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형 구형' 민중기 특검, 오세훈 벌금형에 맞항소…시장직 위기 2심행
입력 2026.07.29 08:37
수정 2026.07.29 08:37
징역 1년6월 실형 구형…벌금 1000만원 당선무효형 선고
"법원이 간접 증거만으로 명태균 진술 인정"…전원 항소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여론조사 결과를 받아보고 후원자에게 비용을 대납하게 한 혐의로 기소된 오세훈 서울시장이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선고 공판을 마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명태균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받고 후원자에게 비용을 대납하게 한 혐의로 1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가운데, 실형을 구형했던 민중기 특별검사팀 역시 맞항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형이 확정되면 오 시장은 직을 잃게 된다.
29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특검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벌금 1000만원을 선고한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조형우)에 전날 항소장을 제출했다. 앞서 특검은 오 시장에게 징역 1년6개월에 추징금 3300만원을 구형한 바 있다.
오 시장은 선고 직후 "법원이 간접 증거만으로 명태균의 진술을 인정했다"며 판결 당일 즉각 항소했다. 오 시장과 함께 기소돼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은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은 사업가 김한정씨도 판결에 불복해 항소하면서 전원 2심에서 혐의를 다시 다투게 됐다.
공직선거법에 따라 오 시장은 이 사건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당선이 무효처리 된다. 일반 형사사건으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피선거권을 잃고, 지방자치법은 지자체장이 피선거권을 박탈당할 경우 직에서 물러나도록 규정하고 있다.
오 시장은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명씨로부터 총 10회(공표 3회·비공표 7회)에 걸쳐 여론조사 결과를 제공받고, 비서실장이던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통해 후원자인 사업가 김한정씨에게 3300만원 상당의 비용을 대신 내게 한 혐의로 지난해 12월 재판에 넘겨졌다. 오 시장 측은 여론조사 의뢰부터 시행까지 모두 김종인 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명씨 상의하에 이뤄졌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재판부는 오 시장이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할 동기가 있었고 관련 비용을 대납하도록 해 정치자금법을 위반했다고 봤다. 김씨가 강 전 부시장과 명씨를 알지 못했던 점을 들어 오 시장의 부탁에 따라 여론조사 비용이 지불된 것으로 보인다는 게 재판부 판단이다.
재판부는 이 사건 공소사실로 적시된 여론조사 10회 중 비공표용 포함 총 5회를 김씨가 대납한 것이라며 2100만원에 달하는 해당 비용은 부정하게 수수한 정치자금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실제 여론조사 결과가 오 시장에게 불리하게 나와 의뢰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등의 주장도 배척했다.
판결문에는 캠프 관계자들이 오 시장과 나경원 당시 후보와의 경선 과정에서 여론조사 운영과 공표 시점을 조정하고 특정 언론사 배제 등을 논의한 구체적 대화 내용이 담겼다. 특히 "A 언론사는 사실 우리가 의뢰해서 만들어 놓은 것", "우리 돈 써서 남 좋은 일 시킨 셈", "여론조사 업체가 XX임" 등의 메시지를 두고 재판부는 '단순히 수치만 전달받고 참고 차원에서 검토하는 데 그쳤다'는 피고인 측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봤다.
재판부는 "피고인 캠프 차원에서 비용을 들여 주도적으로 의뢰했음을 스스로 인지하고 있던 정황"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오 시장 측 의뢰로 공표용 여론조사가 진행됐으나 결과가 불리하게 나오자 캠프 관계자가 업체의 조사 방식에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내용은 명씨의 진술과도 부합한다는 게 재판부 시각이다.
재판부는 이 밖에도 강 전 부시장이 A 언론사를 여론조사 의뢰자로 포함시키는 데 관여했고, 조사 결과가 오 시장에게 불리하게 나오자 해당 언론사를 의뢰자에서 제외하고 공표를 최대한 늦추도록 한 정황도 함께 유죄의 근거로 인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