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칩 넘어 DC·로봇까지…韓 재계 총수들, 美 빅테크와 AI 전선 확장(종합)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입력 2026.07.25 12:01
수정 2026.07.25 12:03

엔비디아 젠슨 황 "SK와 5000억달러 파트너십"

오픈AI·브로드컴·MS도 향후 한국 투자 언급

이재용 "국경 넘는 협력 필수"

최태원·정의선·이해진, AI 사업 확장 구상 제시

최태원 SK 회장이 24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AI 서밋'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의 미국 샌프란시스코 방문을 계기로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과 글로벌 빅테크 최고경영자(CEO)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인공지능(AI)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자율주행·로보틱스를 아우르는 투자와 협력 계획을 잇달아 제시하며 한미 AI 협력의 외연을 넓혔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은 24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AI 서밋'에 참석했다. 행사에는 이 대통령과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샘 올트먼 오픈AI CEO, 혹 탄 브로드컴 CEO 등이 함께했다.


먼저 "AI 시대의 담대한 미래를 대한민국과 함께 만들어 달라"는 이 대통령의 주문에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는 '한국과의 오랜 협력'을 강조하며 화답했다. 젠슨 황 CEO는 "엔비디아와 한국의 PC방은 함께 성장해 왔고, 저와 한국은 25년 동안 우정을 이어왔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엔비디아는 SK그룹과 5000억 달러에 준하는 파트너십을 발표하기도 했다. 아울러 향후 네이버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통해 한국뿐 아니라 글로벌 사업 확장을 지원하고, 현대차그룹과는 자율주행 제네시스 차량과 로보틱스를 공동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LG와는 발전 시스템을 같이 개발한다는 구상도 공개했다.


뒤이어 올트먼 오픈 AI CEO는 한국의 빠른 AI 도입 속도와 대규모 인프라 투자 구상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다른 곳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상상하려면 한국을 보면 된다"며 "한국은 AI를 빠르게 수용했고, 3대 메가 프로젝트는 AI가 다음 단계로 도약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혹 탄 브로드컴 CEO는 한국의 소버린 AI 구축에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한국의 프런티어 모델 개발에 적극적으로 함께하겠다. 삼성전자와도 관련 양해각서(MOU)를 맺을 것"이라고 밝혔다. 화상으로 참여한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도 "한국과의 파트너십을 매우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다. 한국의 AI 인프라 구축을 위해 앞으로 수년간 마이크로소프트가 지속적으로 투자할 것"이라고 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더 미드웨이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참석한 '샌프란시스코 AI 서밋'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연합뉴스

국내 기업 총수들도 한국의 반도체·제조 경쟁력과 미국 빅테크의 원천 기술을 결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이재용 회장은 "AI 발전으로 인류가 일하고 생각하고 살아가는 방식이 송두리째 바뀌고 있다. 혁신적인 AI 모델과 최첨단 반도체, 안정적인 서비스를 위한 데이터센터와 풍부한 전력에 이르기까지 완벽한 생태계를 구축하려면 국경을 넘어선 글로벌 협력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급하는 데 이어 파운드리와 맞춤형 AI 반도체로 협력 범위를 넓히고 있다. 오픈AI와 앤트로픽의 AI 인프라 공급망에도 참여하며 메모리부터 위탁생산, 데이터센터를 잇는 AI 밸류체인 내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젠슨 황 CEO는 만날 때마다 '배가 고프다. 모어 칩스'라고 한다"고 일화를 소개한 뒤, 최근 발표된 대규모 AI 투자 계획과 관련해 "생소할 수는 있어도 허황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SK는 SK하이닉스의 HBM과 SK텔레콤의 AI 데이터센터 역량을 결합해 반도체부터 인프라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엔비디아와 국내에 AI 팩토리를 구축한 뒤 기가와트급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 회장은 글로벌 빅테크와의 협력 성과를 국내 피지컬 AI 산업 성장으로 연결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그는 "빅테크와의 협력 결과가 국내 피지컬 AI 산업 성장의 밑거름으로 이어질 수 있어야 한다. 국내 로봇 AI 기술 고도화를 위해 개방형 생태계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근 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과 로보틱스, AI 팩토리를 아우르는 피지컬 AI 솔루션 기업으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기반으로 자율주행차와 스마트팩토리, 로봇용 AI 모델을 학습·검증하는 인프라도 구축할 방침이다.


이해진 네이버 의장은 글로벌 빅테크의 대규모 투자를 발판으로 네이버의 AI 인프라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의장은 "엔비디아와 브로드컴이 100억달러라는 큰 금액을 우리 회사에 투자하게 됐다. 네이버가 새로운 단계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이번 회동을 계기로 국내 기업과 미국 빅테크의 협력이 단순한 반도체 공급 관계를 넘어 AI 데이터센터와 모델, 소프트웨어, 피지컬 AI를 포괄하는 구조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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