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세대’ 정비구역 권한 이양에 서울시 반발…“실효성 없고 난개발 우려”
"정비사업 중 서울시 처리기한은 2.7% 뿐"
"개별 자치구 단위 정비구역 지정 시 광역 도시계획 붕괴"
서울시청.ⓒ데일리안DB
서울시가 500가구 이하 재개발·재건축 현장에 대해 구청장 등 기초단체장에게 권한을 주겠다는 정부와 더불어민주당 발표에 반발했다.
서울시는 24일 입장문을 내고 "서울에서 추진 중인 정비사업의 규모와 실제 인·허가 절차를 고려하면 500가구 이하 사업의 권한을 자치구로 이양한다고 해서 주택공급이 공급이 획기적으로 늘거나 사업 기간이 단축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지난 23일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고위당정협의회에서 서울 내 500가구 이하 재개발·재건축 사업에 대해 기초자치단체장이 정비구역을 지정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추진하기로 했다. 서울시가 가지고 있는 권한을 자치구에 분산해 재개발·재건축 기간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다만 서울시는 자치구가 권한을 가진다고 해서 사업 속도가 줄어들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시는 "서울시가 행사하는 권한은 구역지정을 위한 심의와 사업시행을 위한 통합심의 뿐"이라며 "2가지 심의 소요기간은 약 4개월이며 정비사업 전체 기간 12년을 기준으로 하면 서울시 처리기간은 2.7%에 그친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500가구 이하 추진 사업 193개소 중 구역지정 단계는 31개소로 전체의 16%"라며 "대다수가 이미 자치구 인허가 과정에 올라 순항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비사업의 속도를 높이는 것은 권한의 위치가 아니라 실질적인 지원제도와 시스템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개별 자치구 단위로 정비구역이 지정될 경우 난개발을 초래할 수 있다고도 우려했다.
서울시는 "서울은 그 자체로 하나의 유기적인 거대 생활권"이라며 "사업성을 확보하기 위한 용적률과 높이 등 도시계획적 지원과 상하수도, 도로, 공원 등 도시 인프라 전반의 종합적인 검토가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개별 자치구 단위로 결정하게 되면, 광역 도시계획이 무너지고 결국 난개발을 초래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돌아간다"며 "자치구는 서울 전체의 균형발전보다 개별 조합의 수익성 요구나 주민 찬반 갈등에 휘둘리기 쉬워, 과밀개발과 사업 지연을 유발하고 장기적으로 주거 환경의 질적 저하를 초래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내가 살고 있는 바로 옆 동네인데 기준이 다르게 세워진다면 구역 간 형평성 논란은 물론 심각한 주민 갈등이 유발될 것"이라며 "순조롭게 추진되던 구역들조차 500가구 기준에 맞추기 위해 사업지를 억지로 쪼개거나 제척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업을 지연시키는 것은 자치구 행정 때문이라는 주장도 내놨다.
시는 "일부 자치구에서는 법적 요건이 충족되었음에도 사업시행자 지정 승인을 2개월째 보류하고 있고 통합심의까지 통과한 사업장에도 '갈등 예방'이라는 명분으로 민관 합동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는 등 자치구 단계에서 행정을 지연시키는 사례가 더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고 했다.
이에 서울시는 재개발·재건축 속도를 높이기 위해 이주비 대출 등 정부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이에 앞서 서울시는 정부에 ▲이주비 대출 규제 완화 ▲조합원 지위양도 제한 한시 유예 등을 건의해왔다.
서울시는 "'500가구 이하 정비구역 지정 권한 자치구 이양' 대책이 과연 시민들의 주거 고민을 진심으로 덜어주고 실질적인 주택공급을 늘리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한 결과인지 강한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부와 여당은 실효성은 떨어지고 현장의 혼란만 키우는 정책을 전면 재검토하고 이미 추진 중인 정비사업이 속도감 있게 진행될 수 있도록 보다 강력하고 실질적인 지원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