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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돈 내고 치르는 장례인데…화환·음식까지 간섭하던 관행 제동

박진석 기자 (realstone@dailian.co.kr)
입력 2026.08.25 10:00
수정 2026.08.25 10:00

유족 동의 없는 근조화환 처분 제한…과일·음료·주류 외부 반입 허용

1000만원 안내 뒤 1600만원 청구 사례도…계약 전 장례비용 설명 의무

공정거래위원회.ⓒ뉴시스

유족에게 들어온 근조화환을 장례식장이 특정 업체에 넘기거나 외부에서 가져온 과일·음료까지 일률적으로 막던 관행에 제동이 걸린다. 갑작스러운 장례 과정에서 예상하지 못한 비용이 불어나는 일을 줄이기 위해 계약 전 이용료와 서비스 내용도 미리 설명해야 한다.


25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화환의 소유권과 처리 방법, 외부 음식물 반입 기준, 장례비용 사전 설명 의무 등을 담은 '장례식장 표준약관'을 개정했다.


그동안 일부 장례식장에서는 조문객이 유족에게 보낸 화환을 직접 처분하지 못하게 한 뒤 수거·재사용 업체에 판매하는 사례가 있었다. 장례식장과 협력관계에 있는 특정 업체에 낮은 가격으로 판매하도록 강제하는 문제도 발생했다.


실제 국민신문고에는 장례식 첫날 장례식장 측 화환업체가 발인 날 가져가겠다며 화환을 1000원에 팔도록 요구했다는 민원이 접수됐다. 유족이 직접 화환을 처분하면 불이익을 주겠다고 압박하거나 특정 꽃집이 화환을 독점해 가져간다는 민원도 제기됐다.


개정 약관은 장례식장에서 사용된 화환의 소유권이 유족 등 이용자에게 있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장례식장이 화환을 처리하려면 반드시 이용자와 사전에 협의해야 한다.


외부 음식물 반입 기준도 새로 마련했다. 기존에는 별도 규정이 없어 장례식장이 외부 음식물 반입을 일률적으로 제한하는 경우가 있었다.


앞으로 밥, 국, 전, 반찬류, 육류, 떡 등 외부에서 조리된 음식은 식중독 등 위생사고를 막기 위해 원칙적으로 반입이 제한된다. 다만 장례식장과 사전에 협의하면 예외적으로 가져올 수 있다.


조리되지 않은 음식은 반입할 수 있다. 자르거나 가공하지 않은 과일과 소비기한·제조일자 등이 표시된 음료를 비롯해 주류, 과자, 견과류, 마른안주 등이 해당한다.


장례식장과 협의하지 않고 가져온 외부 음식으로 식중독 등 위생사고가 발생하면 이용자가 책임을 진다. 장례를 마친 뒤 남은 제물이나 음식도 가져갈 수 있지만 이후 발생하는 위생사고 역시 이용자가 책임져야 한다.


예상하지 못한 장례비용이 추가되는 문제를 줄이기 위한 장치도 마련했다. 장례는 갑작스럽게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소비자가 여러 장례식장의 가격과 서비스를 충분히 비교하기 어렵다. 장례 절차가 시작된 뒤에는 추가 비용이 발생하더라도 서비스를 중단하거나 조건을 변경하기 쉽지 않다는 문제가 있었다.


국민신문고에는 최초 상담과 견적 확인 당시 최고 1000만원 정도로 안내받았지만 최종적으로 1600만원을 청구받았다는 민원도 접수됐다. 가격 표시가 제대로 돼 있지 않은 상태에서 결제를 유도했다는 사례도 있었다.


이에 이용료 구성 항목을 안치실, 염습실, 빈소, 접객실, 예식실 등 시설 임대료와 염습비, 예식비 등 장례 관련 수수료, 장례용품비, 청소·관리비 등으로 구체화했다.


장례식장은 계약을 맺기 전 이용시설과 이용료, 장례의식 내용을 소비자에게 설명해야 한다. 이용료를 받을 때는 거래명세서와 카드·현금 영수증 등도 교부하도록 했다.


이번 개정은 국민권익위원회의 제도개선 권고를 반영해 한국장례협회의 표준약관 심사 청구를 받아 추진됐다. 공정위는 개정 표준약관을 홈페이지에 게시하고 사업자단체 등에 통보해 사용을 권장할 계획이다.

박진석 기자 (real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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