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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배 늘어난 ‘괴물 폭우·극한 폭염’…전문가 “앞으론 더 잦을 것”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입력 2026.08.10 13:17
수정 2026.08.10 13:17

카이스트 연구팀, 복합재난 변화 연구

과거 30년 대비 최근 4년 재난 빈번

연중 1일이던 극단적 위험 최근 5일

“현 체계로는 복합재난 대응 못 해”

폭염 경보 속 외부 기온이 47도를 기록하고 있다. ⓒ연합뉴스

집중호우와 폭염이 반복되는 ‘복합재난’이 과거 대비 5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복합재난이 구조적으로 심화하는 만큼 현 체계의 재난 대책으로는 대응이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10일 그린피스는 ‘한국 폭염·폭우 복합재난 위험도 변화’를 김형준 카이스트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교수팀에 연구 의뢰한 결과 예전에 1년에 한 번 있었던 심각한 폭우나 폭염이 최근에는 5일 이상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했다.


이번 분석은 1991년부터 2020년까지 자료와 2021년부터 2024년까지 데이터를 비교했다. 6월부터 9월까지 월복합강도지수(CI28)를 비교한 결과 복합재난 강도는 세 배 가까이 심해졌다. 참고로 CI28은 한 달간 발생한 강수량 극한값과 기온의 최고 기록을 하나로 합친 지표다. 쉽게 설명해 한 달간 폭우와 폭염이 얼마나 강하게 나타났는지를 한눈에 보여주는 수치다.


과거 30년 CI28 강도 중앙값은 0.55였으나 최근 4년은 1.65를 기록했다. 그린피스는 중앙값이 상승한 것은 최근 4년간 재난의 전반적인 수준 자체가 과거보다 심해졌음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김형준 교수는 “폭우와 폭염 같은 두 가지 현상이 함께 발생하는 빈도가 늘어나면서 복합적으로 위험이 커지고 있다”며 “복합재난이 구조적으로 심화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전북 전주시 남부시장 세월교가 불어난 강물로 통제되어 있다.ⓒ뉴시스

극심한 복합재난 발생 일수도 크게 늘었다. 지난 30년 CI28 지수가 ‘극단적으로 심한 날’이 가장 가파르게 늘었다. 해를 거듭할수록 재난 위험이 심한 날이 더 많이 늘었다는 의미다.


CI28이 상위 10% 이상 심한 날은 지난 30년 12.2일에서 최근 4년 25일로 약 2배 증가했다. 상위 5% 정도로 심한 날은 5.5일에서 14.2일로 2.6배, 가장 심한 상위 1% 기준은 1.1일에서 5.2일로 4.8배 증가했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1년에 하루 정도였던 극단적 위험이 최근에는 5일 이상 나타난 것으로, 매우 드물게 발생하던 극단적인 재난이 앞으로 더 자주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뜻한다”라고 말했다.


지역별로는 전국 모두 복합재난 강도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충청북도, 강원특별자치도, 제주특별자치도는 지난 30년 대비 2배 이상 상승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한국, 일본과 같은 몬순 기후권에서는 여름철 집중호우 직후 폭염이 이어지는 패턴이 최근 반복적으로 관찰되고 있다.


북태평양고기압, 남아시아저기압, 몬순저기압이 만들어낸 정체전선이 집중호우를 발생시키는데, 이 정체전선이 소멸하고 북서태평양 고기압이 강화·북상하며 하강기류와 지표 온도 상을 유발해 곧바로 폭염으로 전환된다. 같은 대기 순환 시스템이 불과 2주 만에 호우 유발 구조에서 폭염 유발 구조로 전환하는 것으로, 폭우와 폭염이 독립된 두 재해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강성원 그린피스 운동가는 “이번 연구는 기후 위기로 재난이 이전과는 다른 양상으로 오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폭우나 산불 등 한 가지 재난에만 대응하는 현 체계로는 복합재난을 대비할 수 없다. 복합재난 규모와 빈도를 고려한 사전 대비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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