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제주·인천서도 1위…'명심' 경쟁 우위에 정청래와 격차 벌렸다
입력 2026.08.09 07:00
수정 2026.08.09 07:00
제주·인천서 2만2537표로 선두 올라
'당정일체·명심' 앞세운 전략 통한 듯
격차 적은 만큼 향후 경쟁 치열할 전망
鄭 "내주 토론회서 결정적 승부낼 것"
김민석(왼쪽)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와 정청래 후보가 8일 오후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인천광역시당 정기당원대회 및 당대표·최고위원 선출 순회경선에 참석해 있다.ⓒ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의 새 당대표 선출을 위한 8·17 전당대회 제주·인천 순회경선에서 김민석 후보가 1위를 차지하며, 누적 득표율 선두로 올라섰다. 김 후보는 이재명 정부와의 국정 호흡과 지방주도 성장론을 앞세워 당심을 파고든 반면, 정청래 후보는 검찰개혁과 당원주권을 강조하며 맞섰다. 특히 인천에서는 두 후보 간 득표율 격차가 2%p에도 미치지 않는 초접전이 펼쳐졌지만, 제주에 이어 인천에서도 김 후보가 승리하면서 경선 초반 판세가 요동치는 모습이다.
민주당은 8일 인천 남동구 남동체육관에서 인천 순회경선 합동연설회를 진행했다. 이날 공개된 제주·인천 권리당원 투표 결과 김 후보는 2만2537표(47.75%)를 얻어 1위에 올랐다. 정 후보는 1만9862표(42.08%)로 2위, 송영길 후보는 4799표(10.17%)로 3위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제주에서 김 후보가 8742표(52.64%)를 얻어 정 후보(6625표·39.89%)를 12.75%p 차로 앞섰다. 인천에서도 김 후보가 1만3795표(45.09%)로 정 후보(1만3237표·43.27%)를 제쳤다. 인천에서는 두 후보의 격차가 558표에 불과했다.
앞서 충청권에서 근소한 차이로 정 후보를 앞섰던 김 후보는 제주·인천에서 연이어 승리하며 누적 득표에서도 선두로 올라섰다. 충남·충북·대전·세종·울산·부산·경남·제주·인천(개최순) 경선 합산 결과 김 후보는 7만6844표(45.42%)로 정 후보(7만5380표·44.56%)를 1464표, 0.86%p 차로 앞섰다.
김 후보의 연승 배경으로는 이재명 정부와의 일체감을 강조하는 전략이 꼽힌다. 김 후보는 이날 연설에서 인천의 지역 현안과 정부의 산업 정책을 연결하며 자신이 집권여당을 안정적으로 이끌 적임자라는 점을 부각했다.
김 후보는 정부가 추진하는 3대 메가프로젝트를 두고 "호남에서 시작하고 충청·영남으로 이어져 대한민국을 살리는 21세기판 약무호남시무국가 프로젝트"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인천 구도심과 경기북부, 강원 접경지역 등 수도권 내에서도 역성장과 역차별을 겪는 지역을 위한 새로운 성장 전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지방주도 성장, 지방주도 경제의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있다"며 "당대표가 되면 1주일에 이틀 이상 지방에서 상주하면서 지방주도 정치 시대를 열겠다"고 약속했다. 중앙정부를 찾아다니며 지원을 요청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지방이 직접 정치와 성장을 주도할 수 있는 당의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것이 김 후보의 구상이다.
이재명 대통령과의 관계도 거듭 강조했다. 김 후보는 "지난 몇 년간 대통령님과 국정 철학과 국정 방향을 공유해왔다"며 "유능한 민주당, 든든한 당대표가 되겠다. 대체불가 대한민국, 대체불가 민주당을 이 대통령과 함께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는 전당대회 초반부터 이어진 '명심' 경쟁에서 김 후보가 자신의 강점으로 내세운 '당정 호흡'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재명 정부 출범 초기인 만큼 강한 개혁을 앞세우는 것보다 대통령과 호흡을 맞춰 국정을 뒷받침할 수 있는 당대표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로 당원들에게 접근한 것이다.
반면 정 후보는 김 후보를 직접 겨냥하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그는 이번 전당대회를 "반명 분열주의와 신천지 의혹 제기로 당을 갈라치기하고 당원들 가슴에 피멍 들게 한 후보를 당원들이 심판하는 선거"라고 주장했다. 이어 김 후보를 향해 "갈등 제로를 만들고 싶다면 반명, 분열주의를 입에 올려 당원들을 갈라치기하고 근거 없는 신천지 의혹 제기로 당을 위험에 빠뜨린 것부터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 후보의 과거 정치 행보도 문제 삼았다. 정 후보는 "18년간 가출했던 사람이 집에 돌아와 집문서 내놓으라 한다"며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을 배신하고 정몽준에게 날아갔던 아픈 추억을 기억한다"고 말했다. 이어 "4년 전에는 지방선거 패배가 이재명 탓이라고 이재명을 공격했던 그가 친명을 자처하고 있다"며 "속지 말라"고 했다.
정 후보는 자신이 당대표가 돼야 이재명 정부의 개혁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당과 이 대통령은 정청래가 지키겠다"며 "저는 컷오프가 됐어도 탈당하지 않고 배신하지 않고 당과 의리를 지켜왔다"고 피력했다.
송 후보는 두 후보와 차별화하며 검찰개혁보다 민생과 경제에 무게를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정 후보의 연임 도전을 지적하면서 "이제 다 했다. 뼈해장국도 세 번 하면 국물이 안 나온다"고 말했다.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을 주장하기도 했다. 또 부동산과 주식시장 안정, 3대 메가프로젝트 등을 거론하며 경제 문제 해결 능력을 강조했다.
그는 "3명의 후보 중 유일한 광역자치단체장 경험이 있고 경제를 안다"며 "이 대통령에게 부족한 점을 제안하고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사선을 넘은 동지로서 이재명을 지켜내겠다"고 호소했다.
결과적으로 김 후보가 제주·인천에서 연속 1위를 차지한 것은 '개혁 대 개혁'의 선명성 경쟁보다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할 당대표를 선택해야 한다는 메시지가 일정 부분 당원들의 호응을 얻은 결과로 분석된다. 특히 김 후보가 지방주도 성장과 지역 현안 등 정책 의제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정 후보의 '개혁·당원주권' 프레임과 차별화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재까지 김 후보와 정 후보의 격차는 0.86%p에 불과하다. 인천에서도 두 후보 간 격차가 1.82%p에 그친 만큼 아직 판세가 굳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강성 권리당원을 중심으로 한 정 후보의 지지세 역시 여전히 견고한 만큼 향후 호남과 수도권 경선에서 두 후보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편 정 후보는 이날 순회경선 결과 발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송 후보와 김 후보와 연대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도 인천에서 제가 이렇게 높은 득표율을 기록한 것 자체가 기적이다. 1%도 안되는 차이로 저에게 힘을 주시는 권리당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제가 압도적으로 TV 토론회를 잘한다는 평가가 있는만큼 다음 주에 있을 토론회에서 결정적 승부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