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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보수화' 착시 경계…국민의힘, 반사이익 안주하면 등 돌려"(종합)

민단비 기자 (sweetrain@dailian.co.kr)
입력 2026.07.26 07:00
수정 2026.07.26 07:00

"청년층 정치 이동은 민주당 이탈 따른 표류…국힘 지지로 흡수 안 돼"

"2030 남성은 안보, 여성은 경제"…민주당 향한 불만 요인도 엇갈려

이소희 "지금 얻는 건 지지 아닌 반사이익…우리 기득권부터 내려놔야"

청년 기탁금 폐지·대출규제 완화·미래세대 영향평가 등 혁신 과제 제시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왜 2030은 보수를 선택했는가?'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국민의힘 안팎에서 최근 2030세대의 표심을 두고 "보수화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경고가 잇따랐다. 청년층의 선택은 국민의힘에 대한 확고한 지지가 아니라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실망이 낳은 '반사이익'에 가깝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청년들이 지속적으로 지지할 수 있는 가치와 정책을 제시하는 한편, 국민의힘 스스로 기득권을 내려놓는 변화가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지난 24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왜 2030은 보수를 선택했는가-국민의힘은 그 선택에 답할 준비가 됐는가' 토론회에서는 최근 청년층의 정치적 이동을 둘러싸고 "보수화가 아니라 민주당 이탈에 따른 표류 현상"이라는 진단이 이어졌다.


첫 발제에 나선 김석호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우선 최근 청년층의 정치 지형을 분석하며 "20대 남성이 더 보수화됐다는 증거는 없다. 이들은 계속 보수정당을 지지해왔다"며 "달라진 점은 30대 여성들이 돌아섰고, 20대 여성들도 특히 서울시장 선거에서 많이 흔들렸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청년 남성과 여성의 불만이 서로 다른 방식으로 표출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청년들은 '부모 세대가 과실은 다 가져가고 고통은 왜 내가 감당해야 하느냐'는 인식을 갖고 있다"며 "2030 남성의 불만은 계층·소득 문제와 젠더 문제가 중첩돼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반면 "20대 여성들은 경력단절 등 구조적인 문제를 더 크게 인식한다"고 말했다.


김석호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왜 2030은 보수를 선택했는가?' 토론회에서 발제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다만 이러한 정치적 이동을 국민의힘 지지 확대와 동일시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문제는 반사이익"이라며 "민주당을 떠난 청년들이 국민의힘으로 가기보다 상당수가 무당층으로 이동한다. 지방선거 이후 결과를 봐도 국민의힘이 이들을 흡수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2030세대는 방향성을 가지고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부유하고 표류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년층의 이탈 원인을 두고는 남성과 여성이 서로 다른 이슈에 반응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시됐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영포티 운동권에 분노하는 2030 여론'을 주제로 한 발제에서 "남성들이 민주당에 등을 돌리는 가장 큰 이유는 안보 이슈"라며 병역 문제 등을 언급했다.


여성에 대해서는 "2030 여성들은 경제를 본다"며 여권 인사들을 둘러싼 각종 논란을 거론한 뒤 "공정을 주장하려면 끝까지 일관성을 보여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실제 보수화가 됐다면 국민의힘 호감도가 높아져야 하지만 그렇지 않다"며 "지금은 분노와 경고의 의미로 보수를 선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왜 2030은 보수를 선택했는가?' 토론회에서 발제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날 토론회에서는 국민의힘이 민주당의 반사이익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는 주문도 이어졌다. 세 번째 발제에 나선 이소희 국민의힘 의원은 "지금 국민의힘이 얻고 있는 것은 지지가 아니라 민주당에 대한 반사이익"이라며 "반사이익은 실력이 아니며 상대가 무너졌다고 우리가 저절로 대안이 되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민주당이 조직된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새로운 기득권이 됐다고 비판하면서도 "국민의힘 역시 민주당의 기득권만 비판해서는 안 된다"며 "우리 안의 기득권부터 내려놓고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청약에 당첨돼도 수억 원의 현금을 마련해야 하고 자산이 없는 청년은 대출 문턱 앞에서 출발조차 하지 못한다"며 "국민에게는 강한 대출규제를 적용하면서 대통령의 거래에는 일반 청년이 현실적으로 활용하기 어려운 별도의 자금조달 방식이 등장한 것은 정책의 공정성과 일관성에 대한 의문을 키운다"고 주장했다.


이소희 국민의힘 의원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왜 2030은 보수를 선택했는가?' 토론회에서 발제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 의원은 청년 정치인 기탁금 폐지, 무주택·생애최초 청년 대출규제 완화, 법률안 미래세대 영향평가 제도 도입 등을 '3대 기득권 타파 정책'으로 제안했다. 그는 "청년에게 특별한 혜택을 주자는 것이 아니라 돈과 조직, 부모의 자산 때문에 닫혀 있던 기회의 문을 열자는 것"이라며 "새로운 시대의 보수는 이미 가진 사람의 권리만 지키는 보수가 아니라 돈과 배경이 없는 사람에게도 도전의 기회를 여는 보수여야 한다"고 말했다.


토론에 참석한 패널들도 청년 표심을 고정된 지지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김인규 서울시 정무비서관은 "2030은 잡은 물고기가 아니다"라며 "기득권적인 모습을 보이는 순간 총선과 대선에서 얼마든지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억지스러운 공감보다 현실적인 진단과 처방이 필요하다"며 "청년층의 선택을 보수화로 해석하는 착시를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 역시 "선거 때만 청년을 찾을 것이 아니라 청년들이 지지할 만한 가치와 언어를 제시해야 한다"며 "전통적인 보수의 언어만으로는 설득하기 어렵다. 보수와 진보의 틀을 넘어서는 새로운 미래의 문법과 언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민단비 기자 (sweetrai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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