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장 '장특공제' 개편 촉구..."강남서 한 채에 200억 공제, 역진성 끝판왕"
입력 2026.07.26 15:35
수정 2026.07.26 18:09
임광현 국세청장. ⓒ국세청
임광현 국세청장이 현행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개편 필요성을 제기했다. 집값이 비쌀수록 공제 혜택이 커지고, 서울 강남 3구와 용산구에 혜택이 집중되면서 집값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취지다.
정부의 부동산 세제 개편안 발표를 앞두고 제기된 과세당국 수장의 의견 제기라 개편안에 장특공제 축소나 한도 설정이 포함될지 관심이 쏠린다.
임 청장은 26일 자신의 엑스(X, 옛 트위터)에 “현행 장특공제는 10년 보유거주하면 과세대상 양도차익의 최대 80%까지 한도 없이 공제해주기 때문에 과하게 역진적”이라며 “비싼 주택일수록, 그래서 차익이 클수록 공제를 더 많이 받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장특공제는 ‘오래 보유한 부동산의 양도소득세 부담을 줄여준다’는 취지의 제도다. 실거래가 12억원 초과 1세대 1주택자를 대상으로 보유 기간과 거주 기간에 따라 각각 최대 40%씩, 합산 최대 80%의 공제 혜택을 준다.
임 청장은 2024년에 양도한 주택의 양도세 신고 통계 분석을 공개하며 제도의 문제점을 짚었다.
그는 “전국 2만4816호의 1세대 1주택이 5조320억원의 장특공제를 받았는데, 이중 서울이 4조5000억원, 즉 공제 혜택의 90%가 서울 쏠림 현상이 나타났다”면서 “서울 4조5000억원 중 강남3구와 용산구의 장특공제액이 3조5000억원으로 78.6%를 차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반면 서울 내에서 도봉·금천·중랑·노원·동대문·관악·은평·구로구 등은 장특공제 혜택을 거의 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실제로 공제 통계표를 보면 강남구에서 2873건·총 1조5459억원(건당 5억400만원)을 공제받을 동안, 도봉구에서는 2건·2000만원(건당 1000만원) 공제에 그쳤다.
임 청장은 “심지어 강남구 주택 1채를 양도하고 장특공제로 200억원이 넘는 금액을 공제받은 경우도 있다”며 “가히 역진성의 끝판왕”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조세는 소득이 큰 사람일수록 더 많은 세금을 부담하는 누진성이 기본원칙이지만, 장특공제로 불로소득이 고스란히 보장되는 역진성이 나타났다”며 “제도가 ‘똘똘한 한 채’를 권하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임 청장은 2009년에 1세대 1주택 장특공제율이 최대 80%로 한도 없이 상향된 지 17년이 지났다는 점을 언급한 뒤 “세제는 가급적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이 좋지만, 예상치 못한 부작용들이 나온다면 그에 대한 미세조정은 정부가 당연히 해야 할 의무”라고 지적했다.
“중산층에 대한 장특공제는 보호해야 한다”고 전제한 임 청장은 “이렇게 초고가 주택에 장특공제를 무한정 해주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면서 장특공제 개편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부는 지난 23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부동산정책 국민대토론회를 진행한 데 이어 오는 27일 한성숙 국무총리 주재로 두 번째 토론회를 열 계획이다. 여기서 세부 방안을 최종 검토한 뒤 이달 말 또는 8월 초 세제개편안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