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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노쇼·파행…‘삼류 운영’ 민낯 드러낸 아시안게임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6.09.22 13:36
수정 2026.09.22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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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선수단 이동 제한·중국 크리켓 경기 취소

한국 농구와 축구·베트남 배구도 수송 차질

입국 당일까지 공식 훈련장을 안내받지 못한 야구 대표팀. ⓒ 연합뉴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이 대회 초반부터 미숙한 경기 운영과 부실한 선수단 대우로 비판 직풍을 맞고 있다.


스포츠를 통한 화합과 공정한 경쟁을 표방해야 할 아시아 최고 스포츠 축제가 일부 국가에 대한 차별은 물론, 기본 중의 기본인 이동 차량 배정조차 제대로 해내지 못하는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


이번 대회 운영의 파행을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는 특정 국가 선수단을 향한 '차별적 행정'이다. 일본 정부는 이번 대회에 참가 중인 북한 선수단을 대상으로 신칸센 고속철도 이용을 제한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른 나라 선수단에는 적용되지 않는 세세한 제약을 유독 북한 측에만 가하고 있는 셈이다.


일본 측은 ‘안전 확보’라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북한 선수단 내부에서는 “다른 국가는 아무런 제약 없이 이용하는 교통 수단을 제한하는 것은 분명한 차별”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 와중에 일본 정부는 정치적 셈법을 내밀었다. 방일 중인 김일국 북한 체육상에게 기습적으로 접촉을 시도해 북일 교류 촉진 의사를 전하려 했던 것. 하지만 소속조차 명확히 밝히지 않은 일본 측 관계자의 접근에 당혹감을 느낀 김 체육상은 대답을 피한 채 자리를 떴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관계자 자격으로 참석 중인 스포츠 행정가를 상대로, 최소한의 정무적 격식조차 갖추지 못한 접촉을 감행했다가 망신만 산 모양새다. 스포츠 현장을 자국 정치 행정의 장으로 악용하려다 겉돌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배차 오류로 운전기사가 야구장으로 찾아간 축구대표팀. ⓒ 연합뉴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경기 운영과 선수단 이동 지원 등 '기본 스펙'에서도 구멍이 숭숭 뚫리고 있다.


한국 남자 농구 대표팀은 한일 결승전이라는 중차대한 일전을 앞두고 황당한 '버스 노쇼' 사태를 겪었다. 20일 결승전 당일 오전, 슈팅 훈련장으로 이동하기 위해 배정받았던 공식 버스가 아무런 설명도 없이 나타나지 않았다. 조직위가 대체재로 제시한 택시마저 5분에 1대씩 오며 시간이 지연되자 대표팀은 결승전 당일 슈팅 훈련을 통째로 취소해야 했다. 금메달을 따내고 짐을 싸는 귀국길까지 버스가 오지 않아 선수들이 길바닥에서 캐리어에 기댄 채 수십 분을 대기하는 촌극이 이어졌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앞서 축구 대표팀 역시 배차 오류로 운전기사가 야구장으로 찾아가는 황당함이 연출됐고, 야구 대표팀은 입국 당일까지 공식 훈련장을 안내받지 못해 사설 연습장을 전전했다.


국제 대회 격에 맞지 않는 불성실한 경기장 시설 관리도 참사를 불렀다. 중국 여자 크리켓 대표팀은 12년 만에 밟은 아시안게임 본선 무대에서 단 한 번의 공도 던져보지 못하고 짐을 쌌다.


방글라데시와의 8강전을 앞두고 전날 내린 비로 그라운드가 물바다가 됐고, 조직위의 미흡한 복구 능력 탓에 경기장은 끝내 안전 기준을 통과하지 못했다. 더 황당한 것은 규정이다. 재경기조차 편성하지 않은 채 "우천 취소 시 세계 랭킹이 높은 팀이 자동 진출한다"는 조항에 따라 랭킹 10위 방글라데시가 4강에 올랐고, 42위 중국은 허탈하게 대회 탈락을 통보받았다. 훈련과 땀방울이 '비와 미숙한 경기장 관리'에 날아간 셈이다.


아시안게임은 아시아 대륙의 화합과 평화를 노래하는 장이다. 그러나 2026 나고야의 현주소는 특정 국가를 겨냥한 정치적 차별 행정과 아마추어 수준만도 못한 수송 및 시설 관리로 지탄을 받고 있다. 개최국으로서의 최소한의 책임감도, 선수단에 대한 존중도 찾아볼 수 없는 '삼류 운영'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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