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세 번째 교체…BBQ, 'CEO 무덤' 오명 벗을까
입력 2026.07.29 07:31
수정 2026.07.29 07:31
창사 이래 첫 각자대표 체제 도입
상무·상무보→대표이사 전격 발탁
빈번한 CEO 교체 끊어 낼 시험대
전문경영인 체제 안착 여부 주목
ⓒ제너시스BBQ 그룹
제너시스BBQ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직영사업과 가맹사업을 분리하는 각자대표 체제를 도입하며 전문경영인 경영에 승부수를 던졌다.
1년 사이 세 번째 대표이사 교체 이후 단행된 첫 조직 개편인 만큼, 그동안 잦은 최고경영자(CEO) 교체로 따라붙었던 'CEO 무덤'이라는 오명을 벗어낼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BBQ는 다음 달 1일부터 박성진(1976년생)·심재선(1983년생) 각자대표 체제를 출범한다.
박 대표는 직영사업을, 심 대표는 가맹사업과 전략 부문을 각각 맡아 사업별 책임경영 체제를 구축할 예정이다.
이번 인사는 BBQ 창사 이후 처음 도입되는 각자대표 체제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BBQ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 확대에 맞춰 직영과 가맹사업을 분리하고, 각 분야 전문가에게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조직 운영을 바꾸겠다는 구상"이라고 설명했다.
인사 자체도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박 대표는 회사 내 상무에서, 심 대표는 상무보에서 각각 대표이사로 직행했다. 일반적으로 대표이사는 부사장이나 사장급 임원 가운데 선임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상무와 상무보를 동시에 각자대표로 발탁한 것은 이례적인 인사로 받아들여진다.
윤홍근 제너시스BBQ 그룹 회장이 수상 소감을 말하고 있다. ⓒ제너시스BBQ
회사 측은 연공 서열보다 현장 경험과 실무 역량을 우선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박 대표는 2023년 BBQ에 합류한 뒤 직영1팀장과 직영사업본부장을 거쳐 올해 상무로 승진했다. 다름플러스와 KFT, 서울랜드 등에서 외식 직영사업을 담당하며 현장 경험을 쌓았으며, 직영사업본부장 재직 당시 BMW 드라이빙센터 행사에 국내 치킨 브랜드 가운데 유일하게 BBQ를 입점시키는 성과를 거뒀다.
심 대표는 2012년 BBQ 공채 19기로 입사해 전략기획과 영업, 운영 부문을 두루 거친 내부 육성형 인재다. 지난해 영업운영본부장을 맡아 가맹사업을 총괄했고, 지난해 9월 상무보로 승진했다.
BBQ 관계자는 "이번 대표 선임은 나이나 직급보다 각자의 분야에서 쌓아온 성과와 전문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라며 "직영과 가맹사업에서 전문성을 갖춘 두 대표가 각자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인사는 BBQ 전문경영인 체제의 안정성을 가늠할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BBQ는 2009년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한 이후 대표이사 교체가 반복돼 왔다. 2011년 김종태 전 대표는 취임 한 달 만에 물러났고, 2017년 이성락 전 대표는 취임 3주 만에 사임했다. 윤학종 전 대표와 백영호 전 대표 역시 모두 1년을 채우지 못했다.
최근에도 대표 교체는 이어졌다.
김지훈 전 대표는 지난해 7월 선임됐지만 약 5개월 만에 사임했고, 후임인 박지만 전 대표도 올해 1월 취임한 뒤 약 6개월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최근 1년 사이 김지훈 전 대표, 박지만 전 대표에 이어 이번 각자대표 체제까지 대표이사 체제가 세 차례 바뀐 셈이다.
통상 전문경영인은 2~3년 동안 조직을 이끌며 중장기 전략을 추진하지만, BBQ는 대표 교체가 반복되면서 전문경영인 체제의 지속성과 안정성에 대한 의문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지난 6월 5일 BBQ 홍대입구점을 찾은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국내 주요 기업 총수들을 촬영하기 위해 모인 시민들. ⓒ제너시스BBQ
특히 박지만 전 대표 재임 당시인 지난달 5일,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국내 주요 기업 총수들과 함께 BBQ 홍대입구점을 방문하며 글로벌 홍보 효과를 거둔 지 한 달여 만에 사임한 점을 두고 업계에서는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도 나온다.
이에 대해 BBQ 관계자는 "'일신상의 사유' '개인 사유'라는 정도만 알고 있을 뿐, 이외 사안에 대해서는 정확히 아는 바가 없다"며 "박 전 대표가 사임을 표명한 뒤, 주주총회를 거쳐 신임 각자대표를 선출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사는 두 신임 대표체제에서 글로벌 'K-푸드 플랫폼'으로 거듭나기 위한 포부도 내세웠다.
회사에 따르면 현재 BBQ는 전 세계 57개국, 800여 개 해외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해외 POS 기준 매출도 ▲2023년 3000억원 ▲2024년 4000억원 ▲2025년 4500억원으로 매년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BBQ 관계자는 "하반기 성장동력을 적극적으로 마련하기 위해 각자대표 체제를 도입한 만큼, 글로벌 사업과 국내 사업 경쟁력을 함께 강화해 지속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