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감찰관' 최길수가 가야 할 길
김혜경 여사·수석급 이상 감찰 대상
국무총리·장관·안보실은 사정권 밖
최측근 김현지 부속실장도 현행법상 제외
"사각지대 축소·독립성 확보가 첫 과제"
최길수 특별감찰관 후보자가 25일 서울 종로구 특별감찰관 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뉴시스
대통령 친인척과 대통령비서실 수석급 이상 참모가 감찰 대상에 포함되는 반면, 국무총리와 장관, 비서관급 참모 등은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명 대통령이 최길수 변호사를 특별감찰관 후보자로 지명하면서 10년 만에 부활하는 특별감찰관 제도의 실제 감찰 범위와 실효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감찰 대상과 주요 비위 행위
현행 '특별감찰관법'상 감찰 대상은 대통령의 배우자 및 4촌 이내 친족, 그리고 대통령비서실의 수석비서관급 이상 공무원으로 한정된다. 이에 따라 김혜경 여사와 대통령의 자녀·형제자매가 대상에 포함되며, 청와대에서는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과 김용범 정책실장 등 수석급 인사가 감찰을 받게 된다.
주요 감찰 대상 비위 행위는 △외부 업체와의 차명·수의계약 △인사 관련 부정청탁 △금품·향응 수수 △공금 횡령 및 유용 등이다. 특히 인사 청탁이나 법인카드 사용처럼 합법과 불법의 경계가 모호해 논란이 되기 쉬운 사안일수록 감찰의 주요 초점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감찰망의 제도적 사각지대
그러나 정치권과 법조계 일각에서는 감찰 대상 설정에 사각지대가 존재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국무총리와 각 부처 장관은 법적으로 특별감찰관의 감찰 대상이 아니며, 위성락 국가안보실장과 안보실 1~3차장 역시 감찰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조직법상 국가안보실은 대통령비서실과 별개의 대통령 보좌기관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또한 대통령을 가장 가까이서 보좌하는 김현지 제1부속실장 역시 직급이 수석비서관급에 미치지 못해 현행법상 감찰망을 벗어나 있다. 이같은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해 12월 감찰 대상을 ‘비서관급’까지 확대하는 내용의 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해당 개정안의 국회 처리 여부가 향후 특별감찰관의 실질적 감찰 범위를 결정할 변수로 꼽힌다.
수사권 부재와 제도적 한계
감찰망에 걸리더라도 특별감찰관의 권한에는 한계가 명확하다. 자료 제출 요구권은 행사할 수 있으나, 검찰이나 경찰과 같은 직접 수사권이나 기소권은 없다. 비위 정황을 포착하더라도 수사기관에 고발하거나 수사를 의뢰하는 것이 전부여서, 실제 처벌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검찰과 경찰 등 수사기관의 후속 수사가 필수적이다. 이에 따라 최 후보자가 임명될 경우 감찰 결과를 바탕으로 수사기관과의 신속한 공조를 이끌어내는 능력이 첫 번째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이같은 구조적 한계는 제도의 잔혹사 및 태생적 한계와도 맞물려 있다. 2014년 제도 도입 후 2015년 박근혜 정부 당시 이석수 변호사가 초대 감찰관으로 취임했으나, 2016년 우병우 민정수석 감찰 내용을 유출했다는 의혹에 휘말리며 사퇴했다. 이후 검찰 수사에서 국가정보원이 우 전 수석의 지시로 이 전 감찰관을 뒷조사한 사실이 드러났고, 2018년 무혐의 처분이 내려졌다. 이후 문재인·윤석열 정부 모두 공수처와의 기능 중복이나 국회 추천 절차 등을 이유로 이 자리를 장기간 공석으로 두었다. 권력을 감시하는 기구의 특성상 권력 내부의 부담감이 제도 표류의 주요 요인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독립성 확보와 기존 권력 감시 기구와의 역할 정립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특별감찰관은 3년의 임기와 독립적 지위를 보장받지만, 감찰 착수 및 종료 시 대통령에게 즉시 보고해야 하는 구조적 특성이 있다. 또한 민정수석실, 공수처 등 이미 존재하는 감시 기구들과 업무가 중복될 경우 책임 미루기나 역기능이 발생할 수 있어, 각 기관 간 정보 공유 및 협업 체계 구축이 필수적이다.
결국 10년 만에 부활하는 특별감찰관 제도가 실효성을 거두기 위해서는 △감찰 사각지대를 좁히는 법률 개정 △수사기관 및 관련 기구와의 공조 체계 구축 △대통령실의 객관적인 감찰 수용 태도라는 세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