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 주급 2배 상승’ 숫자는 김민재, 시대 보정하면 손흥민 [머니볼]
입력 2026.07.27 21:06
수정 2026.07.27 21:06
역대 한국인 이적료 2위·주급도 팀 내 최상위권
숫자는 김민재, 시대 가치 따지면 손흥민이 1위
2015년 토트넘으로 이적해 10년간 EPL 정상급 공격수로 활약한 손흥민. ⓒ AP=뉴시스
이강인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유니폼을 입으며 스페인 라리가로 복귀한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지난 25일(한국시각) 이강인의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이적료는 옵션 포함해 4000만 유로(약 665억원)이며 2031년까지 5년 계약 기간을 보장 받는다. 연봉 및 주급은 관례에 따라 공식 발표되지 않았으나 현지에서는 16만 유로(약 2억6612만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
4000만 유로의 이적료는 역대 한국 선수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은 금액이다. 2023년 여름 김민재가 나폴리를 떠나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할 당시 기록한 5000만 유로에 이어 두 번째이며 한국 축구의 상징과도 같은 손흥민을 넘어섰다. 손흥민은 2015년 레버쿠젠에서 토트넘으로 이적할 당시 3000만 유로를 기록한 바 있다.
이번 계약을 살펴보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이강인의 현재 가치에 높은 점수를 매겼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이미 라리가에서 검증을 마친 데다 PSG에서 유럽 정상급 선수들과 경쟁하며 성장한 이강인을 즉시 전력감으로 판단했다는 것.
주급 역시 마찬가지다. 이강인은 아틀레티코에서 주급 16만 유로를 받는다. 팀 내에서 최상위권에 속하는 대우이며, 특히 직전 시즌 PSG에서 받은 주급과 비교하면 거의 두 배 가까이 상승했다. 출전 시간이 줄어든 선수가 이적과 동시에 연봉이 크게 오른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 할 수 있다.
실제로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은 오래전부터 이강인의 창의성과 볼 소유 능력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고, 올여름 공격진 개편 과정에서 이강인의 카드를 영입 우선 순위에 둔 것이 드러났다.
한국 선수 역대 이적료 순위 및 당시 최고 주급. ⓒ 데일리안 스포츠
한편, 한국 선수 가운데 최고 대우는 여전히 김민재다.
김민재는 현재 바이에른 뮌헨에서 주급 23만 유로(3억 8254만원)를 받는다. 이는 한국 선수 역대 최고 수준이다.
센터백이라는 포지션 특성을 고려하면 더욱 의미 있는 액수다. 일반적으로 공격수와 공격형 미드필더가 높은 연봉을 받는 축구 시장에서 김민재는 세계 최고 수준 수비수로 인정받으며 최고액 계약을 따냈다.
하지만 시대적 가치를 고려하면 손흥민의 존재는 여전히 특별하다. 손흥민은 한국 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세 차례나 거액의 이적료를 발생시킨 선수다.
2013년 함부르크를 떠나 레버쿠젠으로 이적할 때 1250만 유로를 기록했고, 2년 뒤 토트넘이 3000만 유로를 투자하며 프리미어리그로 향했다. 그리고 30대 중반에 접어든 지난해에도 LAFC는 토트넘에 2200만 유로를 지급하며 손흥민 영입에 성공했다.
30대 선수에게 2000만 유로가 넘는 이적료를 지불하는 사례 자체가 흔치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손흥민의 시장 가치는 여전히 독보적이었다.
주급 역시 꾸준히 최고 수준을 유지했다. 토트넘 입단 초기에는 비교적 낮은 수준에서 출발했지만, 2019년 첫 재계약을 통해 처음으로 주급 10만 유로 시대를 열었다. 이후 활약을 거듭하며 계약을 갱신했고, 토트넘 마지막 시즌에는 주급 22만 유로까지 치솟았다. 현재 LAFC에서도 손흥민은 20만 달러 안팎의 주급을 받는 최고 연봉 선수 가운데 한 명이다. 30대 중반에도 여전히 구단의 얼굴로 인정받고 있다는 의미다.
김민재의 이적료와 주급은 역대 한국 선수 최고 액수다. ⓒ AP=뉴시스
이강인은 이제 그 뒤를 잇는 세대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
25세의 나이에 역대 한국인 이적료 2위 계약을 체결했고, 스페인 명문 구단에서 팀 내 상위권 연봉을 받는 선수로 평가받는다.
이강인은 발렌시아와 마요르카에서 라리가를 경험했고, PSG에서는 리그1과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경험하며 빅클럽 경쟁력을 증명했다. 여기에 공격형 미드필더와 측면, 중앙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전술적 활용성까지 인정받으며 자신의 시장 가치를 끌어올렸다.
물론 아직 손흥민이 보여준 장기적인 커리어와 김민재가 구축한 세계 최고 수준의 입지를 논하기에는 이르다.
손흥민은 10년 넘게 유럽에서 정상급 활약을 펼쳤고, 김민재는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수비수 중 하나로 인정받는다. 물론 이번 계약은 이강인 역시 그 반열에 도전할 자격을 충분히 갖췄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적지 않은 비용을 투자했다. 그만큼 이강인에게 거는 기대도 크다. 이제 남은 것은 경기장에서 그 기대를 결과로 증명하는 일이다. 만약 이강인이 시메오네 감독 체제에서 핵심 선수로 자리 잡는다면 이번 계약은 한국 축구 역사에서 또 하나의 전환점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