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전 부메랑 맞은 트럼프…“美농민, 수십년 만의 최악 위기”
입력 2026.08.27 01:26
수정 2026.08.27 05:05
전쟁에 경유·비료값 급등…관세전쟁까지 '이중고'
美 작물농가 손실 43조원 전망…1980년대 이후 최악
중간선거 앞두고 핵심 지지층 '팜벨트' 민심도 흔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 미 워싱턴DC 백악관 오벌오피스(대통령 집무실)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작한 이란 전쟁의 충격이 미국의 핵심 지지 기반인 농촌 지역으로 되돌아오고 있다. 전쟁 장기화로 경유와 비료 가격이 치솟은 데다 관세전쟁에 따른 수출 부진까지 겹치면서 미 곡물 농가들이 40년 만에 최악의 경영 위기에 빠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5일(현지시간) 미국 중서부 '콘벨트'(옥수수 지대) 농민들이 1980년대 농업위기 이후 가장 심각한 상황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농기계 등에 사용하는 경유 가격은 이란 전쟁 직전 갤런당 3.81달러(리터당 약 1400원)에서 최근 갤런당 5.45달러로 43%가량 치솟았고 비료 가격도 t당 900달러를 넘어섰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공급 차질이 에너지와 비료 시장을 동시에 흔든 결과다.
문제는 농산물 가격 상승만으로 급증한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미국 농민들은 이미 낮은 곡물 가격과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에 따른 중국 수출 감소로 타격을 입은 상태였다. 미국농업인연맹(AFBF)은 정부 지원이 없다면 올해 미 작물 농가 손실이 310억 달러(약 43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수익성 악화가 최소 2027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가 110억 달러 규모의 추가 농가지원을 추진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비용 급등을 메우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불만이 나온다.
정치적 부담도 커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란 전쟁과 관세정책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정책 두 가지가 동시에 비료·연료·농기계 비용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중서부 농촌은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보낸 지역이다. 중간선거를 불과 두 달여 앞두고 '트럼프표 정책'의 비용을 핵심 지지층이 직접 떠안는 모양새가 된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