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아이 태어나도 맡길 곳 없다…흔들리는 보육 접근권

박진석 기자 (realstone@dailian.co.kr)
입력 2026.07.26 12:00
수정 2026.07.26 12:00

영유아 거주면적 8년 새 23% 축소…시설 폐원에 장거리 통원 부담

원하는 기관보다 갈 수 있는 곳 선택…생활권별 최소 서비스 보장 필요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저출생으로 원아가 줄면서 어린이집과 유치원 폐원이 이어지고 있다. 남은 시설은 더 넓은 지역의 수요를 떠안고 부모들은 원하는 곳보다 장거리 이동을 감수하고 갈 수 있는 시설을 찾아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26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영유아 인구 감소와 보육 공백'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영유아 수는 2016년 약 267만명에서 2024년 약 183만명으로 31% 감소했다. 영유아가 1명 이상 사는 100m 격자의 총면적도 약 2588㎢에서 1992㎢로 23% 줄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과 광역시에서 도시 전역의 영유아 밀도가 낮아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도 지역에서는 외곽의 영유아가 줄고 읍내와 시내 등 거점에 수요가 몰렸다. 영유아 거주면적과 밀집도가 모두 감소한 지역은 전국 252개 시군구 가운데 47개로 집계됐다.


시설 폐원은 보육 접근성 악화로 이어졌다. 서울에서는 2018년부터 2023년까지 어린이집 2157곳이 문을 닫았다. 일부 생활권에서는 남아 있던 시설이 폐원하면서 대체할 곳을 찾기 어려운 사례도 확인됐다.


보고서는 일정 거리 안에서 영유아가 사실상 1개 시설에만 의존하는 곳을 '유일커버시설'로 분류했다. 해당 시설이 사라지면 즉시 보육 공백이 발생할 가능성이 큰 곳이다.


차량 이동거리 5㎞ 기준으로 이용 가능한 시설이 사실상 1곳뿐인 영유아가 있는 읍면동은 국가교통DB 분석에서 1027개로 나타났다. 전체 읍면동의 26.6%다. 어린이집만 분석해도 접근성이 취약한 읍면동은 986개로 집계됐다.


시설 운영 부담도 커졌다. 인구 감소 지역에서는 어린이집 1곳이 여러 면·리의 원아를 맡으면서 하루 차량 주행거리가 100~130㎞에 이르는 사례가 나왔다. 등원 차량 운행에만 2~3시간이 걸리는 경우도 있었다.


학부모들은 셔틀버스를 1시간씩 이용하거나 자가용으로 편도 30~40분을 이동했다. 장거리 통원으로 교통비와 아동 피로가 늘고 시설 선택권도 줄었다. 차량이 없거나 교대근무를 하는 가정은 시설 이용 자체가 어려울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보육 공백을 시설의 시장 퇴출 문제가 아닌 아동의 서비스 접근권 문제로 봐야 한다"며 영유아 거주지를 기준으로 일정 시간과 거리 안에서 최소 1곳 이상의 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인구가 적은 지역에는 소규모 분산형 보육, 시간제 돌봄, 순회·파견 교사 등을 도입해야 한다"고 봤다. 원아 수가 적더라도 생활권 유지에 필요한 시설에는 별도 지원 기준을 적용할 필요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박진석 기자 (realston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