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대토론] “돈 벌려고 집 사는데, 금융 활용 맞냐”는 李 …하반기 더 조인다
입력 2026.07.23 15:09
수정 2026.07.23 15:31
규제 체감 실수요자, “잔금 막혀”·“대출규제 한계” 아우성
은행권 한도 축소 등 대출 문턱 더 높아져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서울 여의도 KBS 별관 공개홀에서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정부와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로 주택 매매를 고려하는 수요자들의 어려움이 배가되고 있다.
상반기 연간 목표치의 상당수를 채운 은행권에서 하반기 들어서자마자 주택관련 대출에 이중 걸쇠를 채우면서다.
자금조달 여력 악화로 내 집 마련 계획이 틀어진 실수요자들은 대출 한도를 늘리고 규제를 풀어달라고 성토했다.
23일 여의도 KBS 별관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부동산 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는 대출 규제에 가로막힌 실수요자들의 제도 개선 요구가 빗발쳤다.
경기 수원 소재 아파트 한 입주예정자는 “2년 전 실거주 목적으로 분양받은 아파트 잔금대출이 가계대출 총량 규제에 따른 은행별 대출 한도 축소로 막혀버렸다”며 “과거 계약을 마친 실수요자에 대해선 대출 규제를 예외 적용해달라”고 요청했다.
결혼 2년차에 접어든 30대 남성은 “직장생활 5년차인데 돈이 어디있냐”며 “미래를 담보로 주택에 들어가고 싶어도 (집값에 따른) 대출 한도에 차등이 있다 보니 한계가 있다”고 토로했다.
서울 노원구에 거주하는 한 여성은 “감정평가액이 높지 않아 LTV(담보인정비율) 40% 제한을 받으면 이주비 대출 한도가 1억~2억원에 불과하다”며 “3인 이상 가족이 살 수 있는 전셋집을 그 돈으로 구하려면 하늘의 별 따기”라고 하소연했다.
정부의 주거 안정 정책 방향과 은행권 가계대출 관리 기조가 엇박자를 내면서 대출 절벽으로 내몰릴 거라는 실수요자들의 우려는 더 깊어지고 있다.
현재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는 7% 중반까지 오른 가운데 하반기 들어서자마자 대출 한도도 속속 줄어드는 추세다.
은행들이 당국에 제출한 가계대출 연간 목표치의 상당수를 상반기에 이미 채운 탓이다.
지난 15일 기준 5대 시중은행의 정책성 대출을 제외한 가계대출 잔액은 649조6612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4조6912억원 증가했다.
이는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연간 가계대출 증가 목표치인 4조3400억원을 이미 넘어선 수치다. 대출 수요가 꺾이지 않은 상황에서 대출 공급에 제한을 둔 것이 영향을 미쳤다.
지난 10일 KB국민은행은 주담대 한도를 정부 기준인 6억원의 절반인 3억원으로 일괄 제한했다.
우리은행 역시 영업점별 주담대 취급 한도를 30억원에서 10억원으로 대폭 축소했다.
이어 SC제일은행은 신규 주담대 접수를 중단했고, 국책은행인 기업은행마저 지난 21일부터 변동금리형 주담대 신규 공급을 제한하기로 했다.
보험사들도 주담대 접수 기간을 잔금일 기준 90일 전에서 60일 전으로 단축하고 있다.
이처럼 강력한 금융 규제로 일반 서민들이 제도권 금융 밖으로 밀려날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이 대통령은 최근 분당 아파트를 ‘매도인 금융’ 방식으로 처분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재명 대통령은 부인 김혜경 여사와 공동소유한 성남 분당 아파트를 29억원에 매도하면서 매수자에게 17억7000만원 규모의 근저당권을 설정하고 소유권 이전 등기를 넘겼다.
매수자는 현재 거주 중인 아파트를 오는 10월 말까지 매도한 이후 잔금을 치른단 계획이다.
정부 정책의 책임자인 이 대통령이 사인 간 근저당 설정을 통해 대출 규제를 회피하는 방식을 활용한 셈이다.
이 때문에 이날 토론회에선 대통령의 주택 처분 방식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뒤따를 것으로 세간의 관심이 집중됐으나, 이렇다 할 언급은 없었다.
다만 이 대통령은 “개인적 관계에서 돈을 빌려주거나 이런 것을 국가가 관여하기는 쉽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금융기관의 대출 여력은 국민의 것이기도 하고 반쯤은 공적인 것”이라며 “돈을 벌기 위해 집을 사는데, 금융을 활용할 수 있게 해주는 게 맞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한편, 정부는 이날 3시간가량 진행된 대토론회 내용을 바탕으로 향후 부동산 정책을 설계할 예정이다.
세제와 금융 규제는 강화 기조를 유지하면서 급격한 제도 변화에 따른 사각지대 최소화, 실수요자 및 생계형 주거 수요 보호 방안 마련이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