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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정비사업 속도 제고는 ‘OK’, 용적률·조합원 지위양도 제한 규제 완화는 ‘NO’

임정희 기자 (1jh@dailian.co.kr)
입력 2026.08.20 07:00
수정 2026.08.20 07:00

정부·서울시, 민간 정비사업 규제완화 ‘온도차’

이주비 대출 문턱 낮췄지만…용적률 높이다간 집값 오른다

정부 정비사업 ‘신중론’에 “공급 시기 놓쳐” 비판도

서울 동작구 일대 아파트 밀집지역 모습. ⓒ뉴시스

정부와 서울시가 주택 공급 확대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민간 정비사업 규제 완화 수준에 대해선 시각차를 보이고 있다.


서울시는 용적률과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등을 추가로 완화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정부는 과도한 규제 완화가 집값을 자극할 가능성을 경계하는 모습이다.


20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면담을 통해 주택 공급 확대 방안을 논의한다.


이번 면담에서는 민간 정비사업 규제 완화 등 서울시의 건의사항도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오 시장은 지난 18일 국무회의에서도 정부에 민간 정비사업 용적률 상향과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완화, 재개발 임대주택 의무 비율 조정 등을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지난 13일 발표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에는 민간 정비사업을 지원하는 내용이 다수 포함됐다.


우선 정비사업 이주비 대출의 담보인정비율(LTV)을 산정할 때 종전자산평가액과 종후자산평가액 가운데 큰 금액을 담보가치로 적용하기로 했다. 이주비 대출 등은 금융회사의 가계대출 총량관리 목표에서도 별도로 관리한다.


재개발 조합 설립에 필요한 토지등소유자 동의율은 현행 75%에서 재건축과 같은 70%로 낮춘다.


시공사 선정 절차도 간소화한다. 현행에서는 시공사 선정 입찰에 한 곳 이하의 건설사만 참여하면 유찰되고, 두 차례 이상 유찰돼야 수의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이에 한 곳만 응찰해 유찰된 경우에는 재입찰 절차를 간소화해 시공사 선정에 걸리는 기간을 줄인다는 내용을 반영했다.


공사비 증액 등을 둘러싼 조합과 시공사 간 갈등으로 사업이 지연되는 것을 막기 위한 방안도 마련됐다.


국토부에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갖는 정비사업 전문 중재기구를 설치해 분쟁을 신속하게 조정한다는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그동안 정부가 공공 주도 공급에만 초점을 맞춘다는 인식이 있지만, 공급 주체보다 공급 확대 자체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이번 대책에도 민간 정비사업의 걸림돌을 완화하기 위한 방안을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서울시는 정비사업을 통한 도심 공급을 실질적으로 늘리려면 한층 전향적인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공공 정비사업에는 3년간 한시적으로 법적 상한 용적률의 1.3배까지 허용하는 인센티브가 추진되고 있지만, 민간 부문에 대한 논의는 전무하다.


이에 서울시는 민간 정비사업에도 법적 상한 용적률의 1.2배까지 허용하는 특례를 적용해야 한다고 정부에 지속해서 건의하고 있다.


재개발 사업에서 용적률 완화에 따라 확보해야 하는 임대주택 비율도 현행 완화 용적률의 50%에서 재건축과 같은 30%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고 보고 있다.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도 쟁점이다. 지난해 10·15 대책으로 서울 전역이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면서 재건축은 조합설립인가 이후, 재개발은 관리처분계획인가 이후 조합원 지위 승계가 제한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조합원 중 노후 자금이 필요한 분들이나, 분담금 문제로 집을 팔고 나가고 싶은 분들까지 조합원 지위양도 제한 때문에 현금청산 당할 처지”라며 “갑작스러운 규제지역 지정으로 퇴로가 막힌 분들을 위해 유예하자는 차원에서 정부에 규제 완화를 건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추가 규제 완화에 신중한 입장이다. 정비사업의 사업성을 높여 공급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지만, 단기에 집값을 자극할 가능성도 있어서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18일 국무회의에서 오 시장의 규제 완화 건의에 대해 “공급을 늘리자는 것이지 집값을 폭등시킬 가능성을 높여서는 안 된다”며 “긍정과 부정의 양면성이 함께 존재한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 관계자는 “용적률 완화는 특정 지역이 아니라 서울 전체에 적용되는 것인데 이 때문에 투기 수요가 확산되고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데엔 공감하기가 어렵다”고 주장했다.


심형석 법무법인 조율 연구위원도 “정비사업 규제를 완화하면 집값이 오를 수 있지만, 이 때문에 공급이 막혔다간 집값은 더 가파르게 오를 것”이라며 “단기 부작용이 있더라도 이를 감수하고 주택 공급 효과를 내는 것이 옳다고 본다”고 말했다.

임정희 기자 (1j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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