian.co.kr)
입력 2026.08.28 12:01
수정 2026.08.28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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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두 달 연속 금리 인상…"AI발 물가 압력 대응"

올해 성장률 2.6→3.3% 상향…반도체 수출·투자 질주

호황 뒤엔 물가·집값 부담…반도체가 통화정책까지 흔들어

SK증권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각각 61만원, 400만원으로 상향했다.ⓒ연합뉴스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은 한국의 반도체 호황이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물가 상승 압력을 키워 한국은행의 연속 기준금리 인상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수출과 투자를 이끌던 반도체가 이제는 통화정책의 방향까지 바꿀 정도로 한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이 커졌다는 평가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7일(현지시간)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3.00%로 0.25%포인트 올렸다며 이를 'AI가 촉발한 물가 상승(AI-fuelled inflation)'을 억제하기 위한 조치라고 분석했다.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은 지난달에 이어 두 차례 연속이다. 금리 결정에는 금융통화위원 7명 가운데 6명이 찬성했고 1명은 동결을 주장했다.


FT는 한국의 금리 인상 배경을 다른 주요국과 차별화된 흐름으로 분석했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 경제권이 경기 둔화와 고용시장 약화를 우려하는 상황에서 한국은 오히려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에 따른 반도체 호황으로 경제가 예상보다 강하게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급증하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첨단 메모리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었고, 세계 메모리 시장을 주도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있는 한국이 그 수혜를 집중적으로 받고 있다고 FT는 짚었다.


특히 이 매체는 한국의 상황을 AI 투자 붐이 실물경제와 통화정책에까지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사례로 주목했다. 반도체 수출 확대가 기업 투자와 소득 증가로 이어지고 다시 국내 수요를 끌어올리는 선순환이 나타나면서, 다른 국가들이 경기 부양을 고민할 때 한국은 오히려 과열과 물가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는 분석이다. 반도체 호황이 단순히 수출 실적을 개선하는 수준을 넘어 한국은행의 금리 결정에 영향을 줄 정도로 경제 전반에 파급되고 있다는 의미다.


다만 FT는 한국 경제가 AI 호황의 최대 수혜국인 동시에 그만큼 반도체 사이클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세계적인 AI 투자 열기가 꺾이거나 메모리 가격 상승세가 둔화할 경우 현재의 강한 성장세 역시 빠르게 약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중동 정세와 무역 갈등 등 대외 변수도 남아 있다.


FT는 “한국은 AI 붐 덕분에 주요국보다 강한 성장세를 누리고 있지만, 그 호황이 물가와 금리를 밀어 올리고 경제의 반도체 의존도를 더욱 높이는 이른바 'AI 호황의 역설'에 놓였다”고 평가했다.

정인균 기자 (Ingyu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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