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세법개정안] 학업·이직 등 비거주 예외 뒀지만…거주용·투기용 가를 수 있을까
입력 2026.08.05 07:30
수정 2026.08.05 07:30
취학·전근·부모 봉양 등 최대 3년 거주 인정
재건축·재개발 공사기간은 절반만 반영
예외 범위 기준 두고 ‘잡음’…“거주 인정 사유, 폭넓게 인정해야”
서울 아파트 전경. ⓒ뉴시스
정부가 실거주 중심으로 부동산 세제를 개편하면서 비거주 주택의 세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자, 취학·전근·질병 등 불가피한 비거주 기간을 실거주로 인정하는 보완책을 마련했다.
다만 예외 사유와 인정 기간이 제한적인 데다, 납세자별로 예외 기준을 적용하는 과정에서 잡음이 발생할 수 있단 우려가 제기된다.
5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정부는 ‘2026년 세제개편안’에 일부 비거주 기간을 거주기간으로 인정해 양도소득세 거주공제와 종합부동산세 거주공제 등에 반영하는 방안을 담았다.
주택 보유기간보다 실제 거주 여부를 중심으로 세제 혜택을 재설계하면서 불가피하게 집을 비워야 하는 1주택자가 불이익을 받는 문제를 보완하기 위한 조치다.
우선 1년 이상 거주하던 주택에서 취학, 직장 변경·전근, 장기간 치료·요양, 학교폭력 피해에 따른 전학, 유학·근무에 따른 해외 체류, 부모 봉양 등의 사유로 다른 시·군으로 주거를 이전한 경우 비거주 기간 중 최대 3년을 거주기간으로 인정한다.
취학은 고등학교와 대학교 진학으로 제한되며, 질병은 1년 이상의 치료나 요양이 필요한 경우에 적용된다. 구체적인 신청·입증 절차는 향후 시행령을 통해 마련할 예정이다.
재개발·재건축으로 기존 주택에 거주할 수 없는 기간도 일부 인정한다. 관리처분계획 인가일부터 신축 주택 입주일까지 가운데 정비사업 공사기간의 50%를 거주기간에 포함한다.
양도세의 경우 2028년 전면 시행되는 장기거주소득공제 공제율 계산부터 적용되며, 종부세는 내년부터 1세대 1주택자 거주공제율과 기본공제 산정 시 거주용 주택 여부를 판단할 때 적용된다.
어디까지 불가피한 비거주인가…경계선 논란
문제는 정부가 정한 예외 사유만으로 다양한 비거주 사정을 모두 포괄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예외 범위를 폭넓게 열어두면 비거주 1주택자가 세제 혜택을 받는 우회로로 활용할 수 있지만, 기준을 지나치게 좁히면 불가피하게 이사한 실수요자가 보호받지 못할 수 있다.
특히 동일 행정구역 내 통학·통근 거리가 크게 달라지는 사례를 비롯해 전근이나 해외 체류가 3년을 넘을 때에도 초과 기간은 거주기간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에선 “유치원, 초등·중학교는 제외냐”, “같은 서울 내에서 학교 때문에 이사한 건 (거주로) 안 쳐주나”, “회사 조직 이동이 3년이 될지, 10년이 될지 어떻게 아나” 등의 의견도 나온다.
재건축·재개발 주택의 공사기간을 절반만 인정하는 방안을 놓고도 불만이 감지된다.
한 재건축 조합 관계자는 “실거주 위주로 세금을 매긴다고 해도, 정비사업의 경우 어쩔 수 없이 공사기간에 전세살이를 하는 거 아니냐”며 “보유에 따른 공제도 없애는 마당에 공사기간 절반만 거주로 인정해주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조치”라고 주장했다.
부동산 업계에서도 시행령 등 세부 기준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거주 인정 사유와 증빙 기준을 구체적으로 설계하는 과정에서 선의의 피해자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반응이 나온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집은 집주인이 사용할 수도, 세입자가 사용할 수도 있는데, 정부는 세입자의 사용 가치는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개인마다 다양한 비거주 사정이 있는데, 정부가 얼마나 세세하게 법령 개정 내용에 반영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심형석 법무법인 조율 수석전문위원은 “비거주에 대해 세 부담을 강화하겠다고 하면서 여러 상항에 예외 조항을 덧대 생긴 문제”라며 “재건축 같은 경우 공사하는 집에 거주할 수가 없는데 어떻게 하라는 건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실 시장에선 실거주 여부를 판별할 때 애매한 부분이 많다. 이왕 예외조항을 만들기로 했으면 폭넓게 인정해 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