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법인 가상자산 ‘상대매매’ 길 열리나…개방은 입법 연계

김민희 기자 (minimi@dailian.co.kr)
입력 2026.07.23 16:37
수정 2026.07.23 16:38

2단계 가이드라인, 디지털자산기본법과 연계 검토

거래소 밖 별도 중개기관 통한 상대매매 허용 시사

금융위원회는 23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법인시장 개방과 안전한 디지털자산 생태계 구축을 위한 학술 컨퍼런스'에서 법인 가상자산 거래에 별도 중개기관을 통한 상대매매 허용 필요성을 제시하고, 2단계 가이드라인 발표 시점을 후속 입법과 연계해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민희 기자

금융위원회가 법인의 가상자산 투자를 허용하기 위한 2단계 가이드라인의 발표 시점을 디지털자산기본법 등 후속 입법과 연계해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법인시장 개방 이후에는 거래소뿐 아니라 별도의 중개기관을 거치는 상대매매 등 다양한 거래 방식을 허용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도 내놨다.


김성진 금융위원회 가상자산과장은 23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법인시장 개방과 안전한 디지털자산 생태계 구축을 위한 학술 컨퍼런스’에서 가이드라인 발표 시점과 관련해 “가이드라인에 대해서는 계속 논의하고 있다”며 “2단계 입법과 연계된 사항이 많아 내부적으로 관계기관과 잘 조율해 보겠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지난해 2월 ‘법인의 가상자산시장 참여 로드맵’을 발표하고 단계적인 시장 개방을 예고했다.


현재 비영리법인과 가상자산사업자의 매도 목적 실명계좌 발급은 허용됐다.


그러나 상장법인과 전문투자자의 투자·재무 목적 거래를 시범 허용하는 2단계 가이드라인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가이드라인 발표가 늦어지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김 과장은 2단계 입법과의 연계성을 언급했지만 구체적인 발표 시점은 제시하지 않았다.


연내 법인시장 개방 가능성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는 여러 가지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법인시장 개방 이후 거래 구조가 현재의 개인 중심 시장과는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놨다.


김 과장은 “법인은 개인과 다른 거래 패턴을 가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직접 거래소에 참여해 매매하기보다 제3의 별도 중개기관을 활용할 유인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식시장에서 경쟁매매가 아닌 상대매매와 같은 수요가 있을 수 있다”며 “기존 거래소뿐 아니라 별도의 중개인을 거쳐 거래하는 다양한 형태의 매매를 일정 부분 허용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성진 금융위원회 가상자산과장의 법인시장 개방 및 거래 방식 관련 주요 발언.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이는 법인 거래가 허용되면 거래소를 통한 경쟁매매 외에도 별도 중개기관을 활용한 상대매매 수요가 나타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다만 김 과장은 구체적인 거래 방식이나 허용 범위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하반기 디지털자산기본법 정부안 마련 여부에 대해서도 확정된 일정을 제시하지 않았다.


김 과장은 “최근 금융위가 발표한 하반기 정책 추진 계획에서도 관련 내용을 강조한 만큼, 관계기관 및 국회와 일정을 협의해 최대한 신속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커스터디를 별도의 가상자산업으로 규율하는 방안도 2단계 입법 과정에서 검토하고 있다.


커스터디는 디지털자산이나 해당 자산에 접근할 수 있는 개인키를 대신 보관·관리하는 서비스다.


김 과장은 “디지털자산의 안전한 보관·관리가 전제되지 않으면 이를 기반으로 한 여러 거래가 원활히 이뤄질 수 없다”며 "커스터디는 디지털자산시장의 주요 인프라"라고 평가했다.


이어 “2단계 법을 만들 때 별도의 업으로 커스터디를 분류하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적합한 진입 규제를 어떻게 설정하고 이에 맞는 영업행위 규제를 어떻게 설계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존 신탁업자와 디지털자산 커스터디 사업자 간 관계도 검토 대상이다.


김 과장은 “디지털자산 커스터디가 신탁업과 실질적으로 유사하다는 데 동의한다”며 “다만 수탁 대상이 특정한 형태의 자산이라기보다 디지털자산에 대한 통제 수단인 개인키를 보관·관리하는 형태의 특수한 신탁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럽연합(EU)이 기존 금융회사의 가상자산사업 진출 과정에서 기존 업무와의 기능적 유사성을 고려해 진입 규제를 간소화하는 사례를 소개하며 “이를 참고해 기존 신탁업자와의 관계를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거래소가 수행하는 커스터디 기능을 별도 회사로 강제 분리하는 방안에는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김 과장은 “거래소 내부의 커스터디 기능을 강제로 분리하는 해외 사례는 찾기 어려운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일반 이용자의 거래 편의성과 거래소 안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이해상충 문제를 조화롭게 고려해 행위 규제를 보완하는 방향으로 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법인의 가상자산 투자를 뒷받침할 내부통제 기준도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과장은 “법인의 가상자산 거래를 허용할 때 가장 중점을 둔 부분 중 하나가 투자 법인의 내부통제 기준 마련”이라며 “법인이 국내 가상자산 거래시장에 진입하는 것이 처음인 만큼 내부 컴플라이언스 측면에서 모범 사례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에 맞춰 내부적으로 여러 논의를 진행했다”며 “향후 가이드라인을 만들 때 이날 제시된 의견도 참고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법인 명의 계좌 발급만으로는 기관투자자의 시장 참여를 끌어내기 어렵다며 커스터디와 내부통제, 외부감사 등 신뢰 인프라가 함께 갖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홍열 비댁스 대표는 “거래소의 자기 보고에만 의존할 경우 자산의 실재성을 교차 검증하기 어렵다”며“커스터디를 별도의 규제 산업으로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신희진 교보증권 이사도 “기관투자자 시대는 법인 명의 계좌를 허용하는 것과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라며 “투자 결정과 집행, 보관, 감사, 손실 귀속 등에 관한 기준이 마련돼야 기관이 실제 투자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김민희 기자 (minimi@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