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와 AI 현금흐름…투자자가 주목할 두 가지
입력 2026.08.04 06:50
수정 2026.08.04 06:50
눈치보기 장세 당분간 이어질 듯
중요해진 금리 흐름…중동전쟁 관건
AI 기업 현금흐름 우려도 주목해야
"8월, 선제 대응보단 방향 준비해야"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보다 5.12% 내린 6257.45에 장을 마감한 3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가 업무를 보고 있다. ⓒ뉴시스
국내증시가 '반도체 투톱' 흐름에 따라 '널뛰기 장세'를 반복하는 가운데 향후 방향성에 관심이 모인다.
낙관론이 지배적이었던 상반기와 달리 7월 급락장을 겪은 만큼 8월에는 신중한 접근을 강조하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38.00포인트(5.12%) 내린 6257.45에 장을 마쳤다.
지난 금요일 초유의 급등장이 펼쳐진 이후 숨고르기에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통행 관련 이란과의 협상 가능성을 언급해 급등하던 국제유가까지 꺾였지만, 위험자산 선호보다 차익실현에 무게가 실린 모양새다.
'눈치보기 장세'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인공지능(AI) 사이클에 대한 투자심리가 견고한 상황이지만, 끝날 듯 끝나지 않은 중동전쟁, 금리 인상 가능성, AI 관련 현금흐름 이슈 등이 투자심리에 직간접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무엇보다 기업 업황 전반에 직격탄이 될 수 있는 금리가 최대 변수로 꼽힌다.
시장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연내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다만 중동정세나 미국 경제상황 등에 따라 인상할 여지도 남아 있다는 관측이다.
김민규 KB증권 연구원은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동결해 통화정책 불확실성은 일정 부분 해소됐다"면서도 "케빈 워시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물가 안정에 대한 단호한 의지를 드러냈다. 중동 분쟁이 빠르게 해결될 수 있는지가 근본적으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역대급 규모의 AI 설비투자가 외부 자본에 의존하는 흐름이 강화되고 있는 만큼, 금리 인상은 위험자산 선호심리를 급격하게 위축시킬 수 있다.
돈줄이 마르면 AI 설비투자도 줄 수밖에 없고, 이는 AI 수익성에 대한 우려를 가중시킬 수 있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까지 빅테크 설비투자는 내부 영업현금흐름으로 충당되는 비중이 압도적이었다"면서도 "AI 인프라 투자 규모가 확대되면서 회사채 발행과 리스, 프로젝트 파이낸싱 등 자본시장 조달 의존도가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내부 현금흐름 의존도가 낮아질수록 금융시장 환경과 실물 투자 간 연계성은 강해진다"고 부연했다.
오라클 임직원들이 지난 2월 3일 뉴욕증권거래소 개장 벨을 울리며 박수를 치고 있다(자료사진). ⓒAP/뉴시스
문제는 AI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이 외부 자본 공급자들의 심리를 움츠러들게 하는 '정반대 시나리오'도 현실이 될 수 있다는 데 있다.
일례로 투자 재원의 상당 부분을 외부 조달에 의존하고 있는 오라클 관련 불안 심리가 여타 기업으로 확산될 경우, 여파가 상당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김 연구원은 "AI에 투자한 기업들의 CDS(신용부도스와프) 프리미엄 상승도 부담"이라며 "지금까지는 투자한 기업이 잘못되면 지분과 투자금만 손해를 보는 구조였지만 이제는 우발채무 리스크를 떠안고 자신의 신용을 희생하는 위험까지 져야 한다"고 말했다.
매크로·마이크로 변수가 상호 영향을 주는 상황인 만큼, 투자자로선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하 연구원은 "9월 FOMC를 2주 앞두고 블랙아웃 기간에 진입하는 8월 하순에 방향성을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라며 "8월은 방향에 선제적으로 베팅하는 구간이 아니라 방향을 준비하는 구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매크로 불확실성이 정점을 통과할 경우 자본 조달 우려가 약화돼 설비투자 중심 성장에 대한 신뢰가 재확인될 수 있다"면서도 "반대의 경우 조달 여건 악화가 실물투자로 전이되는 경로를 경계해야 한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