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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세 LG 카라스코, 피어오르는 페타지니 향기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6.07.23 08:35
수정 2026.07.23 08:54

39세 베테랑 투수 카라스코 영입, 경험에 큰 기대

1년 반 활약했던 페타지니, LG 역대 최고의 외인

페타지니는 오스틴 이전 LG 역대 최고의 외국인 타자였다. ⓒ 연합뉴스

프로야구 LG 트윈스가 결국 승부수를 던졌다. 최근 6연패에 빠지며 선두 경쟁에서 주춤하자 메이저리그(MLB) 통산 112승을 거둔 카를로스 카라스코(39)를 영입하며 후반기 반격의 발판을 놓았다.


카라스코는 이름값만 놓고 보면 KBO리그를 밟았던 외국인 선수 가운데서도 손에 꼽힌다. 일단 빅리그에서만 17시즌을 버틴 투수다. 선발로만 286경기에 나서 1704이닝을 소화했고, 통산 112승과 평균자책점 4.24를 기록했다. 2017년에는 클리블랜드 인디언스(현 가디언스)의 에이스로 18승을 올리며 아메리칸리그 다승 공동 1위에 오르기도 했다.


LG의 선택을 마냥 장밋빛으로만 볼 수는 없다. 그도 그럴 것이 나이가 불혹을 앞둔 39세이기 때문이다.


카라스코는 2015년부터 2018년까지 메이저리그 정상급 선발로 군림했다. 2015년 14승, 2017년 18승, 2018년 17승을 거뒀고, 최고 구속 150km 중반의 직구와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를 자유롭게 구사했다. 무엇보다 탈삼진 능력이 뛰어났다. 2017년 226개, 2018년에는 231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하지만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했고, 카라스코도 세월의 흐름을 이겨내지 못했다. 2022년 15승을 끝으로 하락세와 마주한 그는 올해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서 불펜으로만 8경기에 나와 평균자책점 5.94를 기록했고, 트리플A에서는 2.55의 평균자책점으로 경쟁력을 보여줬지만 빅리그 로스터를 지키지는 못했다.


LG 역시 이를 모를 리 없다. 그럼에도 카라스코를 선택한 것은 당장 뛸 수 있는 검증된 선발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빅리그서 풍부한 경험 쌓은 카라스코. ⓒ AP=뉴시스

무엇보다 LG는 과거 전성기가 지난 선수를 데려와 대박을 친 사례가 있다. 바로 오스틴 이전, 최고의 외국인 타자로 불렸던 로베르토 페타지니다.


메이저리그와 일본프로야구를 모두 경험한 페타지니가 2008년 LG에 입단할 당시 나이는 37세. 교체 외국인 선수로 KBO리그에 발을 디딘 페타지니는 입단 첫 해 68경기에 나와 타율 0.347 7홈런 35타점을 기록하며 재계약 도장을 찍었다.


그리고 풀타임을 치른 2009년, 타율 0.332 26홈런 100타점을 찍으며 리그 최고의 외국인 타자 중 한 명으로 자리 잡았다. 무엇보다 압도적인 출루 능력은 상대 투수들에게 공포 그 자체였다. 페타지니는 노련한 타석 운영으로 경기 흐름을 바꾸는 장면을 수없이 만들어내며 LG팬들 기억 속에 자리 잡았다.


카라스코가 가진 다양한 구질과 경기 운영 능력, 타자를 읽는 경험은 나이가 들어도 쉽게 사라지지 않는 자산이다. LG 구단도 커리어만큼 빛나는 '노련함'에 더 높은 점수를 줬을 가능성이 크다.


지금의 LG는 시간이 많지 않았다. 때문에 외국인 선발진에 균열이 생긴 상황에서 검증되지 않은 젊은 투수보다 메이저리그에서 수백 경기를 던진 베테랑에게 기대를 거는 편이 더 현실적이라고 판단했다.


KBO리그는 과거에도 수많은 베테랑들이 풍부한 경험과 경기 운영 능력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삼성에서 뛰었던 훌리오 프랑코는 건재함을 과시한 뒤 메이저리그로 돌아갔고, 페타지니 역시 LG 중심타선을 책임졌다.


LG의 카라스코 선택은 후반기 우승 레이스의 향방을 좌우할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빅리그 112승을 쌓은 베테랑이 KBO리그에서 마지막 불꽃을 태우며 페타지니의 재림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을지, 야구팬들의 시선이 잠실로 향하고 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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