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AI' 가른 건 '서비스 확장성'…SKT·KT·카카오, 수천만 이용자 AI로 연결(종합)
이용자 기반·AI 모델·생활 서비스 결합…“실제 서비스 구현 역량” 주효
SKT는 행동형 AI, KT는 생활 플랫폼 연계, 카카오는 메신저·디바이스 확장
AI 상용화 시험대 오른 통신·플랫폼…무료 서비스 지속가능성은 과제
‘모두의 AI’ SKT 컨소시엄·MOU 참여사ⓒSK텔레콤
'모두의 AI' 최종 사업자로 SK텔레콤·카카오·KT 컨소시엄이 선정된 배경에는 통신·플랫폼 사업자로서 축적한 이용자 기반에 AI를 빠르게 결합해 실제 서비스로 구현할 수 있는 역량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AI를 신성장동력으로 키워온 이들이 자체 AI 모델 확보에 그치지 않고, 기존 서비스와 AI를 연결해 대규모 이용으로 확장할 수 있는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한 점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SKT, 에이닷 넘어 전화·문자·행정까지 수행하는 ‘행동형 AI’
28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모두의 AI' 프로젝트 사업 수행기관 발표에서 최종 사업자로 선정된 이들 3개 컨소시엄은 통신·플랫폼이라는 기존 사업의 강점을 활용하면서 기존 서비스에 AI를 접목하고 이용자 접점을 넓히려는 전략을 제시했다.
세 사업자 모두 정부가 요구한 국산 AI 모델 활용 요건을 충족할 수 있는 기술·협력 기반을 갖췄다는 점이 공통점이다. 앞서 과기정통부는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 기준에 부합하는 국산 AI 모델을 50% 이상 활용하며, 서비스 기업 모델 이외에 타사의 국산 AI 모델도 30% 이상 함께 활용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SK텔레콤은 자체 모델 'A.X K2'를 중심으로 업스테이지의 '솔라 오픈 2', 모티프테크놀로지스의 '모티프 3', LG AI연구원의 'K-엑사원 2.0' 등을 활용 모델로 제시했다. KT는 자체 모델 '믿음 K 2.5 Pro'와 함께 업스테이지의 '솔라 프로 4', 모티프테크놀로지스의 '모티프 3' 등을 조합했고, 카카오는 자체 모델 '카나나'에 LG AI연구원의 '엑사원'과 'K-엑사원 2.0' 등을 결합하는 방식을 제시했다.
여기에 각사는 다수의 기업·기관을 컨소시엄으로 구성해 검색·쇼핑·주거·교육·금융 등 국민 생활과 밀접한 서비스로 AI를 확장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다양한 이용자 접점을 확보해 실제 사용으로 이어질 수 있게 했다는 측면에서 차별화했다는 평가다.
SK텔레콤 컨소시엄은 대국민 AI 서비스를 오는 10월에 베타 서비스로 선보인 뒤 연내 정식 출시할 계획이다.
SKT 컨소시엄이 만드는 AI 서비스는 공공 영역에서는 국민이 직접 찾아보지 않아도 필요한 혜택과 정보를 먼저 알려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를 위해 SKT는 정부24, PASS와 연계해 주민등록표등본 등 각종 증명서 83종을 발급받는 기능을 구현할 계획이다. 이용자의 건강기록을 바탕으로 맞춤 진료 정보를 제안하는 의료 연계 기능도 준비하고 있다.
예를 들어 건강검진을 받은 이용자에게는 AI가 ‘건강관리 비서’가 될 수 있다. 흩어져 있던 검진 결과와 진료·처방 이력을 한곳에 모아 쉬운 말로 풀어 설명하고, 다시 검사가 필요한 항목은 잊지 않도록 챙겨주는 방식이다. 증상을 말하면 가까운 병원을 안내하고 진료 예약까지 연결하는 기능도 준비하고 있다.
KT 로고ⓒKT
생활 영역에서는 AI가 이용자를 대신해 전화 걸기, 예약 등 번거로운 일을 처리할 수 있도록 고도화할 계획이다. 실제 행동을 수행하는 만큼, 실행 과정에서 이용자 확인과 승인, 개인정보 최소 활용 등 이용자가 통제할 수 있는 신뢰 설계를 함께 적용한다.
SK텔레콤 컨소시엄은 에이닷 운영 경험을 기반으로 AI가 정보를 검색하고 답하는 수준을 넘어 전화·문자, 예약, 행정업무까지 직접 수행하는 행동형 AI를 내세웠다.
예를 들어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이 최근 채용 공고를 물으면, AI가 신규 공고와 관련 청년 정책을 함께 안내한다. 여기에 관심 공고를 등록해두면 서류 마감 일정을 챙겨주며 자기소개서 작성과 면접 준비까지 돕는 방식이다.
또한 가게를 운영하는 소상공인에게는 ‘가게 운영 컨설턴트’ 역할을 할 수 있다. 매출·비용·세금 현황을 정리해 보여주고, 받을 수 있는 정부 지원 사업을 찾아 신청 자격과 일정을 안내하는 기능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무신사·직방·EBS 등 생활 플랫폼 결합…KT, 앱 넘나드는 ‘AI 에이전트’ 구현
KT 컨소시엄에는 무신사, 직방, 다음, EBS, 매스프레소, 솔트룩스, BC카드, 커넥트웨이브, 딥서치 등 국민 생활 전반에서 폭넓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서비스 기업이 참여하고 있으며, 이들의 서비스 접점은 합산 6000만 이상 규모에 달한다.
KT 컨소시엄은 범용 AI 에이전트를 활용해 채널 경계 없는 AI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 전략이다. 이를 통해 이용자는 새로운 앱을 따로 쓰지 않아도 평소 이용하던 서비스 안에서 동일한 AI 경험을 자연스럽게 누릴 수 있다.
예를 들어 첫 독립을 앞둔 직장인이 월세 예산과 출퇴근 시간을 입력하면 AI가 직방의 매물 정보를 바탕으로 조건에 맞는 집을 추천하고 관리비와 교통편까지 비교해준다. 이후 집을 계약하면 전입신고와 주소 변경 등 이사 후 필요한 행정 절차를 먼저 알려주고 관련 업무까지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자녀의 학습을 돕는 부모가 아이의 과학 수업 내용을 물으면 AI가 연령과 학습 수준에 맞춰 개념을 설명하고 EBS·콴다의 관련 콘텐츠를 추천한다. 이해가 어려운 부분은 3D 시각화 자료로 만들어주는 등 학습 수준에 맞는 콘텐츠와 학습 방법까지 이어서 제공한다.
‘모두의 AI’는 이용자 동의를 기반으로 관심사와 일정, 진행 중인 과업 등을 기억하는 개인화 메모리 기능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단순히 검색하고 답하는 AI를 넘어, 분야별 전문 서비스를 연결해 국민의 실제 과업을 해결하는 AI Agent 서비스로 발전시켰다. 또한 포털 ‘다음’의 검색 역량을 더해 최신 정보 탐색부터 검색·추천·개인화, 전문 서비스 연계까지 하나의 AI 경험으로 제공한다.
카카오 '모두의 AI' 컨소시엄ⓒ카카오
카카오, LG유플러스·AI 기업과 협력…전화·시니어케어 등 생활 밀착형 AI 확대
카카오 컨소시엄은 카카오톡과 전화 AI를 접점으로 ‘모두의 AI’ 서비스를 구축할 예정이다. 서비스는 ▲범용 AI 챗봇 ▲공공 AI 에이전트 ▲분야별 특화 AI 에이전트로 구성되며, 이를 하나의 흐름으로 자연스럽게 연결해 AI 활용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것이 목표다.
특히 LG 계열사와의 협업을 통해 통신·디바이스·AI 모델을 결합해 AI 활용 영역을 넓히는 데 주력한다.
구체적으로 LG유플러스와 함께 연내 범용 전화 AI 서비스의 라이트(Lite) 버전을 출시하고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간다. 또한 PlayMCP·AI 에이전트 마켓플레이스와 연계해 유망 AI 기업이 특화 에이전트를 직접 제작·시험·유통할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다양한 특화 에이전트를 빠르게 확보한다. 이 밖에 시니어케어·세무 등 생애 주기별 특화 서비스도 함께 제공한다.
컨소시엄은 오는 9월 중 베타 서비스를 공개한 뒤, 이용자들로부터 다양한 의견과 사례를 청취 및 반영해 서비스를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이후 연내 정식 서비스를 선보인다.
전 국민 서비스 지속 가능성이 관건…정부 지원 이후 수익모델 시험대
통신사·플랫폼이 정부 추진 사업에 참여함으로써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이용자 접점과 서비스 운영 레퍼런스를 추가로 확보할 수 있게 된 것은 대표 수혜로 꼽힌다. 별도의 마케팅 비용을 크게 들이지 않고도 수천만명 규모의 이용자 데이터와 대규모 서비스 운영 경험을 축적할 수 있어서다.
정부의 엔비디아 GPU(그래픽처리장치) B200 지원을 대거 받을 수 있다는 것도 실익이다. 최종 선정 사업자 입장에서는 자체 비용만으로 확보하기 어려운 엔비디아 B200을 지원받아 실제 AI 서비스 개발·운영에 활용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AI 고도화와 사업 확대 발판이 될 수 있다.
이들 3개 사업자의 '모두의 AI' 프로젝트는 AI 사업 상용화 등 신성장동력 확보 차원에서 필수불가결한 도전이기도 했다는 평가다.
카카오는 카카오톡이라는 강력한 이용자 접점은 있어도 자체 모델 카나나의 상용화 출구가 약했고, 통신사들도 기존 통신서비스와 AI를 연결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해야 한다. 실제 통신사들은 AI 사업 핵심 과제로 수익화를 제시하고 B2C AI를 성장·사업화 단계로 보고 있다. 결과적으로 이번 '모두의 AI' 프로젝트는 그 공백을 메우는 통로가 됐다는 진단이다.
과기정통부는 9월 중 3개 사업자와 협약을 체결하고 베타서비스를 거쳐 연내 '모두의 AI' 서비스를 정식 출시할 계획이다.
선정 기업은 범용 AI 챗봇 서비스와 공공 AI 에이전트를 전 국민 대상으로 제공해야 한다. 정부는 기본 기능을 넘어서는 고급 기능이나 개인 맞춤형 서비스는 참여 기업이 유료로 운영할 수 있도록 허용할 방침이다.
이용량이 늘어나더라도 범용 AI 챗봇과 공공 AI 에이전트의 필수 기능은 국민이 비용과 이용량 제한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원칙이다. 기업은 광고를 붙이거나 고도화 기능·부가 서비스를 유료화하는 방식으로 자체 수익모델을 결합할 수 있다.
다만 정부가 전 국민 무료 AI 보급을 목표로 출범시킨 사업인 만큼 이용자의 비용 부담이 큰 방식으로 수익을 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따라서 정부 지원 종료 이후 어떤 방식으로 비용을 감당하고 자체 수익모델을 구축할 수 있을지가 서비스의 지속 가능성을 가를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