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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전기차 타고 중동·관세 격파…2분기 '최대 매출·점유율' (종합)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입력 2026.07.24 16:07
수정 2026.07.24 16:07

글로벌 수요 3.8% 감소에도 판매 4.5% 증가…85만1639대

전기차 판매 88.4% 급증…친환경차 비중 역대 최고 35.3%

관세·인센티브 부담에 영업익 4.9% 감소…“연간 10.2조 달성”

2026 뉴욕 국제 오토쇼 현장에 전시된 셀토스 ⓒ기아

기아가 전기차를 앞세워 중동 사태와 미국 관세라는 이중고를 뚫고 2분기 역대 최대 판매와 매출을 달성했다. 글로벌 자동차 수요가 감소한 가운데서도 국내와 유럽에서는 전기차, 미국에서는 하이브리드차 판매를 늘리며 주요 시장 점유율까지 역대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수익성은 소폭 하락했으나, 기아는 하반기 상황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봤다. 주요 시장에서 친환경차 공급을 늘리고 판매를 확대해 연초 제시한 연간 영업이익 10조2000억원의 목표치도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했다.


기아는 24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열고 올해 2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보다 12.6% 증가한 33조37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이다.


글로벌 도매 판매량도 4.5% 증가한 85만1639대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국내에서 15만4816대, 해외에서 69만6823대를 판매했다. 실제 소비자에게 인도된 글로벌 현지 판매량은 83만9000대로 5.8% 늘었다.


영업이익은 2조628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9%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8.0%, 당기순이익은 2조3278억원으로 집계됐다.


주호영 기아 IR실장 상무는 “글로벌 산업 수요가 둔화했음에도 판매가 전년 동기보다 약 6% 증가하며 2분기 기준 최대 현지 판매와 매출을 달성했다”며 “적기에 신차를 투입하고 전기차 라인업을 확보한 것이 판매 성장을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기아의 판매 증가는 글로벌 전체 시장과 비교하면 더욱 두드러진다. 중동 지역 정세 불안과 중국의 구매 심리 위축으로 2분기 글로벌 자동차 산업 수요가 전년대비 3.8% 감소한 반면, 기아는 아중동을 제외한 국내와 북미, 유럽 등 주요 권역에서 고르게 판매를 늘렸다.


글로벌 시장 점유율도 전년 동기 3.7%에서 4.0%로 상승했다. 상반기 기준으로는 역대 최고치다. 중국을 제외하면 기아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5.0%에 이른다.


김승준 기아 재경본부장 전무는 “상반기 부품사 화재와 중동 전쟁 등 어려움이 있었지만 지역별 제품 구성을 최적화해 계획을 초과 달성했다”며 “아중동을 제외한 전 세계 권역에서 판매가 골고루 늘어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최대 판매와 매출을 이끈 핵심은 친환경차다. 기아의 2분기 친환경차 판매량은 29만6000대로 전년 동기보다 60.0% 증가했다. 전체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1.9%포인트 상승한 35.3%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전기차 판매량은 11만대로 88.4% 급증했다. EV2와 EV4, EV5 등 대중형 전기차와 목적기반차량 PV5가 판매 확대를 이끌었다. 국내 전기차 판매는 3만8000대로 123.4%, 유럽에서는 5만2000대로 101.5% 늘었다.


전기차 판매 증가에 힘입어 국내 전체 판매량은 15만4000대로 8.6% 증가했다. 유럽 판매도 15만1000대로 12.9% 늘어 현지 산업 수요 증가율 4.8%를 크게 웃돌았다. 지난해 전동화 흐름과 신차 출시 시기가 어긋나 고전했던 유럽에서 전기차 풀라인업 구축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난 것이다.


김 전무는 “지난해 유럽에서는 시장의 전동화 추세와 기아 신차 라인업 사이에 불일치가 있어 어려움을 겪었다”며 “올해 1분기부터 전기차 라인업이 시장 변화에 제대로 맞물리기 시작했고, 중국 업체들의 신차 출시에도 점유율을 높이는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하이브리드차도 17만8000대가 판매돼 전년 대비 무려 61.0% 증가했다. 미국에서는 텔루라이드와 스포티지, 쏘렌토, 카니발 등 SUV를 중심으로 하이브리드 수요가 확대됐다. 미국 내 하이브리드 판매량은 6만6000대로 151.6% 급증했고, 전체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9.6%까지 높아졌다.


다만 외형 성장만큼 수익성이 따라오지는 못했다. 국내와 유럽에서 중국 전기차 업체에 대응하기 위해 가격을 조정하고 인센티브를 늘린 데다, 미국 관세와 원화 환산 판매보증충당금까지 겹치면서다. 인센티브와 가격 변동 등이 영업이익에 미친 부정적 영향은 약 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기차 비중이 빠르게 늘어난 것도 제품 구성 측면에서는 부담이었다. 전기차 판매량이 2배 가까이 증가했지만 중국 업체와의 가격 경쟁, 높은 원재료비 등으로 수익성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기아는 당장 수익성을 일부 포기하더라도 주요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확대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가격조정과 인센티브 증가는 단기적인 조치이며, 장기적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김 전무는 “유럽에서 중국 업체에 대응하기 위해 일부 가격 조정과 인센티브 지원을 실시한 것이 맞다”며 “단기적으로는 전기차 수익성을 일부 양보하더라도 대중형 전기차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전기차 비중 확대가 제품 구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 것은 맞지만, 하이브리드차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전체적인 수익성은 방어할 수 있다”며 “내년 이후 원가 경쟁력 강화 방안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면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의 수익성 격차도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아는 하반기 친환경차 공급 확대를 통해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자신했다. 미국 조지아 공장이 사실상 완전 가동 중인 만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에서 스포티지 하이브리드를 추가 생산하고, 텔루라이드 하이브리드 생산량도 늘릴 계획이다. 유럽에서는 EV2와 EV4의 현지 생산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EV5와 PV5 판매를 확대한다.


김 전무는 “메타플랜트에서 스포티지 하이브리드를 생산하는 것은 단순히 생산지를 옮기는 것이 아니라 미국 내 하이브리드 판매를 더 늘리기 위한 전략”이라며 “하반기에는 미국에서 10% 이상, 유럽에서 20% 이상의 판매 성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기아는 이를 바탕으로 연간 도매 판매 335만대, 소매 판매 331만대, 영업이익 10조2000억원, 영업이익률 8.3%라는 기존 목표를 유지하기로 했다. 중동 지역의 불확실성과 원자재 가격 상승이 이어지더라도 다른 권역의 판매 확대와 원가 절감으로 영향을 상쇄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김 전무는 “하반기에는 전 지역에서 수요가 강하고 인센티브와 제품 구성, 재료비도 상반기보다 크게 악화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연초 제시한 연간 가이던스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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