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호르무즈 '통행료' 카드 꺼냈다…"해협 유지비 요구할 듯"
입력 2026.08.06 04:02
수정 2026.08.06 04:02
호르무즈 해협 관리 위한 '자발적 분담금' 구상 검토
유럽 수입국에 비용 부담 요구…새 에너지 압박 수단 부상
지난 5월 17일 오만의 북부 무산담 반도에 위치한 항구도시 카사브 앞 호르무즈 해협에 선박들이 정박해 있다. ⓒ AFP/연합뉴스
이란이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유지·관리 비용을 명목으로 유럽 국가들에 '자발적 분담금(voluntary contribution)'을 요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협을 직접 봉쇄하는 대신 통행 안전과 유지 비용을 국제사회에 부담시키는 방식으로 새로운 압박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 영국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이란 정부와 관련 기관은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 안전 확보와 해양시설 유지, 환경 관리 등을 이유로 원유 수입국들이 자발적으로 재원을 분담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다. 특히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은 유럽 국가들이 주요 대상이 될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은 공식적으로 이를 '통행료'나 '관세'가 아닌 국제 해상 안전을 위한 자발적 기여금으로 규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제법상 해협 통항의 자유를 직접 침해한다는 비판을 피하면서도 경제적 이익을 확보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이다.
이란은 최근 미국과 이스라엘의 군사적 압박 속에서도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봉쇄하는 조치는 국제적 역풍이 큰 만큼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다. 대신 해협의 전략적 중요성을 활용해 경제적·외교적 영향력을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유럽 국가들은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해협 관리 비용을 특정 국가에 지급하는 방식이 국제해양법과 항행의 자유 원칙에 부합하는지를 둘러싼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미국 역시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로운 항행은 국제사회가 공동으로 보장해야 할 원칙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 이란의 구상이 현실화될 경우 새로운 외교 갈등으로 번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